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 양자컴퓨터, 도대체 뭐길래 블록체인을 파괴한다고?

in #coinkorea7 years ago (edited)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글 맨 하단에 세 줄 요약 컨텐츠를 추가했습니다.

길지만 꼭 읽어보시고 UPVOTE 부탁드릴게요!

(컨텐츠 내용 중 설명을 쉽게 하려 하다 보니 심화개념에 대한 의도적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관련 분야 전공자들께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0.

안녕하세요. 저는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전공이 이 쪽이다 보니 주로 블록체인의 기술적인 부분, 구현사항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양자컴퓨터와, 블록체인 산업에 이 것이 미칠 영향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그다지 가까운 미래는 아니라고 느껴지실 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분명 양자컴퓨터는 블록체인을 크게 위협할수도 있고,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항상 존재해왔습니다.

먼저, 모름에서 오는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양자컴퓨터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작성자 : 이용우 (CoinPresso 필진 / dragonrain96@postech.ac.kr)

작성자 : 정동건 (CoinPresso 대표 / ceo.jdg@gmail.com)

1. 양자컴퓨터, 알아야 하나요?

양자컴퓨터가 암호화폐시장을 크게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는 항상 있어왔고, 투자자들도 이에 대해 어느정도 불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러한 위협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고, 괜찮다더라 혹은 망한다더라 정도의 피상적인 이야기만 나눌 뿐입니다.

양자 컴퓨터란 무엇인지, 블록체인 기술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뭇 쉽지 않게 느껴질뿐더러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인 것처럼 느껴지죠.

그러나 양자 컴퓨터는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에는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현재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아주 기초적인 유사 제품이 출시되는 수준까지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양자컴퓨터, 정확히는 양자컴퓨터의 새로운 연산 방식에 대응하는 코인도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시장 강자가 이에 대응하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이란 어느 정도까지는 비교적 쉽게 그려지는 반면, 완성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계하고, 이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합니다.

2. 기존과 무엇이 다른가요?

양자컴퓨터는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소수만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입니다.

오히려 공학자들보다는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의 흥미 분야이죠.

따라서 일반인들에겐 이름은 많이 알려져 있으나, 원리를 알 수 없는 신비의 대상으로 느껴집니다.

‘양자’라는 현대적인 단어가 기존의 컴퓨터를 원시적으로 보이게 만들며 뭔가 대단한게 등장한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죠.

개념의 이해가 어려운 점도 양자컴퓨터의 신비화에 한 몫 합니다.

0과 1로 비교적 쉽게 설명 가능한 지금까지의 컴퓨터와 달리 연산의 기반을 이해하는 것이 몹시 난해합니다.

이처럼 이해를 위해선 여러 기초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언론 등의 매체에서도 깊이 다루지 못합니다.

A. 0과 1의 자리를 뺏을 것은?

양자컴퓨터는 현대에 발견된 신비한 물리학적 현상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 현상은 원자보다 작은 세계에서 일어납니다.

때문에 실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도, 그렇기에 직관적으로 원리가 다가오지도 않습니다.

마치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속도에서 상대성 이론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먼저 양자컴퓨터를 뜯어보기 전, 이 컴퓨터의 기본이 되는 양자얽힘이라는 현상을 깊이 공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쉽게 요약해서 설명한다면,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0과 1이라는 두 개 뿐인 단위를 양자얽힘을 이용해 확장하고, 불필요한 ‘노가다’성 연산을 줄이는 것입니다.

3. 양자얽힘을 이용한 연산

먼저 비교적 직관적인 예시를 통해서 양자얽힘이 어떤 내용인지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내용이 절대로 간단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이해가 되더라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목격하기 힘들기 때문에 납득하시는 것에 어려움이 많으실 겁니다.

우선 양자얽힘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범퍼카(입자)들이 들어있는 경기장을 생각해보겠습니다.

A. 사고실험 : 범퍼카 경기장

범퍼카 경기장에서 차량(녹색 원) 7대가 주행중입니다.

주황색으로 표시한 영역 내의 두 차가 충돌을 일으킵니다.

우리는 이를 옥상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 관찰하고 있습니다.

주황색 범퍼카는 완파되었고, 파란색 범퍼카는 반파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를 명확하게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은 주황색 영역이 ‘관측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정리를 하겠습니다.

우리는 입자를 범퍼카에 비유했습니다.

범퍼카의 상태(정상, 반파, 완파)는 입자가 갖고 있는 물리학적 상태의 비유입니다.

(아주 다양한 속성들이 있는데, 전문적 내용이므로 생략하겠습니다. 단지, 입자가 갖는 상태를 일종의 정보로 이용할 수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주황색 영역을 관찰하는 카메라가 갑자기 꺼진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우리는 자동차들의 상태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합니다.

경로를 기반으로 충돌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만, 둘 중 어느 차가 더 심하게 파손되었을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아예 저 두 자동차가 서로 회피해 충돌을 피했을 수도 있죠.

이처럼, 우리는 관측을 하기 전에는 입자의 상태를 결정할 수 없습니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 우주가 그렇게 설계되었기 때문이죠.

관측하기 전에는, 다만 우리는 확률적으로 상황을 논의할 뿐입니다.

(실제 작은 입자의 불확정성을 논하기 위해 든 개념적 예시일 뿐입니다. 물론 실제 상황은 좀 더 다양한 변수를 논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은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유명한 사고실험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cid=58941&categoryId=58960&docId=3568405

결론적으로 우리는, 어떤 현상을 관측하기 전에는 가려진 곳 내부에서 일어난 일은 단지 ‘확률적’으로만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시적 세계, 즉 우리가 볼 수 있는 규모의 일반적 세상에서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측정과 분석을 엄밀하게 해 범퍼카의 운동 속도, 운전자의 성향, 범퍼카의 내구도를 모두 계산한다면 충돌 이후를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자보다 작은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애초에 다른 물리법칙이 적용되고, 이러한 물리법칙들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은 확률로 나타날 뿐입니다.

철학적으로도 재밌는 부분이죠.

관측하지 못한 현상은 없는, 반정도만 존재하는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B. 양자얽힘이란?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빛입니다.

어떤 것도 (진공 상태에서의)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거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단순히 로켓, 입자와 같은 물질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보의 전달 또한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면, 갑자기 태양이 사라지는 상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지구는 태양이 당기는 힘을 이용해 원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태양이 사라진다면 지구는 우주의 미아처럼 움직일 것입니다.

하지만 태양이 사라진다고 해서 같은 시간에 지구가 공전하는 궤도를 이탈하지는 않습니다.

태양이 지구에 주는 ‘만유인력의 정보’(이를 중력파라고 합니다)가 전달되는 것은 빛의 속도와 동일하기 때문이죠.

이를 초월하는 것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양자얽힘 상태에 있는 입자들간의 정보 전달입니다.

우리가 위에서 언급한 두 개의 범퍼카, 즉 두 개의 입자들을 묶어서 하나로 생각합니다.

이 때, 양자얽힘상태에 있는 입자들간에서 정보는 아무리 먼 거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동시에 전달되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정보의 ‘전달’이 아닌, 동일한 상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찰’을 하기 전까지는 마치 하나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안타까운 장면이 등장합니다.

먼 우주로 나간 아버지가 딸의 영상편지를 받는데, 우주선까지 이 영상편지(0과 1로 이뤄져 있습니다)가 전달되는 시간이 아주 길어져 한참 어린 딸의 모습밖에 볼 수가 없는 장면이죠.

저는 이 때 영화를 보면서 양자얽힘 현상을 이용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우주선에 지구의 입자와 동기화된 입자를 넣어서 함께 우주로 보내고, 딸과 소통을 하고 싶을 떄 이 입자들의 상태를 변환시켜가며 통신한다면 빛보다 빠르게 서로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C. 양자 컴퓨터의 활용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현상을 연산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물리학자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이유는, 반복연산을 자주 하는 컴퓨터의 연산 속도 뿐만 아니라 계산양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단순히 정보의 전달이 아닌 입자들이 갖는 확률적인 상태가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다시 말해, 확률적으로만 상태를 논할 수 있는 양자얽힘을 역이용하는 방법을 간단히 보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는 0과 1로 상태가 결정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컴퓨터를 이용해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 한 시점에서 이미 컴퓨터의 상태는 디지털 정보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죠.

하지만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입자들은 확률적인 상태로 존재합니다.

입자들을 도입해 만든 컴퓨터는 초기에 연산을 시작하기 전 확률적으로 여러가지 상태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말해, 양자컴퓨터는 단순히 빠른 것이 아니라, 기존의 컴퓨터와 구조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현재의 컴퓨터는 하나의 계산 결과물을 만들 때는 처음에 하나의 입력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여러 종류의 입력을 만들어 우리가 원하는 출력값이 나오도록 조절할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말씀드리면 이해가 어려우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컴퓨터공학, 특히 암호학에서 아주 중요한 예시를 보시며 양자컴퓨터가 실현된다면 기존에 비해서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암호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소수(1과 자기 자신 외에는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수) 두 개를 곱하는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큰 수를 암호로 쓰면 원래의 소수를 알고 있는 사람 이외에는 찾기 아주 어려우니까요.

예를 들면 899를 생각해보겠습니다.

899는 29와 31의 곱입니다.

29를 찾기 위해서는 2부터 29까지 총 28개의 연산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입자들을 잘 조정해 여러 개의 정수쌍을 입력해 둔 후 곱해서 899가 되는 정수쌍을 출력하도록 설정됩니다.

만약에 숫자가 더 커진다면, 직접 하나씩 따져보는 것보단 여러 후보를 두고 동시에 빠르게 압축해나가는 방식이 효과적이겠죠.

동일한 방식으로 무차별 대입연산을 필요로 하는 PoW를 무력화 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4. 로맨스의 한계

위에서 살펴본 양자컴퓨터는 굉장히 로맨틱해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당장 몇 달 안에 등장해서 IT시장을 파괴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양자컴퓨터가 이용하는 양자얽힘을 우리가 실사용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엄청나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얘기한 ‘관측’은 순수한 관측이 아니기 때문이죠.

사실 이 외에도 여러 한계점들이 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은 개념 상태(실제로 지금까지 출시된 시제품들 중 양자얽힘 방식을 이용하는 진정한 의미의 양자컴퓨터는 없습니다)에 불과한 양자컴퓨터의 실현조차도 불분명하다고 봅니다.

꿈과 같은 이야기인 양자 컴퓨터, 아직은 꿈만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모르는 신기술에 대해서는 과도한 두려움을 갖기 마련이니까요.

실제로 어떤 구체적인 한계점들이 남아있는지 다음 칼럼에 이어 알아보겠습니다.

5. 세 줄 요약

1. 신기술인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 PoW 방식을 파괴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2. 양자컴퓨터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양자얽힘이라는 입자의 확률적 상태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3. 신기술은 신기술이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다음 시간에 한계에 대해 논하려 한다.

4. 많은 UPVOTE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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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kr-science 태그를 달아주시면 더 많은 분들이 보실지도 모릅니다. ㅎㅎ

조언 감사드립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유튜브에 kryon 을 검색해 보세요 이미 아실지도
모르겠네요. 많은 내용을 얘기하는데 양자바이오
에 대해서 얘기을 많이합니다
저는 마케팅쪽이라 공학쪽은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kryon듣고 궁금해 하던것을 많이
이해했습니다

최대한 읽는다고 읽었지만 정말 어렵네요
마무리를 간단이 해주셔서 조금은 도움이 된거 같습니다

이러식의기술에 대한투자도 미리선점할수있다면 제2의 비트코인이되겠네요

궁금하던 내용인데, 이해하기 좋게 설명해주어서 감사합니다~

양자 얽힘 부분 예전에 티비에서 얼핏 본적있는데 정말 세상엔 신기한 현상이 많은 것같네요 ㅎㅎ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양자얽힘이란 것을 처음 알았네요 고맙습니다:)

와! 양자컴퓨터! 궁금하던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셨네요. 대단한 정성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봇&팔로합니다.

어려운 개념을 정말 알기 쉽게 잘 설명 해 주셨네요. 풀 보팅 & 팔로우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