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푸른 밤
안녕하세요? 롱다리(@tailcock)입니다.
한 낮 온도가 30도 넘는 것이 이젠 이슈가 되지 못하는 여름에 한 가운데로 들어선 것 같습니다. 뜨거운 여름 잘 지내고 있으신가요? 열대야로 잠도 잘 못자고 땀도 많이 나니 괜히 짜증이 나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네요.
그래도 곧 있을 여름휴가를 기다리며 희망을 가져 봅니다.
여름하면 생각나는 음악이 없나요? 저는 음악 속의 파도소리가 너무 아름다운 ‘제주도의 푸른 밤’이라는 곡이 제일 생각납니다. 일단 배경으로 깔고 갈까요?
이 곡은 학창시절 시커먼 남학생들만으로 간 첫 제주 배낭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나는 곡입니다.
에피소드 한 번 올려볼까요?
때는 무더위가 최고조로 달하던 8월 한여름 7명의 부산촌놈들이 첫 해외(?)여행의 꿈을 않고 무려 12시간이나 걸려 제주도에 갔었습니다.
처음 도착한 제주도 선착장을 내리는 순간부터 우리는 대한민국의 제주도가 아닌 동남아의 제주도라 착각하며 제주도의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그리고 구멍 송송 뚫린 돌과 바위들을 보며 제주도의 푸른밤을 맘껏 즐겼습니다.
비록 호텔은 아닐지라도 그보다 못한 모텔도 아닐지라도 아니 여인숙이 아닐지라도 우리들만의 공간인 텐트가 있어 잠잘 곳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고등어, 정어리 통조림만 있어도 세 끼 식사는 거뜬히 해치울 막강한 소화력과 미각을 가졌으며 멸치 한 봉지면 소주 한 병씩은 거뜬히 해치울 주도를 갖춘 공식 대한민국 대표 청춘이었던 그 시절이었죠.
우린 선착장을 나와 용머리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너나 할 것 없이 배낭을 집어던지고 바닷속으로 첨벙~~
모두가 하나가 되어 용머리를 배경으로 순식간에 해수욕장 하나를 만들어 버렸네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여긴 수영금지 구역이죠.)..
그러나 여기서 입수 안하는 녀석은 배신자입니다.~~~
첫날은 너무나 낯선 이국풍경의 제주도를 맘껏 느끼며 목석원, 삼굼부리 분화구, 민속촌 등을 구경하며 나름 관광객 모드로 조용히 잘 보냈습니다.
둘째날에는 한라산 정상 등정이라 아침부터 일찍 서둘러 등정을 시작하는데 모두들 배낭에는 일주일치 식량과 텐트 등 완전군장을 갖추고 올라가는데 대한민국대표 청춘들도 지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정말 꿋꿋하게 정상까지 정신력 하나로 버티면 백록담 정상까지 올라갔지요. 어여쁜 아가씨도 씩씩하게 잘 올라가고 강아지도 잘만 뛰어가고 초등학생도 씩씩하게 너무 잘 올라가더라구요. 비록 배낭의 무게가 다리를 후덜거리게 했지만 우리는 청춘이니 이 악물고 올라갔습니다. 정상 10m를 남기고 종아리에 쥐가 날 정도입니다. 등에 진 배낭은 정말 집어 던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낭이 없습니다. 다들 가벼운 배낭과 스틱만 가지고 등산하더라구요. 나중에 알고 보니 중간에 산장에 모두 배낭을 남겨두고 왔더군요. 흑흑흑.....
다들 무겁지 않냐고 한 마디씩 던지는데 싸나이 자존심에 아무렇지 않다고 입으로 말을 하지만 속으로는 “이건 미친 짓이야”를 외치고 있네요. 그래도 우리는 젊음을 최대한 발휘하여 무사히 등정을 마쳤고 서귀포 중문해수욕장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제주도의 푸른밤을 맞이하였습니다.
비록 힘든 산행이었지만 아름다운 경치와 젊음을 발휘한 우리의 정신력과 체력을 서로 감탄하며 맥주와 소주를 나눠 마시며 이 밤의 끝을 잡으려고 했지요. 하지만 술 한 두잔 들어가니 다들 눈이 하나씩 감기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는 비교적 이른(?) 시간인 12시에 취침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놈의 모기들이 동료들의 처절한 죽음을 보고도 백병전을 불사하며 달려드네요. 어쩔 수 없이 텐트 구석에 모기향을 피우고 우리는 잠이 들었습니다. 정말 꿀잠을 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잠시 꿀잠을 자긴 했지만 술로 인한 열과 맥주를 과다하게 마신 관계로 비뇨기의 저항으로 인해 정말 일어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텐트 밖으로 나와서 영역표시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텐트에서 빨간 불빛이 현란하게 움직이네요. 이 놈들 잠도 안자고 뭐하냐하고 가 봤더니. 헐~~~~ 이건 난리도 이만 저만한 난리가 아닙니다.
텐트 한쪽 구석에서 빨간 불이 막 타오르고 있네요. 조만간 텐트 전체를 덥칠 모양인데 친구녀석들은 다들 꿈나라에 가 있지 뭡니까?
야! 야야!!! 불~~~불!! 하며 소리를 지르고 그 귀한 생수를 모두 부어 화재진압을 끝냈습니다.
그야말로 초인간적인 스피드로 화재를 진압하고 친구들을 보니 다들 어리둥절한 모습입니다.
겨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한 녀석이 말하네요.
“야 물 좀 줘”
녀석 놀라긴 많이 놀랐나 봅니다.
하고 생각했는데 물 한 모금 마시고는 곧바로 들어 누워 꿈나라로 가 버리네요. 다른 녀석들도 따라서.....
헐~~ 저 지금 뭐한거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녀석들 난리가 났네요.
텐트에 구멍이 나서 모기에 다 물렸다고...
밀짚모자가 다 타서 쓸 모자가 없다고...
아우!!! 이것들이 죽을 뻔 한 것 살려준 줄도 모르고....
철없던 우리는 그날 어젯밤의 사건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아침부터 중문해수욕장에서 윗옷을 훌라당 벗고 물속으로 발라당 자빠져서 허우적 허우적 거리며 제주도의 파도와 힘겨루기를 하며 보냈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우리의 청춘은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를 남기고 지나가 버렸고 이젠 배나온 아저씨가 되어 버렸네요. 그 친구들 참 그립습니다.
청춘아 돌려다오~~~~
(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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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ㅎㅎ 롱형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이 사건은 딱 간지 나이때에 일어난 일이네...
부럽다. 청춘!~~
와. 진짜 큰일날뻔 했네요. 요즘 캠핑장이 많아서 사고도 계속 있어요. 방염텐트라고 해서 불이 번지지 않는 텐트도 있고요. 비싸서 그렇지만요.
다행히도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추억이겠네요.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네요. 제가 일어나지 못했다면 정말 아찔했죠.
큰일날뽄 하셨내요 ㅎㅎ 다 타버릴뻔 했는데 그걸 막아내셨군여 ㅎㅎㅎ 한라산 저렇게 다시 ㄱ라하면 못거겠죠?ㅋㅋㅋ
이젠 한라산 가는 것 자체를 거부합니다.
혹시 헬기라도 있으면 모를까...
ㅋㅋㅋㅋㅋ한라산 그냥 차티고 가세요 ㅎㅎㅎ
정말 위험 천만한 경험을 하셨군요~
그래도 첫 제주여행의 추억은 많이 쌓으셨겠어여~~
정말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데 그땐 정말 철없이 놀았네요.
테일님의 청춘은 그야말로 눈부심인 것 같아요-
글을 읽는 내내 반짝거리는 기분이 들어요^-^
한라산은 진짜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젊으니까 해내는 군요!!!
우리들의 청춘은 눈부시지 않았나요?
그땐 뭐든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네요.ㅎㅎㅎ
박진감있게 보았습니다.
낭만 포스팅으로 제격인데^^
낭만 포스팅이 마감 되었네요. 이상하게 이벤트 시기를 맞추지 못하는군요. 앞에 글도 미리 써 버리고...
칭찬 감사합니다.
큰일 날뻔 했네요.친구들에게 새생명을 주셨네요....^^
그 녀석들 벌써 그 사건 잊은 지 오래네요...
생명의 은인도 몰라보고..ㅠ.ㅠ
생명을 여럿 구하셨군요 ㅋㅋ
저 혼자 난리친 듯... 녀석들 물 달라고할 때 그 표정은 자는데 별 것도 아닌데 깨웠다고 원망하는 것 같았어요.흐흐
넵, 상황 이해했슴돠 ㅋㅋ
근데요, 바이트볼인가 어제부터 에어드롭 받아가라는 글 많이 떠 있잖아요. 혹시 받으셨어요? 에어드롭이 뭔지 알고 싶어서 여러번 시도를 했는데, 잘 안되요 ㅜㅜ
이번 뿐 아니고, 에어드롭 받아가라는 글 많잖아요? 그런거 받을 능력이 안되면 가상화폐는 손대면 안되는 걸까요?
저도 지금 채팅창에 봇이 안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가 싶나요. 가끔 무료에어드랍 준다고 해서 가보면 아닌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헐..
리얼한..
청춘들의 객기였군요 ㅎㅎㅎ
모두가 추억이고 즐거움이죠...
즐거운 일들 많이 했네요 ㅎㅎㅎㅎㅎ
한참 그때는 청춘을 불살랐네요.ㅎㅎ
재밌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