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시간은 독이다
어느 때부터인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투자 관련한 글보다는 내 생각이 묻어있는 글을 쓰는 것이 편해졌다. 왠지 투자와 관련해 글을 쓰는 것은 리포트를 쓰는 것과 같고, 숫자 하나에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더더욱 손이 잘 안 갔었나보다.
사실 마음속의 이야기를 꺼내놓기가 쉽지는 않다.
특히 나만의 공간이 아닌 많은 큐레이터분들이 활동하고 계시는 스팀잇 생태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스팀잇의 궁극적인 가치는 보팅을 기반으로 하기에 어쩌면 성격에 잘 안 맞는 것을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글을 남기는 공간은 여기가 지금으로서는 유일하고, 가끔 마음이 답답한 경우가 많다 보니 오늘도 그 답답함을 조금은 풀어보기 위하여 키보드를 두드리려 한다.
지금은 그 감정이 잘 기억나진 않지만, 나름 연애문제로 가슴앓이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내 상황이 잘 용납되지 않던 나머지 가슴속으로 여러 번 되뇌었던 말이 있는데 바로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다” 였다.
맞다.
시간은 약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시간이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을 잘 곱씹어 보면 우리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란 치명적인 단점이자 장점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잘 잊어버리는 것은 정신 건강상 좋다.
고민을 머리 터지도록 해도 고민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매우 많고, 기우가 자신의 삶을 삼켜버리게 방치하는 경우도 주위에서 많이 봤다. 이렇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삶을 사는 것 보다 오히려 잊는 것이 맘도 편하고 문제에 대한 왜곡도 생기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많은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현실성 있는 삶과도 이어지기 위해서 잘 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시간이 독인 경우도 생각보다 많다.
쉬운 예를 들면, 이전에 반복했던 실수를 우리는 종종 반복하며 자책하곤 하는데, 이것이 바로 시간이 독인 경우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는 관성에 취한다.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지금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이룩하기 위해 관성을 벗겨내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게 말이 쉽지 수십 년을 관성과 함께 휩쓸려온 사람이 벗어던지기가 쉽지 않다.
그럼 시간이 약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의 생각을 글로 남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큰 실수를 했을 때는 생각하기조차 힘들겠지만 남겨야 한다. 그래야 그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 않는다.
나는 최근에 감정적인 결정을 내려 여러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다. 감정에 사로잡혀 행동할 때는 모든 것이 당연했지만, 그 마취에서 깨어날 때면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 이는 몇 번이나 경험했음에도 바꾸기 쉽지 않았다. 아니다. 어쩌면 바꾸기 쉽지 않았다는 것도 핑계일 것이다. 모든 상황이 끝난 후 여러 고민과 속상함에 빠져 지냈지만, 며칠이 지나면 그뿐이었다. 나는 다시 현실로 복귀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간다. 아마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 것을 알기에 이렇게 글로 남기며 내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은 말과 생각은 허울이다.
내 삶이, 그리고 내가 가상의 인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랜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만큼
반갑네요....
좋은 싫든 시간은 흘러가는 가운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해주고 있죠..
그래서 누군가는 그렇게
망각의 동물이 남긴 행보들을 기록한 역사책을
보라고 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보고 가요
시간은 약이자 독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글이네요.
잊고 싶은 것, 기억하고 싶은 것 모두 글로 남겨놔야합니다.
그래야 내가 변화하고 있는데 정체되어 있는지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공감하고 갑니다.
시간은 냉정하기도 하죠~
절대 기다려주는건 없다는^^
시간은 약이다에 대한 반전이네요.
저는 시간은 흐름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인생은 항상 시간과의 싸움인듯합니다....~
공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