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안에 버티는 헤즈볼라·이스라엘…오만도 말 안 듣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상하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레바논 암초에 흔들리고 있다. 전쟁 종식 양해각서(MOU) 체결의 핵심 조건으로 내세웠던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이 사실상 무산되면서다. 오만은 트럼프 대통령 경고에도 이란과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관련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헤즈볼라 무장대원들을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도록 한 (휴전) 합의안은 항복과 패배, 그리고 적의 목표 달성을 의미하는 파렴치한 짓”이라며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점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저항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그 누구와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레바논 마을이 폭격받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이스라엘 북부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미 국무부는 워싱턴DC에서 미국의 중재 하에 열린 회담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남쪽 지역에서 모든 헤즈볼라 대원이 철수하고 해당 지역에 레바논 정부가 통제하는 구역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레바논 정부군이 헤즈볼라군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헤즈볼라의 동의 없이 휴전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스라엘도 “레바논 철수 없다”
더구나 휴전안에는 레바논 남부 지역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담기지 않았다. 헤즈볼라와 이란은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휴전의 전제 조건이란 입장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외담당 특수부대인 쿠드스군의 에스마일 가니 사령관은 이날 “레바논 저항전선(헤즈볼라)의 최소 요구 조건은 찬탈자 정권(이스라엘)이 ‘40일 전쟁’이 시작되기 전 지점으로 후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0일 전쟁은 지난 2월 28일부터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뜻한다. 이란은 최근 레바논의 평화 없이는 미국과 종전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런 요구를 일축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군은 남부 레바논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며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이곳에 주둔하며 ‘완충지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이날도 전투를 이어갔다. 레바논 보건부는 “소흐모르, 마사켄, 아랍 알잘릴 등 (레바논)남부 마을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8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날 레바논 남부 칸타라, 보포르 요새 등의 이스라엘군을 드론·로켓으로 공격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 장교 1명이 숨졌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전했다.
“날리겠다” 경고에도…오만, 이란과 호르무즈 논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협상에서 주요 조건으로 내세우는 호르무즈해협 개방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란이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해협에서 통행료를 걷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반관영 메흐르 통신에 “이란과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오만과 공동으로 제공하는 항행 지원과 수색·구조·안전보장, 환경오염 정화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행료 명목은 아니지만, 각종 서비스 명목으로 요금을 받겠다는 것이다.
오만도 이란과 관계를 끊으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저항하며 호르무즈해협 관련 대화를 이란과 이어가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오만은 자신들이 이란과 접촉 중인 건 국제법을 준수하는 호르무즈해협 관리 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 측에 해명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에 어떤 통행 체계가 수립되든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와 협의한 후 시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오만 정부는 지난 4월만 해도 호르무즈해협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자는 이란 제안에 “국제법·해양법상 불가하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최근 입장을 바꿔 이란과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부과 체계를 논의 중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오만이 이란에 협조할 경우 “(공습으로) 날려 버리겠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같은 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오만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승호 기자 [email protected]
결국은 종전이후의 이득을 위해 제각각 움직이고 있을 뿐입니다.
트럼프가 이들을 통제할 것이라는 기대는 해서는 안됩니다.
뭔가 더 큰 것을 안겨주고, 앞에서는 말잘듣는 그런 모양새로 끝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