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7일 금요일] 오늘의 일기

in #diary2 months ago

장염 증세가 사그러들 줄을 모른다.

어제는 흰죽만 먹었는데 증상이 좀 괜찮아지길래 오늘부터 다시 일반식사 시작했는데

그 때문인지 바로 다시 설사에 복통에 난리다 난리.

아..... 내일은 그냥 또 흰죽만 먹어야 할 듯 하다.

내일은 절대 빠지면 안 되는 수업이 하나 있어서, 가서 출석 체크만하고 나오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가기는 가야 한다.

예정에 없던 장염 때문에 내일 하루가 아주 힘들어질 것 같다.

역시........ 인생은 진짜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는 게 디폴트인 것 같다. ㅠ.ㅠ
.
.
.
.
.
.
.
.
.
지난 주말에 와이프랑 같이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라는 영화를 보고 왔다.

실직한 40대 가장이 복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벌이게 되는 엽기적이면서 서글픈 사건들에 대한 서사인데

처음에는 무척이나 공감이 가더니 뒤로 가면 갈 수록, 아..... 근데.... 꼭.... 저렇게까지 해야했던 걸까??????

라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다.

정말 어쩔 수가 없었던 거니?? 굳이??? 구태여????

그게 다시 행복해지는 길이 확실해????

관객들도 하여금 이런 감정이 들도록 만드는 게 박찬욱 감독의 의도였던 것 같기는 한데

뒤로 갈 수록 어떤 서글픔이 좀 들었다.

사실 뭐 나도 이제 곧 권고사직을 받거나 구조조정되지 말라는 법이 없는 나이대에 진입을 한 입장에서

남일 같지 않은 일을 겪는 이병헌을 보고 있자니 서글픔 연민 슬픔 뭐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이 들더라.

그러면서 나라면 저 상황을 다르게 어떻게 풀어나갔을까 깊이 생각해보게 됐다.

결말이야 분명 달랐겠지만, 나 또한 그리 고상한 방식으로 풀지는 못 했을 것 같기도 하다.

40대에 실직한 가장 앞에 뭐 그리 꽃 같은 미래가 펼쳐졌겠는가.

요즘 참 마음이 무겁다.

삶의 무게감이 더없이 느껴지는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