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대한 고민 : 종교의 미래
[종교의 미래]라는 제목을 보면 특정 종교에 대한 분석보다는 종교에 대한 일반론을 다룰 것 같습니다. 하지만 표지에 설명을 보면 딱 집어 그리스도교를 다룹니다. 이런 책은 보통 기독교 전문 출판사에서 출간하기 마련인데 책의 내용은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표지에서 만나는 이 기묘한 조합만으로 호기심을 끌기 충분합니다.
Chapter 1 성령의 시대 : 세속적인 것 속에 있는 성스러운 것?
Chapter 2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꺼져버린 촛불 : 경외, 경이, 신앙
Chapter 3 배들은 이미 출항했다 : 신비로부터 신앙으로 가는 항해
Chapter 4 달리기 명수 두견새와 〈도마복음서〉 : 정말로 그렇지 않았을 때에 무엇이 일어나는가?
Chapter 5 길을 가는 사람들 : 신앙에서 믿음으로 퇴화
Chapter 6 “주교는 너의 고위 사제이며 막강한 왕이시다” : 성직 계급제도의 발흥
Chapter 7 콘스탄티누스의 최후의 만찬 : 이단의 발명
Chapter 8 장관님과는 오찬을 못해요 : 교황제도를 이해하기
Chapter 9 귀신이 출몰하는 집에서 살기 : 종교간 대화를 넘어서
Chapter 10 그들을 구명정에 태워라 : 근본주의의 파토스
Chapter 11 록키, 매기, 배리와 만나기 : 성서를 믿는 사람들은 어느 성서를 믿는가?
Chapter 12 상테지디오와 성 파락세디스 : 과거가 현재를 만나는 곳
Chapter 13 섭리의 제단에 바친 피 : 해방신학과 신앙의 재탄생
Chapter 14 사탄이 최후로 토해낸 것과 끊임없이 명단을 제작하는 사람들 : 오순절운동자들과 성령의 시대
Chapter 15 신앙의 미래
책은 Belief와 Faith의 차이부터 다룹니다. 그리고 우리말로 구분하기 모호한 이 믿음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초기 그리스도교가 추구하던 믿음을 살핍니다. 그리고 이 종교가 권력이 이끄는 역사에서 어떻게 근본주의를 추구하게 되었는지 비판합니다. 이쯤되면 이 책이 왜 종교 서적을 다루는 출판사에서 출간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저자는 종교 특히 그리스도교의 미래를 해방신학에서 찾습니다. 당시 사회를 반영한 율법을 지금의 사회를 바라보는데 근본주의적인 접근은 위험하다고 지적하지요. 그래서 아래에서 위로의 종교 계혁을 주장하는 해방신학이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상을 더 많이 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리고 그 예로 한국 교회의 성장을 주목합니다. 누가 뭐라해도 한국교회의 성장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드니까요. 그리고 그 기본에 해방신학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습니다.
어린 시절 주일학교에서 해방신학의 위험성을 설명하던 목사님의 이야기와 거대 기업화된 한국 기독교의 부작용을 만나는 지금 작가의 결론이 어딘지 탐탁치 못하지만 초기 그리스도교의 철학을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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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변화를 세상 재미있게 읽는 방법: 4차 혁명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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