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는 완전경쟁적 형태로 유지되므로 MR=MC 즉 채굴자의 초과이윤이 0에 가깝게 됩니다. 실제로 이런 완전경쟁 가정하는 모형들으로 비트코인 가격 계산하면 꽤 정확하게 나오는 편이고요. 경제적 초과이윤이 0인데 금권정치라 할 수 있겠습니까.
반면 DPOS는 그렇지 않죠. 고래 투표에 좌우되고 따라서 고래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갑니다. 당장 POS코인에서 제가 상위 보유자 심기에 거스른다고 뭐 얼마나 큰일이 납니까? 하지만 여기서는 언제라도 다운보트 공격을 당할 수 있죠. 한국어로 스팀 하시는 분들 중에 clayop님에게 안 좋은 말 대놓고 하시는 분 얼마나 계시겠습니까? 기껏해야 저처럼 지나치게 많은 stake 가지지 않으면서 익명으로 스팀 하는 사람 정도겠죠. 아니면 좀 손익계산보다 감정이 앞서는 분이거나요.
DPOS에서 delegation을 뺀 합의 프로토콜인 POS가 태생적으로 credible threat에 의한 nothing at stake 공격에 취약한, 일종의 다단계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건 더 심각하죠. POW는 전기, 기존 화폐는 공권력이라는 담보가 있지만 POS계열은 말 그대로 믿음만이 담보가 되니까요.
지금 말씀하시는건 DPoS랑 관계없는 부분입니다.
저는 DPOS 메커니즘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DPOS랑 관계가 왜 없습니까.
POS는 확률적으로라도 마이너리티가 블럭 찍어내지만 DPOS는 상위홀더가 증인이라는 대리인을 통해 블럭 생성과 전파를 과점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블럭체인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주인-대리인 문제와 달리 대리인이 일 잘 하는지도 볼 수 있구요. 거기에 대리인(증인)에게는 보상도 있으니 대리인이 되면 상위홀더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glorified network marketing on blockchain 아닙니까?
첫문단은 PoW에 대한 말씀이셨고, 그 다음을 놓고 보죠.
보상이나 다운보트는 DPoS와 관계가 없습니다. 토큰 이코노미와 관련된 부분이죠. 차라리 지금 다신 댓글이 더 관련있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PoW도 자본있는 사람이 더 영향력을 끼치는 구조인 것이 맞습니다. 이미 작년 비트코인 하드포크때 여실히 드러났죠.
스팀에서 보팅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일반적인 DPOS와 관계 없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POS/DPOS류에서 지분 즉 stake를 논함에 있어 이런 토큰 이코노미를 빼놓으면 논의의 가치가 없습니다. 지분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게 되니까요.
POW뿐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일에 있어서 더 자본 많은 사람이 더 큰 영향력을 끼칩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구요. 문제는 대체가능성이죠. POW에서는 블럭 만들고 돈 벌어가기 위해서 기존 고래들 눈치를 볼 필요는 없습니다. 반면 POS나 DPOS는 결국 어떻게든 지분을 얻어야 블럭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분은 기존 보유자와 거래를 해야만 얻을 수 있죠.
말하자면 기존 보유자에게 유리하도록 하는 하나의 독과점적 유통단계가 추가된 거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합니다. PoS 종류가 기존 지분보유자들에게 더 유리한 구조이긴 하죠. 그러나 이것이 DPoS는 중앙화된 합의 알고리즘이고 PoW는 분권화된 것을 의미하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관계가 없다고 한 것입니다.
말씀하셨듯이 PoW건 DPoS건 자본 많은 사람이 더 큰 영향력을 끼치죠. 그 자본이 PoW에서는 채굴기의 형태를 띄고 있고 DPoS나 PoS에서는 지분이 되는거죠.
아니요, 분권화된걸 의미하는게 맞습니다. 채굴은 언제라도 더 나은 기술을 가진 업체에서 치고 올라올 수 있고 그 기술은 다양한 인풋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으니까요. 비트코인 채굴은 얼마 전까지도 비트메인이 ASIC을 거의 독점했었습니다만 이제 S9를 도태시키는 성능을 가진 드래곤민트가 비트메인이 아닌 하오롱인가 하는 듣보 업체에서 나왔습니다. 채굴풀이요? 풀에 있는 해쉬 모두가 한 사람만의 것은 아니죠. 채굴자들은 언제라도 다른 채굴풀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기존 보유자들이 채굴기술 발전을 블럭할 수 있나요? 없죠. 그렇다고 채굴풀이 저렇게 옮겨가는걸 막을 수 있나요? 그것도 안 되죠. 그래서 분권화가 이루어져있는 겁니다. 겉으로는 과점으로 보여도 실제로는 경쟁시장이 되는 것이고요.
POS는 어떻죠? 기존 지분을 가진 사람이 안 팔면 절대 지분 생성 권리를 못 가져옵니다. 바꿔말해 새로 블럭 생성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람이 생각하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블럭생성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효율 등이 개입할 여지가 없습니다. 단순히 돈을 얼마나 더 넣는지의 문제입니다. 어떻게 보면 폭탄 돌리기가 되는거죠.
DPoS는 지분이 없어도 참여 가능하고, PoW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증인이 치고 올라오기도 합니다. 지분여부와 관계없이 지분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알고리즘도 관여하지만 보상 시스템 설계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스팀만 봐도 지분없이 토큰을 받을 수 있죠. 이 배분 또한 지분보유자가 관여되어있기에 중앙화되었다고 하실 것 같은데요, 그런 식으로 따지고 들자면 비트코인같은 PoW코인도 지분 많은 사람이 채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소위 시세를 계속 누르면서 말려죽이기를 할 수 있는거죠. (극단적이라 반박하실 수도 있겠으나 DPoS의 모든 것이 중앙화되었다는 것도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 즉 지분보유자들은 절대 선의로 지분을 나눠주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보자면, PoW는 자본이 채굴기와 전기라는 형태로 들어가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채굴기 효율도 마찬가지죠. 결국 연구비 등 돈을 많이 쓰는 업체가 효율 좋은 채굴기를 만듭니다.
댓글이 길어지니 스팀잇에서는 보기가 힘들어지네요. UI가 좀 개선되었으면 싶습니다.
어쨌든 논의를 이어가자면...
이게 아닙니다. 물론 표면적으로야 지분이 전혀 없어도 블럭생성에 관여할 수 있으니 지분이 없어도 참여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분 있는 사람에게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간접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뿐이지, 전권은 지분 소유자에게 있습니다. 전 이 부분을 꾸준히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POS가 금권민주주의라면 DPOS는 간접금권민주주의입니다. 그리고 블럭체인상에서는 주인-대리인 문제가 거의 해결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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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를 누르면서 말려죽인다는건 불가능합니다. 비트코인 가진 갯수가 채굴하는 비트코인 갯수와 인과관계가 있나요? 아닙니다. 전자는 단순히 얼마나 내가 부유한지를 나타낼 뿐이고, 후자는 수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채굴의 수익성을 계산해보고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경쟁시장에서의 경쟁결과입니다. 내가 아무리 돈 많아도 낮은 원가, 높은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다면 채굴시장에서는 도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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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자본이 채굴기, 전기라는 형태로 압축되고, 이 두 형태의 자본이 채굴 수익성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건 좋은거죠. 기존 채굴자인 내가 다른 사람들과 거래를 안 한다 해도, 누구라도 능력만 되면 채굴기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누구에게도 시장진입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힘이 없지요. 더 효율 좋은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실제로 더 효율 좋은 형태가 나옵니다.
저는 Clayop님께서 고팍스 밋업 당시 스팀잇의 문제점을 이야기 했을 때 스팀잇의 가능성을 좀 더 보았습니다. 분명히 스팀잇은 SNS 보상 플랫폼으로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수반되는 문제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슈에 대해서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적극자세가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Clayop님처럼 증인들이 스팀잇의 생태계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분명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스팀잇이 될꺼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