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 부러짐

어쩌다보니 안경을 깔고 앉아서 부러졌다. 다리가 부러진게 아니고 안경렌즈를 지지해주는 부분이 부러져버렸다. 맞춘지 얼마 안된 안경이다보니 속이 쓰렸다. 다만 다행인 건, 이번 안경은 편하게 아무 상황에서나 쓰려고 맞춘 것이어서 저렴하게 맞추다보니 망가져도 별 부담이 없다는 것. (비싼 렌즈는 그만큼 비싼 만큼 성능이 좋지만, 가성비는 영 좋지 않다. 그래서 작업용(?) 안경과 일상용 안경을 따로 둔다.)

그래도 복구하고자 순간접착제를 이용하여 렌즈를 고정시켰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른다. 이 안경테는 이번에 부러짐으로서 수명을 다한 셈이 되었지만 렌즈가 수명을 다할때까지로 조금이나마 연장시켰다. 2주만에 못쓰게 된다면 참 아깝지 아니한가. 보잘것 없는 솜씨지만, 언제나 수선은 즐겁다.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떤 삶이든 불완전하지 않은 - 완벽한 삶이란 없다. 삶에 완벽을 너무 추구하다보면 완벽이 깨질 경우 아예 버리고 싶거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들게 된다. (세이브-리셋-세이브-리셋...) 하지만 이는 일종의 결벽과 같은 것이다. 망가진 것은 - 수선해서 쓸만하다면 - 스스로 적당히 고쳐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더 나은 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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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절대 리셋되지 않는다.
삶을 던져버리고 싶을 때마다 되뇌이는 대사인데 이걸 무려 안경에서...!
그나저나 q님 금손설?!

금손이라기보다는 마이너스 (마이다스 아닙니다.)의 손에 가깝읍니다... (...)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삶의 모습이 실제가 되면 의외로 이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합니다. 가끔 아쉽고 후회되는 순간이 삶에서 발생하는데, 이럴 땐 꼭 이런 걸 생각해요. 여우와 신포도 느낌이긴 한데, 가끔 이런 생각이 위안을 줍니다.

완벽한 삶이란 없다는 말 너무 동의 합니다. 기본적으로 삶의 완벽성을 절대 추구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삶이 주는 불안정함, 희미함, 아마득함을 받아들이며 그 아슬아슬함을 즐기며 살았던 것 같아요. 고쳐지면 고쳐지는대로 망가진건 망가진거대로의 맛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삶의 의외성을 추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삶이 너무 완벽하면 완벽을 기하기위해 항상 긴장하게되다보니, 어느정도 흐트러짐이 있는 편이 마음도 편하더라고요. :)

 4 years ago 

완벽은 너무 재미없습니다^^

동의합니다!

후후 그 안경이군요. 역시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은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그래서 저는 여직 '언제나 처음부터 다시' 랍니다.

ㅎㅎ가끔은 싹 갈아엎고 새로 시작하는 것도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

전 유리문이 너무깨끗하게 닦여있어서 못보고 그 가게 들어가다가 제대로 부딪혀서 안경 부셔진적이 있었죠

개민망
아프고 안경때문에 슬펐지만.
가오가 있지. 태연하게 들어감

아이고! 안다치셨으면 다행입니다.

하긴 우리가 가오가 있죠 돈은 없지만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