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코인에 투자해야 하는가? 1 – 코인 시장의 흥망성쇠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2018년 초 3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는 대하락장의 가운데 우리는 서 있는 중입니다.

시장의 흐름에서 폭등과 폭락은 이전에 누적되어 왔던 변화의 원인들이 임계점에 달했을 때 터져 나오는 현상이며, 이와 같은 급작스러운 시세 변화는 이제까지 이어져 왔던 추세의 강한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곧 폭락과 폭등은 전체 시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으며,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저는 이번 대하락장을 거친 뒤 언젠간 다가올 회복장과 상승장에서는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흐름이 잡힐 것이라고 봅니다. 이는 큰 충격을 통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성향 변화에 기인하는 변동이 되겠지요. 그 변동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얻은 코인들은 흥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코인들은 쇠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대하락장은 코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되돌아 보게끔 해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특히나 2017년 연말에서 2018년 1월초 대세 상승장의 단맛만 기대하고 코인 시장에 합류했던 이른바 코린이분들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코인 투자 경험이 부족한 분들께서는 ‘우상향’이란 매일 상승세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승의 플러스와 하락의 마이너스를 합했을 때 플러스가 우세하면서 이어지는 긴 추세라는 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난 1월 “저 4일째 존버 중인데 왜 우상향 안 하나요?”라는 말을 어느 오픈톡방에서 봤을 때 머리가 띵 할 정도의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그런 분들도 이제는 코인 시장의 특성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셨을 테고, 이는 이후 투자 방식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시절 깊은 감명을 받았던 책이 있습니다.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 쇠망사(‘흥망사’로 번역하기도 합니다.)>라는 책입니다. 서양 고대 문명의 찬란한 중심이자 현재의 서구 문명을 이루는 기반이 되는 거대한 로마제국이 어떻게 성장하며 발전하고, 또 어떻게 쇠락해서 멸망하게 되었는지를 다루는 이 책은 아무리 위대한 것이라 해도 영원할 수는 없다는 단순하지만 큰 깨달음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불교의 삼법인 중 하나인 제행무상(諸行無常)은 그와 같은 도리를 포함하는 가르침입니다.

역사나 종교 얘기는 고리타분하다 못해 골이 따분할 수도 있으니 현대 시장 경제의 전형을 나타내는 기업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중고등학생이었던 90년대 초반에는 소니, 아이와, 파나소닉 등 일본 브랜드의 전자제품이 유행이었습니다. 좀 사는 집에 가면 거실에 어김없이 소니 TV가 놓여 있었고, 소니 워크맨은 다른 학생들이 모두 부러워할 갓템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삼성의 마이마이를 갖고 있는 친구들은 짝퉁(당시에는 ‘짜가’라고 했었습니다.) 워크맨이라는 놀림을 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어떻습니까? 전체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의 이익을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 단일 기업의 이익을 따라잡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화려하고 자존심 강했던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타도 삼성을 위해 합종연횡하기도 하는, 불과 2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반삼성을 위해 손에 손을 잡았지만 정작 삼성이라는 벽은 넘지 못하고 일부는 삼성에게 흡수당할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합니다. 일본 만화 <시마 사장> 내용에는 삼성에 대한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들의 패배감이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시마 사장.png

그와 같은 기업의 흥망을 아주 극명하게 반영하는 사례가 또 있습니다. 이 사례를 흔히 ‘말뫼의 눈물’이라고 부릅니다.

본래 조선해양 산업의 주류는 북유럽과 일본이었습니다. 하지만 차츰 대세는 한국으로 넘어오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 2003년 스웨덴의 해안 도시 말뫼에서는 스웨덴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스웨덴 최대 조선소인 코쿰스 조선소가 경영 악화로 인해 보유하고 있던 골리앗 크레인을 팔고자 했지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서 그 거대한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한국의 현대중공업에게 매도한 사건입니다. 크레인 해체 비용과 운반 비용을 모두 현대중공업이 부담하고 대신 단 1달러만 건네 준 이 사건은 스웨덴 전국에 크나큰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현중 골리앗.png

코쿰스 크레인이 해체되어 한국으로 떠나는 날, 수천 명의 말뫼 시민들이 모여서 눈물을 흘리며 크레인을 전송했습니다. 스웨덴 국영 방송은 장송곡을 틀며 그 과정을 생중계했고 “말뫼가 울었다.”라고 그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반대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는 크레인이 도착하는 날 수많은 직원이 모여 환호하며 대한민국이 세계 조선해양 산업의 선두 주자가 되었음을 자축했습니다. 그리고 코쿰스 크레인은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1호기(현대중공업은 이 크레인 설계 기술을 확보하여 동일한 2호기까지 제작합니다.)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자그마치 1600톤의 허용 중량을 가진 이 골리앗 크레인은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의 골리앗 크레인들이 800~900톤 규모임을 비교할 때 압도적인 크기로 우뚝 서서 대한민국 조선해양 산업의 상징으로서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좋은 날만 계속될 수는 없다고, 몇 년 전부터 찾아온 조선해양 산업의 위기로 인해 지난 2017년 비슷한 비극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수주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던 성동산업은 마산조선소에서 보유 중인 700톤 규모의 골리앗 크레인을 팔고자 했으나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루마니아의 툴체아 조선소가 해체 및 운송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헐값에 그 크레인을 인수했습니다. 이를 국내 언론들은 ‘말뫼의 눈물’에 빗대어 ‘마산의 눈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성동 골리앗.png

이처럼 지금 잘 나간다는 것이 곧 영속성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기업들이 약 10여 년 전부터 ‘지속가능경영’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오래 존속할 수 있는 기업의 생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와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코인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14 시총.png
위의 표는 2014년 11월 10일의 코인 시장 시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와 비교하자면, 비트코인이야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리플이나 라이트코인도 수위를 점하고 있지만, 도지코인이나 NXT는 위상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나머지 5개 코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지 혹은 이미 소멸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사실은 시장 참여자들의 주된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처럼 시총 10위 안에 들어가는 코인들도 불과 3년 조금 넘는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자신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와 같은 점을 상기한 채로 아래 2018년 3월 31일의 시총을 한번 보겠습니다.

2018 3월 시총.png

2014년에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던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캐시, 이오스, 에이다, 스텔라, 네오, 그리고 아이오타가 시총 10위권 내에 새로이 진입해 있습니다. 2014년부터 줄곧 10위권을 유지해 온 코인은 오직 비트코인과 리플, 그리고 라이트코인 밖에 없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무려 7개의 코인이 10위권 내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7개의 코인이 진입했다는 얘기입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코인 시장 3년이면 메이저 코인의 70%가 바뀝니다.

안전자산의 대명사 이더리움이나 드래곤 슬레이어를 꿈꾼다는 비캐, 떠오르는 신성이라는 이오스, 에이다 등 이른바 요즘 잘 나간다는 코인들은 최근 3년 이내에 나타나 급성장을 한 녀석들입니다. 이는 곧 그 코인들도 역사가 채 3년이 되지 않은, 뿌리가 그렇게 깊다고 할 수 없는 놈들이라는 얘기와도 같습니다.

2014년 시총 10위권 코인에 투자하셨던 분들은 나름 안정적인 메이저 코인이라는 기대치를 갖고 투자했을 것입니다. 그런 기대는 30% 정도만 적중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총 10위 이내의 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안정적인 투자 전략이라고들 얘기합니다만, 앞으로 몇 년의 시간이 흘렀을 때 그 선택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물론 코인 시장이 가파른 성장을 한 지금은 2014년과 다르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인 시장은 걸음마 단계이고, 아직 실용화를 완벽하게 이루어 낸 코인은 전무합니다. 그나마 리플이 실용화라고 할 수 있는 수준에 꽤 근접해 가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코인 시장은 지금도 변화무쌍한 추이를 보이며 끝없이 성장해가는 변덕쟁이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클수록 변화 가능성도 크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흔히들 장기 투자 대상 코인을 고른 다음에 “이 코인은 몇 년 뒤 반드시 보답할 거예요. 저는 3년에서 5년 보고 있습니다.” 하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 기대가 현실화되려면 먼저 그 코인의 성장 가능성에 앞서 그 코인이 3년에서 5년 동안 과연 생존할 수 있는 지의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코인 시장에서 코인이 쇠락하거나 소멸하게 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거래소에서의 상장 폐지로 인한 거래 불가, 스캠설 확정 등의 여론 형성, 큰 기대를 받았으나 차차 뚜껑 열어 보니 별 거 없다는 식의 점진적 신뢰 상실, 드물게는 개발자의 먹튀 등 다양한 예기치 못한 악재들이 존재합니다.

그 무수한 악재를 다 극복할 수 있거나 혹은 아예 그런 악재조차 발생하지 않을 탄탄한 코인을 고르는 일이란 사실 쉽고도 어렵습니다. 쉬운 이유는 현재 시점에서 그런 코인이 몇 가지인지는 나름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이유는 그런 코인들조차도 불과 몇 년의 생존조차 100%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코인 시장의 역동성 때문입니다. 아울러 “그런 코인들에게는 더 이상 폭발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숨어 있는 진주를 찾겠다” 하는 욕망이 다수 투자자들에게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점을 전제로 하고, 다음 글 “코인 시장의 살생부”에서는 가치 투자와 가격 투자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특정 코인의 발전 가능성과 존속성을 판별할 수 있을지, 어떻게 투자 대상 코인을 선택해야 할 지에 대해서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지극히 저만의 개인적 견해입니다만, 투자 코인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참고는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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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잘 읽고 갑니다!

너무 좋은 글 감사
인터냇 버블과 비슷하게 진향중입나다

역사는 반복을 그러나 같은 반복은 없는 것 겉습니다. 알것 같기도 하고 한없이 어렵기도 하고

저도 다음 글이 기대됩니다.
개인적인 견해라도 도움이 될 것 같네요.ㅎ

현시점에 코인투자중인 분들은 꼭 읽어야 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식견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많이 배우겠습니다. 특히 시총 10위권 내의 코인의 흥망성쇠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내용입니다.

어떤 코인들이 지속성장이 가능할까요..회사의 경우라면 경영진과 직원의 노력으로 해결이 가능할텐데.. 암호화화페시장에서의 지송가능경영은 어떤 노력을 필요로 할 지 어렵네요 ㅠ 미래에는 현재 10위권 밖인 스팀의 도약도 기대해 봅니다^^

다음 글이 더욱 기대되는군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해양산업에 대해 덧붙이자면, 우리나라가 쌓아놓은 개념설계의 부족으로 일어난 현상으로 볼 수 있죠...

코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끝없는 개발과 그리고 상용화의 실천만이 코인이 살아남게 할 것이고 그러한 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자의 몫이 되겠지요

팔로우, 보팅, 리스팀 하고 갑니다!
즐겨찾기해놓고 매번 들어와 읽어보겠습니다!
자주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 기대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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