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당][맥주 스타일] 미국식 부가물 라거(American Adjunct Lager)

in #busy7 years ago

맥주 스타일 가운데 가장 먼저 다룰 것은 미국식 부가물 라거(American Adjunct Lager)입니다. 역사로 보면 복(bock) 먼저 해야 하고, 핫한 아이템 순으로 하면 IPA 같은 것을 먼저 다루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맥주 스타일이라고 하면 미국식 부가물 라거(American Adjunct Lager)이기 때문에 이 스타일을 우선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식 부가물 라거(American Adjunct Lager)

미국식 부가물 라거(American Adjunct Lager)가 우리에게 친숙하다고요? 그렇다면 이 맥주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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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 코로나, 밀러, 칭다오, 버드 아이스, 타이거 비어, 에스트렐라 담, 창 비어, 산 미구엘, 슈퍼 복, 카스 프레쉬, 오비 라거, 포엑스, 빅토리아 비터, 하이트 프라임...

익숙한 브랜드가 참 많습니다. 이 맥주 모두 미국식 부가물 라거입니다. 왜 이 맥주들은 미국식 부가물 맥주인지, 왜 이런 어려운 이름이 붙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식 부가물 라거(American Adjunct Lager)의 태동

이전 포스팅을 통해 필스너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것은 기억하실 겁니다.

필스너(Pilsner)의 탄생

필스너가 유럽을 휩쓸 1800년대 후반은 또한 미국 이민의 시대입니다. 각국에서 미국으로의 이민자가 몰리게 됩니다. 그때 독일에서도 많은 수의 이민자가 미국으로 건너갔는데요. 그 가운데 아돌푸스 부시 같은 맥주 양조자도 있었습니다.

버드와이저의 아버지, 아돌푸스 부시(Adolphus Busch)

신대륙인 미국에서도 맥주를 만드려고 노력했던 독일 이민자 집단은 미국의 풍토가 유럽과는 달라 맥주 생산에 애를 먹게 됩니다. 특히나 미국에서 나는 보리의 품종이 유럽과 달랐습니다.

유럽의 보리는 두 줄 보리이지만, 미국의 보리는 여섯 줄 보리입니다.

맥주의 구성요소 / 보리

여섯 줄 보리는 전분이 부족해 맥주를 양조하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일 이민자들은 기가 막힌 해결책을 발견합니다. 바로 보리 대신 옥수수 전분을 부가물로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어찌 되었건 옥수수 전분도 전분이므로, 효모에 의해 발효되고 이는 곧 알코올로 바뀝니다.

여섯 줄 보리를 이용하는 것, 그리고 그 전분의 부족함을 옥수수 전분으로 만회하는 것. 이것이 미국식 부가물 라거의 특징입니다. 미국식 부가물 라거의 장단점을 세부적으로 알아볼까요?

미국식 부가물 라거의 장점

1. 값이 싸다.
가장 큰 장점입니다. 옥수수를 대량 생산하는 미국에서는 옥수수 가격이 무척이나 저렴합니다. 수입할 수밖에 없는 두 줄 보리 대신 자국 내에서 생산 가능한 여섯 줄 보리를 사용하고, 옥수수 전분까지 사용하면 단가는 많이 낮아집니다. 경제성이라는 것은 상품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2. 도수가 낮다.
투입하는 옥수수 전분의 양에 따라 도수를 높일 수도 있겠지만, 미국식 부가물 라거는 저도수를 무기로 가져갑니다. 미국식 부가물 라거의 일반적인 도수는 5.00%입니다. 5도라는 도수는 상당히 치밀하게 계산된 도수입니다. 너무 독한 맥주는 사실 대중화가 힘듭니다. 독한 맥주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요. 독하지도 않고 밍밍하지도 않은 5도를 유지하는 것은 옥수수 전분을 얼마큼 투입하느냐로 유지가 가능합니다.

3. 청량감이 좋다.
대부분의 라거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탄산화 과정을 통해 탄산을 늘려 청량함을 좋게 만듭니다. 기름진 음식에 청량한 음료는 환상의 궁합입니다.

4. 특징이 없다???
특징이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별히 쓰지도, 특별히 달지도, 특별히 튀는 구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음식과 궁합이 맞습니다. IPA 같이 쓴 맥주는 매운 음식과 상극입니다. 쓴 맛이 매운맛을 더욱 맵게 만듭니다. 개성 강한 맥주는 그에 맞는 음식 궁합을 찾기 어려운데 반해, 특징이 없다는 것은 음식 궁합에 있어 큰 장점입니다.

미국식 부가물 라거의 단점

1. 특징이 없다.
반대로 특징이 없는 것은 큰 단점이지요. 쉽게 질립니다. 독특함을 추구하는 마니아에게 미국식 부가물 라거는 천대받기 일쑤입니다.

2. 향이나 풍미가 약하다.
특징이 없다의 연장선 상에 있는 단점입니다. 맥주의 풍미는 대부분 보리와 홉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미국식 부가물 라거에는 보리도 적고, 홉도 적습니다. 쓰지도 않고, 달지도 않고, 꽃 향기 같은 풍미도 기대하기 힘듭니다.

추천하는 미국식 부가물 라거

이 코너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맥주 몇 개를 꼽아 알려 드리는 코너입니다. 워낙 미국식 부가물 라거가 많고, 널리 알려져 있어 오히려 선정이 어렵군요. 각자 좋아하시는 맥주를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상징성으로 봤을 때는 버드 와이저를 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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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궁합(푸드 페어링)

치킨과 같은 기름진 음식에 적합합니다.

TPO - 어울리는 계절, 장소, 상황

  1. 목욕 후에 한 캔
  2. 농구, 축구 등 격한 운동 후 땀 흘린 뒤 한 캔
  3. 여름에 석양이 질 때 한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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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othy.kim 님이 제공해 주신 캘리그래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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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돌푸스 부시의 아들이 주인공이네요! 친숙한 이름이니 만큼 예시나 추천으로 자주 찍어주시네용ㅎㅎ

오 재밋어요
20대초반에 맥주창고같은데 가면 늘 버드와이저 마셨거든요.^^ 정말 안주랑 잘어울려 끌렸나봐용.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