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 블록체인업체에 취직하다 - (5) 블록체인 번역자들이 종종 범하는 실수
그동안 4회간은 라이트 하고 즐겁고 발랄한 이야기로 블록체인 업계의 '빛'을 이야기 했었다면 오늘은 2개월간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 느낀 불편함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블록체인과 관련해 유통되는 번역콘텐츠들의 '질'에 대한 문제입니다
전설의 짤방.jpg
지난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면서 부터 대부분의 글과 자료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당시에는 기술 용어에 대한 무지로 인한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약 1년간 꾸준히 공부를 진행해온 결과 다음과 같은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엉망진창으로 대충 번역해놓은 글이 너무 많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백서조차도!
물론 코딩이나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서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으나, 그보다는 번역 자체의 수준이 너무 낮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선의로, 봉사차원으로 번역하시는 분들에게는 애써서 시간 할애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문제는 직업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이런 우를 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외부인들의 블록체인기술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해 불필요한 신규진입장벽을 높이고, 신뢰도를 낮추는 장기적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ㅇ구글번역기를 그대로 돌린 글들
말그대로 구글번역기를 그대로 돌린 형태의 글들입니다. 글의 형태와 내용이 모두 엉망진창으로 번역돼 있습니다. 국내에 돌아다니는 유명 암호화폐의 백서중 절반 이상을 읽어보면 애초에 이것이 한글인지 외계어인지 알 수가 없는 수준입니다.
자칭 '크립토 애널리스트'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외국 백서나 요약본을 구글 번역기로 돌린후, 떡하니 리포트라고 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런 리포트를 돈받고 파는 일도 종종 목격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구글 번역기 자체가 흠결이 많다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블록체인 관련된 글에 대한 자동번역은 수준이 더 낮습니다. 머신러닝을 통해 번역능력을 자율학습하는 구글번역기 특성상, 충분한 양의 블록체인 관련한 한국어-영어 교차 글을 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런 구글번역기 수준의 글을 올려놓은 프로젝트나 팀, 컨설팅 회사에 대한 신뢰는 급격히 낮아지기 마련입니다.
ㅇ번역어는 '카멜레온'? 통일되지 않는 번역어의 문제
아직도 과반수의 블록체인 관련 콘텐츠는 해외 글의 번역본입니다. 문제는 동일 어휘에 대한 번역본이 한글, 더심하게는 한 문장속에서도 오락가락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호화폐의 미래는 얼마나 신속하게 믿을만한 탈중앙화된 가상화폐 거래소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달려있다. 빠른 DEX 구축이 시장 전체의 신뢰와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내말이..JPG.
한 글에서 굳이 암호화폐와 가상화폐를 따로 쓴 이유는 무엇일지요. 그리고 탈중앙화된 가상화폐 거래소와 DEX의 차이는요? 역자의 무성의함, 혹은 부족한 시간투입이 드러나 보이는 점입니다.
수많은 기술용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백서의 경우 이런 결함이 극대화 됩니다. 제대로 번역했다면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백서들도 같은 개념어가 한 문단내에서도 다르게 번역되면서 외계어로 변신해 버립니다.
제발, 통일해 주세요.. 어휘의 번역을
ㅇ고유명사는 좀 냅둬!
고유명사를 과도하게 살린예.jpg
반대로 번역하지 말아야 할 고유명사를 번역해 버리면서 글이 코미디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이런 문장입니다.
"우리 거래소는 하얀 지갑 상표 약속을 이용해..."
도대체 이게 뭐지? 하고 생각해 봤더니.. 오미세고의 기술중 White wallet SDK 라는 부분에 대한 번역입니다. 독자적인 기술 프로토콜에 대한 설명인데 그냥 아무생각없이 번역하다보니 이런 대 참사가 발생해 버린겁니다.
더 나아가 번역자가 자신이 담당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총체적 이해가 부족했다는 의심도 드는 거죠.
ㅇ왜 번역하다가 마시나요?
또다른 부분은 번역하다가 갑자기 번역을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는 겁니다. ICO 백서의 경우 다소 만만(?)한 앞부분.. ICO의 의의나 연혁 등등은 번역이 잘 됐다가 정작 제일 중요한 기술설명 부분은 영어로 또다시 번역하는 경우를 발견할수 있습니다.
결론부분에 가서는 또다시 한글이고요... 오히려 핵심적으로 번역해야 하는 부분은 ICO의 기술인데 미궁속으로 빠져든다는 느낌이 듭니다.
축하드립니다! ㅋㅋ (짝짝짝)
감사합니다^^
please workㅋㅋㅋ
시리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ㅎ
흥미로와요 "문과생, 블록체인업체에 취직하다" 라는 제목부터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Please Work는 도대체 왜 저런 번역이 나오는 걸까요?
잼있게 읽었어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ㅎ
넵 별말씀을 ^^ 홧팅
원문 자체도 대충 쓴 글이 많이 있어요. 백서 조차도. 내용을 알고 봐도 '대체 뭔 소린지' 하는 때가 많아요.
그리고 번역을 하게 되면 전문 번역가가 아닌 이상 원문 맛을 잘 살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좀 다른 방식으로 EOS 백서에 접근하고 있어요. 제 블로그에 EOS 백서 읽기 하고 있으니 오셔서 읽어 보시고 뜨끔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진짜 백서 번역들 읽다보면 오히려 한글 구사능력이 줄어드는 느낌이더라구요 ㅎㅎ
기계번역 기술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막' 번역하기에는 이르지요. 블록체인 관련 번역 작업을 해본 적은 없지만, 지식재산 특허 번역가로서 언젠가 정면 승부를 해보고 싶은 분야입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문과 출신이지요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특히 파파고 번역개그 이미지는 빵 터졌네요 ㅎㅎ 꼭 블록체인 번역가가 늘어나서 저같은 사람들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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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네요.
감사합니다 ㅎㅎ
공대 영어랑 인문 영어 단어의 의미가 좀 달라서 번역이 좀 다르게 되는 경우가 많죠.
공대쪽에서 특정 단어가 일반적인으로 사용하는 인문쪽 단어랑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인문쪽에서 공대쪽 문장을 번역하면 엉뚱한 번역이 되는 경우가 많고 의미전달이 안되는 문장이 종종 발생해요
맞습니다 제가 소속된 회사에서 행사를 할때도 전문 통역사 분을 모셨는데, IT 기반 지식이 없어서 엉뚱하게 단어를 해석하더라구요..
재미있어요 ㅋ
사실 기술적인 부분은 번역하는게 많이 힘들긴 해요. 문제는 본인조차 이해하지 못한걸 억지로 번역하니 그걸 받아들이는 독자도 당연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개인적으로 해석이 갈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토론하는 분위기가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혼자 하다보면 긴가민가 한 부분이 상당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