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격렬한 행복의 '나라'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last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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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짧은 행복이었어 힝 ㅠㅠ'

란이의 카톡을 보고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애써 참았던 눈물이었다. 란이를 그동안 못본 건 아니었다. 2월에도 우린 모녀 여행을 함께 했고 작년 9월에도 일본에서 봤으며 작년 여름에는 한국에서 란과 춘자와 셋이 함께 놀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셋이 하루종일 붙어서 종알종알 거리며 시끄럽게 웃는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2015년 라다크 여행에서 우리는 몇번이나 말했다. 셋이 함께 해서 행복하다고. 편허김, 셋이 있어야 완전체다. 내가 운다는 춘자의 말에 란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거짓말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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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벅차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격렬한 행복이었다. 공항 가는 철도가 움직이며 란과 멀어지는 만큼 그 눈부신 찰나의 시간과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다시 이렇게 또 아이들처럼 웃을 날이 언제올까 싶었다. 같이 있는 내내 너무 웃어서 턱이 뻐근하고 목이 쉬었다. 비상식적인 사람이란 말을 들어도 그저 웃기기만 했고, 우연히 터져 나오는 이경영 말투나, 쓰레기 핸드폰의 퍼포먼스, 모든 순간이 아름다웠고 모든 순간이 웃겨 미칠 것 같았다. 늘 별거 없는 보통의 하루를 보내며 말도 웃음도 없이 하루를 마치는 우리들에게 이 나흘은 일년보다 더 많은 웃음을 낳았다. 나는 우리 수명이 늘었을 것만 같다고 재차 얘기했다. 우리를 위해 앉으나 서나 나라 자랑을 하며 이리저리 이끈 란에게, 내 웃음보따리 춘자에게, 사슴과 벚꽃, 미친 야경과 사케를 선사한 나라에게.. 무한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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