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27 이란전쟁 57일차, 미국제국 붕괴의 원인으로서 ‘전쟁편의주의’ 군사사상에 대해steemCreated with Sketch.

in news 지정학과 세상읽기yesterday (edited)

‘전쟁편의주의’ 군사사상이란 필자가 만들어낸 말이다. 미국의 전쟁수행 과정을 관찰하면서 왜 미국은 역대 어떤 제국보다 더 많은 전쟁을 치르는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필자는 이를 ‘전쟁편의주의’ 군사사상이 그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고 추론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하는 듯 마는 듯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더 이상 전쟁을 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더 이상 이란에 쏟아 부을 무기가 없다. 이제까지 미국은 비축하고 있던 정밀무기의 상당부분을 소모해버렸다고 한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더 이상 전략적 성격을 지니는 고정밀무기를 사용하면, 전지구적 수준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진다.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비해 전략적 열세에 처하게 된다. 미국이 군사적 열세에 처하게 되면 국제정치적 위상도 급전직하한다. 이번 전쟁으로 미국은 군사적 우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번 전쟁으로 미국은 별 효과도 없이 너무나 많은 무기를 사용해 버렸다. 전쟁도 효과대 비용의 원칙이 작동하는데 미국은 역사상 가장 비효율적 전쟁을 수행한 것이다.

전쟁을 하면서 자신은 피해를 적게 입고 상대방에게 피해를 많이 입힐 수 있는 극단적인 방법이 공중타격이다.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전쟁을 공중타격에만 의존해서 승리할 수 있다는 군사사상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하겠다. 전쟁은 공중타격으로만 승리할 수 없다. 전쟁은 결국 참호에서 살이 튀고 뼈가 바스라지는 전투에서 결정된다. 미국이 공중우세 사상에 집중한 것은 전쟁을 최후의 결투라는 개념이 아니라 전쟁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전쟁은 최후의 결전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전쟁은 외교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 나의 의지를 상대방에게 강요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이런 주장을 했던 사람이 영국의 군사사상가 리델하트이다. 그는 세계 제1차 대전에 참전하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목도한 이후 전쟁은 더 이상 정책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리델 하트의 주장은 영미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유럽대륙은 전쟁으로 날을 지새우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정책의 수단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미국은 월남전 이전까지만 해도 상당한 규모의 상비군을 보유하지 않았다. 전쟁이 나면 징병을 해서 치루고 해산했다. 베트남 전쟁을 치르면서 징병제로는 국가의 정책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보고 직업군인제로 변경했다. 전쟁을 수행할 의지가 없는 징병제의 한계를 실감한 것이다.

미국이 공중타격에 의존하는 것은 전쟁을 손쉽게 치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미국의 강점인 물량의 우위를 전장에서 그대로 구현하는 최적의 수단이 공중타격이었던 것이다. 누구도 미국만큼 압도적인 공군전력을 보유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공중우위의 군사사상은 전쟁편의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냉전 종식이후 무분별하게 군사개입을 감행했다. 코소보 사태,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이란 전쟁까지 미국이 전쟁을 많이 치를 수 있었던 것은, 공군의 절대적 우위를 이용하여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하겠다. 공중타격의 우위를 이용한 전쟁수행에서 미국은 제대로 승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런 전사의 교훈을 제대로 받아 들이지 못한 것 같다.

미국은 손쉽게 전쟁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자주 전쟁을 치뤘고 그로 인해 스스로 자멸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쟁은 결코 가볍게 결정해서는 안된다. 미국은 인명의 피해없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전쟁을 너무 자주 치룬 것이다. 미국이 절대적 우위를 스스로 상실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라크 전쟁이었다. 전쟁을 할 필요도 없는데 부시는 전쟁을 했다.

모든 제국은 붕괴하는 방식이 너무나 비슷하고 흡사하다. 국가재정의 방만한 운영과 지나친 전쟁이다. 이상하게도 서양과 동양에서 제국의 붕괴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 동양은 내부의 부패가 가장 심각한 붕괴의 원인이 아닌가 하는 경향이 존재하고, 서양에서는 방만한 재정운용과 지나치게 잦은 전쟁으로 제국이 붕괴된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필자가 이렇게 규정한 것은 매우 거친 일반화에 불과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가운영 방식에 관한 동서양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말하는 서양적 제국이란 서유럽의 경우를 의미한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과 같이 프랑스 혁명이후 국가가 수립된 서유럽의 경우가 그렇다는 말이다. 여기에는 로마제국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마도 결국 내부모순으로 붕괴했다. 로마는 아주 오랜기간 동안 스스로 익사하는 방식과 같이 붕괴했다. 여기에 비해 미국은 아주 급속도로 빨리 붕괴하고 있다. 미국은 로마가 붕괴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든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동시에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여하튼 공중우위에 입각한 전쟁승리라는 군사사상에 편향이 되면 발생하는 현상을 지금의 미국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으며, 이런 전쟁편의주의 군사사상이 결국 미국 제국의 붕괴에 중대한 하나의 요인이 되지 않나 하는 추론을 해본다.

그래서 군인들은 절대로 국가의 정책수립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 가장 잘한 것 중 하나가 문민장관을 임명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안규백에 대해서는 호오의 감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군출신이 국방부장관이 되는 것보다 훨씬 부정적인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