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산 새들은

그래서 산 새들은 / 이무일

내 나무
네 나무
따로따로 자기 나무를 가지지 않아서
어느 나뭇가지에나 앉아서
날개를 쉬고

내 먹이
네 먹이
따로따로 자기 곳간을 가지지 않아서
배고프면
어디에서라도
입을 다신다.

백 마리가 함께 살아도
산자락을 갈라서 담 쌓지 않고
천 마리가 함께 살아도
하늘을 조각내어 나누지 않는
산새의
산과 같은 온전함
하늘 같은 넉넉함

그래서
산새들은 늘 몸이 가볍다.
숲속에서도
하늘에서도
바람처럼
늘 몸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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