[rubymaker] K-방역 환상에서 이제 그만 깨어나라.

in #covid-19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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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경 전세계가 COVID-19의 확산으로 패닉상태에 빠졌을 때 우리나라는 K-방역으로 알려진 효율적인 방역 대응으로 인해 타국의 부러움을 산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K-방역이 세계의 표준 방역이 되었음을 선전하였는데 지난 4월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데는 K-방역의 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는 K-방역의 세 가지 요소를 크게 3T로 요약했는데, 각각 'Test, Trace, Treat'이다. 집단 감염이 아무리 빨리 확산해 봤자 그 속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속도보다 빠르게 조치를 취하여 감염병 확산을 막는 것에 목적을 둔다.
. Test: 검사역량의 확충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은 역전사-정량화 중합효소연쇄반응(RT-qPCR) 검사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하루에 1만 5천~2만 명을 검사할 수 있다. 밑의 방역용품의 원활한 공급과 연계된다. 사랑제일교회로 인해 재유행이 온 최근엔 검사에 총력을 다하여 2만명~2만 5천명을 검사할 수 있게 되었다.
. Trace: 확진자의 신속한 동선 추적을 의미한다. 동선추적에 사용되는 데이터는 휴대폰 GPS 기록, 기지국 접속 기록, 신용/체크카드 사용 기록, 현금영수증 기록, 교통카드 사용 기록, 병원 진찰 기록(의무기록지), 처방전 기록,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항공권, 도시철도, 열차표, 시외버스티켓, 택시 이용 기록, QR코드 기반 전자출입명부, 전국 도처에 깔린 CCTV 기록 등이 있다. 현재 이를 (반)자동화하여 EISS[8]를 운영하고 있다. 밑의 IT 및 통신 인프라와도 연관이 있다.
. Treat: 확진자의 신속한 격리 치료를 의미한다.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중등도이상의 환자는 음압 격리치료병상에서 치료하는 이원화 방식을 채택했다.
[나무위키]

K-방역이란 한마디로 말해서 봉쇄하지 않고 감염병의 전파를 막는 것이다. 적어도 도시 단위로 봉쇄하지 않고 감염병을 성공적으로 차단한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봉쇄없이 감염병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선 가능한한 초기에 많은 검사(Test)를 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Trace)하여 감염된 환자들을 신속하게 격리 치료(Treat)해야한다. K-방역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3T 프로세스를 통해 봉쇄없이 확진자수의 증가를 막았기 때문이다.

전염병 차단의 기본 프로세스는 봉쇄 --> 완화 --> 적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은 이미 완화단계로 진전이 된 것이며 이는 봉쇄를 하기엔 이미 감염병이 퍼져있어서 국지적 봉쇄가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K-방역이 효과적이었던 것은 Test를 통해 확진자를 모두 찾아내고 이 확진자들의 동선을 Tracking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깜깜이 감염자, 즉 감염이 어디서 되었는지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무려 25%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그동안 검사건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초기에 검사를 했다면 동선을 추적할 수 있었던 확진자들이 1~2주나 뒤에 검사를 받은 탓에 동선 추적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수가 6천6백만명인 영국이 1천6백만건을 검사한 데 비해 5천1백만명인 우리나라의 검사건수는 190만건밖에 되지 않는다. 초기에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많은 검사를 하고 확진자들을 추적했던 K-방역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검사건수가 유의미한 숫자로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질병관리본부나 정부나 이젠 더이상 K-방역 모델로는 감염병의 전파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것이 최고여...하는 식으로 홍보까지 해온 마당에 이제와서 K-방역을 포기한다고 하기가 힘든 탓일까?

감염병이 확산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의료시스템이 붕괴하는 것이다. 경중에 관계없이 모든 확진자를 병의원에 격리 치료하려고 하면 정작 다른 질환자는 치료할 수 없게 된다. 우리나라엔 코로나 환자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지금이라도 K-방역을 수정해서 경증환자는 자택에서 자가격리하도록 하고 병의원은 중증환자 위주로 치료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거봐...K-방역은 무슨... 남들이 뭐라하든 신경쓸 바 아니다. 체면 생각하지 말고 더이상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가기 전에 현명한 판단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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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8월 31일 기준 감염자가 334,821명 이고 사망자가 41,499명 사망률 12.4% 이니, 우리나라와 단순히 인구수가 비슷하다는 기준하나로 비교할 대상은 아닌 듯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4만명 이상 죽었으면 검사수가 영국보다 더 많았을 겁니다. 초기 대구의 폭발적인 증가외에는 다들 증상이 없으니 검사를 안 받았던 거죠. 다시 늘어날 조짐이 보이니 검사수는 다시 늘고 있고요. 피해다니시는 분들만 빨리 검사 받고 자가격리하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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