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기자단] 전기자동차에 왜 AM 라디오가 사라질까, 그런데도 다시 주목받는 이유

in AVLE 일상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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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외의 논쟁이 하나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전기차에 AM 라디오를 넣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얼핏 보면 오래된 매체 하나 빠지는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는 자동차의 전자기술, 방송 인프라, 재난 대응 체계가 한꺼번에 맞물린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이 이슈가 의회 입법 문제로 번졌고, 일본은 또 다른 방식으로 AM 시대 이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AM 라디오는 왜 아직도 거론될까

AM 라디오는 음성 신호를 반송파의 진폭 변화에 실어 보내는 방식입니다. FM보다 음질은 떨어지지만, 넓은 지역을 상대적으로 멀리 덮을 수 있어 오랫동안 뉴스, 시사, 교통, 재난 정보 전달에 쓰여 왔습니다. 특히 통신망이 불안정하거나 전력·데이터 인프라가 흔들릴 때, 라디오는 여전히 유용한 정보 수단으로 평가됩니다. FEMA도 미국의 EAS가 AM·FM·위성라디오와 방송·케이블·위성 TV를 통해 경보를 전달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AM은 유일한 수단은 아니지만 여전히 공공경보 체계의 한 축입니다. (연방재난관리청)

전기자동차는 왜 AM 수신에 불리할까

핵심 원인은 전자기 간섭(EMI)입니다. 전기차에는 구동 모터, 인버터, DC-DC 컨버터, 온보드 충전기 같은 전력변환 장치가 많고, 이들이 고속 스위칭을 하면서 각종 전기적 잡음을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AM 라디오가 이런 잡음에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입니다.

즉, 전기차는 조용히 달리지만 내부 전기 환경은 오히려 더 복잡합니다. 그래서 같은 차량 안에서도 모터 구동 상태나 배선 구조, 접지 설계, 차폐 수준에 따라 AM 수신 품질 차이가 크게 날 수 있습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AM를 넣는 것 자체보다, 듣기 괜찮은 품질로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가 됩니다.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은 무엇을 고민할까

자동차 회사들이 AM 라디오를 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한 취향 문제가 아니라 설계 부담과 비용 문제입니다. 전기차에서 AM 수신 성능을 확보하려면 차폐, 필터링, 배선 최적화, 안테나 설계 같은 추가 대응이 필요합니다. 말하자면 라디오 하나를 유지하기 위해 차량 전체 전자환경을 더 까다롭게 다뤄야 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반대편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무료로, 별도 데이터망 없이, 즉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수단을 왜 없애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 지점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자동차 제조 현실이 정면으로 충돌하게 됩니다.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미국은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했을까

미국에서는 이 문제가 꽤 크게 번졌습니다. 일부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에서 AM 라디오를 제외하려 하자, 방송업계와 공공안전 관련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후 미국 의회에서는 AM Radio for Every Vehicle Act가 다시 추진됐고, 2025년에는 상원 법안 S.315와 하원 법안 H.R.979 형태로 재도입됐습니다. NAB에 따르면 이 법안은 신차에 AM 접근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취지이며, 의회 내 초당적 지지도 계속 커졌습니다.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미국 사례에서 흥미로운 점은 Ford의 태도 변화입니다. 한때 EV에서 AM을 빼는 흐름에 올라탔지만, 이후 여론과 공공안전 논란이 커지자 2024년형 Ford·Lincoln 차량에 AM 라디오를 유지하고 일부 2023년형 EV에는 복원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목은 업계가 단순히 “AM은 끝났다”고 밀어붙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일본은 미국과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일본 동향은 꽤 흥미롭습니다. 일본은 흔히 재난이 많은 나라라서 “AM을 더 강하게 지킬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흐름은 조금 다릅니다. 일본에서는 AM을 무조건 유지하는 방향보다는, 와이드FM과 FM 전환을 통해 라디오 서비스 자체를 계속 살리는 방향이 더 두드러집니다. 이건 “AM 주파수 자체를 고집한다”기보다 “재난 시에도 들을 수 있는 라디오 접근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더 가까운 접근입니다. (매일신문)

대표적으로 일본 민영 AM 라디오 47개사 중 44개사가 2028년 가을까지 FM 전환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 2024년부터는 일부 사업자가 총무성 특례 아래 AM 송신을 일정 기간 쉬면서 FM 전환의 사회적 영향과 청취 대체 가능성을 검증하는 실증 단계에도 들어갔습니다. (매일신문)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가 와이드FM(FM 보완방송)입니다. 일본에서는 와이드FM을 AM 방송 내용을 FM 주파수로 들을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설명하며, 목적도 난청 대책과 재난 대책에 맞춰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일본은 “AM 방송을 어떻게든 같은 모습으로 유지한다”기보다, “청취자 입장에서 재난 때도 잘 들리게 만드는 수단”에 더 무게를 둔 셈입니다. 이는 전기차 시대와도 잘 맞물립니다. 전기적 잡음에 상대적으로 강한 FM 쪽이 차량 환경에서는 더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이 마지막 부분은 관련 정책과 기술 흐름을 종합한 해석입니다. (news.radiko.jp)

한국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

한국은 미국처럼 “전기차에 AM를 의무화하자”는 공개 입법 논쟁이 크게 진행된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공영 라디오 송출 체계를 보면 AM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닙니다. KBS 주파수 안내 기준으로 서울 지역 1라디오는 FM 97.3MHz와 AM 711kHz, 2라디오는 FM 106.1MHz와 AM 603kHz, 3라디오는 FM 104.9MHz와 AM 1134kHz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즉, 국내에서도 여전히 일부 주요 라디오 서비스는 AM 송출 기반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흔히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표준FM은 FM 채널이기 때문에, 이를 AM 사례와 섞어 쓰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한국 상황을 설명할 때는 “KBS 일부 라디오 서비스가 AM 송출도 유지하고 있다”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더 맞습니다.

결국 핵심은 AM를 지킬 것이냐가 아니다

이 논쟁의 본질은 “옛 매체를 감성적으로 지킬 것이냐”가 아닙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전기차라는 새로운 전자환경 안에서 공공적인 라디오 접근성을 어떤 방식으로 유지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미국은 AM 자체를 차량에서 빼지 못하도록 법으로 묶으려는 흐름이 강하고, 일본은 와이드FM과 FM 전환으로 서비스 지속성을 확보하는 방향이 강합니다. 두 나라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재난과 비상 상황에서 라디오가 여전히 의미가 있다는 점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자동차 회사들은 더 정교한 EMC 설계를 고민하게 될 것이고, 정책 당국은 “AM 자체 유지”와 “대체 수단을 통한 공공성 유지”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주파수 형식의 이름보다도, 위기 상황에서 운전자가 실제로 정보를 들을 수 있느냐일 것입니다. (연방재난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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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황에서 전기차 운전자가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ㅋ)
(1) 방송국은 AM을 송출해야 하고,
(2) 전기차에서 AM 수신을 가능하게 해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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