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수는 눈들과 교신한다steemCreated with Sketch.

in AVLE 일상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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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강원랜드 하늘길
도롱이연못 가는 길
건설 일용직(일명 노가다)신호수는
흩날리는 눈발에 그리움이 발동해
그대1에게 전화를 건다
첫발령을 받아 함께 했던
친구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대2에게 전화를 건다

벨은 울리지만 수신되지 않는다
아픈 걸까, 제발 아프지 말길
죽은 걸까, 제발 살아있기만을

도롱이연못까지 전기공사를 하는
백두대간 첩첩산중 공사장
눈길 올라오는 차는 없었다
눈 길 내려가는 차도 한 대 없었다
눈발이 점점 거세진다
눈길을 가던 중년부부가
총총 걸음으로 다가와 화장실을 묻는다

강윈도 산골 태생인 신호수는
바위 뒤나 나무 뒤에 가면
거기가 화장실이라 했다
아무도 없는 산
급할 때는 뒤돌아서면
거기가 바로 화장실이라 했다

우린 서울 사람이라
그런데서 못 봐요
얼른 호텔 가서 봐요
부부는 발길을 재촉한다

다시 눈발이 흩날린다
방금 만난 서울 그대들이
무사히 도착해 볼 일을 보기를
편안한 여행이기를
나뭇가지 스치는 눈들과 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