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청도

in #flash7 years ago (edited)

(카톡)

샘 일어났나요? 나 아마 집안일 이것저것 하면 아마 12시쯤 될것 같은데, 미안해요ㅠㅠ
아아 네 샘 괜찮아요~ 천천히 오세요

11시다.
벌써 지영은 준비를 다했고
카톡을 기다리는 동안 페북게임인 캔디크러쉬를 하고 있었다.
청도는 일찍이 교무실에서 여러 샘들한테 들은바로
모두들 은퇴하고 가고픈곳 1위였다. 공기좋고 여유로운 은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가고싶어 하는곳 1위.
어느 교감선생님은 청도에 샘들만의 실버타운을 만드려 추진중이라고도..
은퇴한 선생님들이 집을 짓고 사는 마을도 꽤 된다고 한다.

샘 많이 늦엇죠? ㅠㅠ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나요?
아니에요 샘~ 저도 집 청소하고 이것저것 했었어요.
아아 배고프다 그죠? 우리 얼른 가요~ 청도는 처음이죠?
네네 궁금했었어요 늘, 근데 차가 없으니까 가질 못했죠
그랬군요, 오늘은 제가 쏠게요~
어어 아니에요 샘! 이렇게 태워주시는데 제가 내야죠
무슨! 아닙니다~ ㅋㅋ

청도로 가는길
역시 꼬불꼴불한 길이다. 산을 타는것 같다. 도로가 좋고 옆에는 도랑같은게 있어서 운전하기 굉장히 까다롭다한다.

해선이 말을 끄낸다.

샘, 이 길이 내가 예전에 말했던 길이에요
네?
아 왜 내가 예전에 카톡으로 별말 다할때 ㅋ 내가 예전 사립중학교에 있을때 스물네살 그쯤일때 나보다 스물두살 많은 남자 선생님 얘기요. 그분이 나를 이길로 데려와 주셨었죠.
아 네.. (불편하다, 묘한 감정이 느껴진다)
그분은 참 여자를 잘 아는 분이었어요. 잘 다룰줄 아는.. 뭔가 나를 잘 이해하는 느낌을 받았었죠. 나는 그 당시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가 미국으로 유학가는 그날에도 그분을 만나는데 빠져서 배웅도 안했었죠.
아 그러셨나요? (기분이 언짢다)
그분은 늘 운전하실때 스틱을 운전하셨는데 내 손을 늘 기어에 두고 운전하셨었어요. 나는 그대 부담스럽고 싫어서 슬쩍 빼면 다시 획 낚아채서 다시 기어에 두셨었죠.
네.. 그분이랑은 연락 하시나요?
아뇨.. 되게 내가 매몰차게 연락을 끊은것 같아요. 그분을 4개월 만나면서 내 모든 인간관계는 끊어졌고 나도 그분을 잊는게 한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 그럼... 그분은 ... 연세가..
내가 지금 마흔 하나니까 그분은 예순 셋정도 되셨겠네요. 할아버지죠 ㅋ
네.. 다시 만난다면요?
다시만날일이 없다니까요 ㅋㅋ 그분 연락처도 ... 아 이멜정도는 알겠네요. 그런데 난 그분을 우연히라도 뵙게되면 피할것 같아요.
아 왜요?
글쎄요, 불편할것도 같고.. 옛날의 내가 지금의 나와는 또 다르니까..

지영은 생각했다, 그건.. 좀 이기적인 생각이 아닐까 하고.

허름한 한옥집을 개조해 만든 식당.
옷닭도 팔고 도토리묵에 막걸리 그냥 산길 오고가며 쉴수 있는 그런 식당.

자 샘, 여기에요~ 하나도 안변했네,
아 여기 와보셨었어요?
네 십년도 넘었었죠, 옛날 그분이랑 같이 왔었었어요.
아 정말요.. (싫다.. 왜 이런데를 나와 왔는지.. 그냥 그분 얘기도 다 짜증이 난다)

우리 뭐 시킬까요?
글쎄요~ 저는 다 좋아요.
그럼 우리 도토리묵이랑 지짐이랑 그리고 콩나물밥 시킬까요?
네네 좋아요 (입맛이 없다..)

방에서 먹는 두사람.
아늑하다.

샘, 잘 못드시네.. 입맛에 잘 안맞아요?
아 아니에요 샘, 제가 입맛이 좀 없어서
어디 아파요? 말을 하지..
아니에요 그런거~ 잘 먹어요 샘 맛있네요~

오는길 ..

지영이 묻는다,

샘 커피한잔 하실래요?
그럴까요? 아아 샘 그 설빙 먹고 싶다 하지 않았어요?
네네 설빙 먹고싶어요~ 설빙 드실래요 샘?
네 좋아요. 그럼 우리 수성못으로 가죠. 주차할 자리가 있을려나 모르겠지만ㅠ

설빙을 먹는 두사람.

와아 이 메론빙수 참 맛있는것 같아요. 저는 팥빙수는 별로 안좋아해요
아 그래요 샘? 맛있네요~ 아까 샘 점심도 잘 못드셨는데 이거라도 좀 잘 드세요.
아니에요~ 아까 잘먹었어요. 도토리 묵 맛있던데요~
샘은 잘 드시지도 않으셨으면서.. 돈은 왜 샘이 내요
그래서 샘이 맛있는 빙수 이렇게 사주셨잖아요~ ㅋ
무슨..

한참 이런저런 얘기하다 묻는 해선

샘, 샘은 남자친구 없어요?
아 저요.. 네 저는 아직까지..
아니 왜요, 충분히 있을것도 같은데..
아.. 저는 글쎄요, 남자한테 관심이 잘 없는것 같아요.
그래요?
저는 ... 글쎄요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조금 방황중인것 같아요 ㅋ
아..
남자보다는 여자한테 관심이 조금 가요
아 그래요?
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
아니에요~ 그럴수도 있죠. 그럼 어릴때부터 늘 그랬나요?
네, 그랬던것 같아요.

.... 한참 얘기를 하던중..

지영이 말한다

샘 저는 샘한테 반한것 같아요 ㅋㅋ
아 정말요? ㅋㅋㅋ
네네 막 톡이 오면 설레이고 만나면 좋고 그러네요 ㅋㅋ
아아 ... ㅋㅋ (못믿겠다는듯이) 정말요?
네, 샘이 좋아요
아 ㅋㅋ 저도 샘이 좋아요 근데 그런쪽은 아닌것 같아요.
아 네네 샘,
상처받은건 아니죠? 그냥 샘 되게 유쾌하고 좋고 한데 그런감정은 안느끼는것 같아요.
네.. 아아 죄송해요 정말 ㅠㅠ 그 .. 제가 너무 바보같아서 쥐구멍에라도 숨고싶네요 ㅋ
에이 그럴거 뭐있어요. 나는 이제 샘이 혹여나 집에가서 상심해 있을까봐 걱정이되네요
아아 아니에요.. 그냥 한동안은 부끄럽겠죠~ ㅋㅋ ㅠ
그럴필요 뭐있어요 그러지 마요~ 또 우리 늘 하던대로 연락하고 지내면 되죠
네네 샘

그치만 지영은 알것 같았다..
저신이 오늘 저지른 실수 때문에 더이상의 연락도 톡도 없을수 있을거라는것을..
너무 뼈져리게 후회가 됐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
아 왜 이렇게 바보같은 실수를 했는지..

샘~ 내가 태워다 드릴게, 같이 가요
네 샘
어 샘~ 샘한테 좋은 향기가 나네요 향수 뿌렸어요?
네네, 바나나 리파블릭의 클레식 향수요
되게 시원한 향이네요 좋아요
아 정말요?

지영네 집으로 가는길

샘.. 상심해 하지마요 그러면 내가 되게 난감해요. 우리 또 톡하고 잘 지내면 되잖아요
네 샘 그럼요 ㅋㅋ 그냥.. 너무 부끄러워서요 ㅠㅠ 아.. ㅠ 그냥 너무 부끄러워서.. 처음이거든요 이런 말 끄낸게.. 누군가한테
그래요? 되게 영광인데.. 나도 너무 미안해요.. 그냥.. 그런쪽이 아니여서..
네 샘 알죠.. 제가 더 죄송해요 정말

샘 그럼 조심히 들어가요~ 또 집에서 울고 그러지 말구요ㅋ
네네 샘 오늘 즐거웠어요 (애쓴다) 들어가세요~
네 샘 가요

집에돌아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지는 지영..
펑펑운다..
그냥 부끄럽고 슬프고 가슴이 이상하다..

그렇게 울다 화장도 안지우고 옷도 입은채로 지쳐 자는 지영..

문자가 왔다. 카톡이 아닌 문자

샘 자요?
안자면 응답하라 오바~~

지영의 얼굴이 환해진다
문자를 보낸다 'ㅋㅋㅋㅋㅋㅋㅋ'

문자를 보내자 카톡을 보내는 해선

샘 나 지금 막창집 앞인데.. 나올래요?
남편차 프라이드 몰고 왔어요. 하얀색 프라이드 ㅋ 꾸진차 보면 그게 나에요.

아 네네 샘 지금 나갈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