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 최은영
그곳엔 겪어 보지 못한 감정이 있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삶의 일부분이 떼어진 경험도 없었고, 깊은 우울의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힘겨워 했던 경험도 없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주인공들에게 위로받고, 이해 받았다. 그리고 나 자신도 모르는 우울함과 슬픔이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를 너무 늦게 알게 되었다. 혹은 아주 오랫동안 나의 진짜 모습을 부정하고 있었다.
나는 꽤나 낯을 잘 가리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다. 마음이 편하고 좋은 사람과 같이 있을때 나는 잘 웃지 않는다. 말을 많이 하지도 않는다. 나는 낯을 가리지만 그리 싫은 순간을 헤쳐나가기 위해 아무 말에도 웃고 아무 말이나 뱉어댔던 것이다.
긍정적인줄 알았지만 그 뒤엔 스스로에게 지나친 기준을 부여하고, 질책하고, 무던히 애쓰며 쉼없이 달렸던 20대의 내가 있었다.
소설을 읽는 다는 것은 겪어 보지 못한 감정을, 절대 그만큼 겪어 낼 수는 없겠지만, 아주 조금 알수있게 되는 다른 방식이다. 보통의 나는 아빠나 엄마 할머니 동생 친구들이 겪었던 감정을 내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어떨때는 이해하고 보통은 납득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설을 읽게 되면 일차원에서만 이뤄졌던 행위에 아주 조금 다른 층위가 생겨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문학이 비로소 나에게 공감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이 책은 공감이 무엇인지를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고 단숨에 깨닫게 한다.
잘못하는 것을 공개하는게 부끄러워 속으로만 읽던 책에 대한 생각을 공개적으로 써보는 것도, 책을 쓰는 것도 스스로에게는 너무나 큰 용기임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나를 다독여주고 싶다. 조금 더 솔직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기를.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