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죽다 살았어요. 저혈당 쇼크인듯

in Korea • 한국 • KR • KO3 years ago (edited)

혹시 저같은 경험 하실까봐 과정을 좀 자세히 적었어요.
당황하지 마시고, 잘 대처 하시라구요.

몇년 전 퇴근길에, 버스에서 갑자기 기운이 쭉 빠지고, 곧 쓰러질것처럼 어지러웠던 적이 있었어요. 속도 불편하고.
아무 생각없이 핸드백에서 사탕을 하나 꺼내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게 저혈당 쇼크!! 그리고 제가 대처를 정석대로 아주 잘 한거였어요.

작년 초, 코로나 확진자가 막 늘어날 때 당뇨가 조금 있는 아버지가 갑자기 저혈당증이 왔대요.
아버지는 의식을 거의 잃으셨고, 엄마는 너무 당황했는데
119에 전화했더니 구급대원들이 가는 사이에 설탕이나 사탕, 꿀 같은걸 먹이라고 했다며 집에 있던 짜먹는 꿀을 먹여드리고 회복이 되셨답니다. 응급실에 갔는데, 다행히 아무 이상, 휴유증은 없었어요.

그러고는 어제 밤, 아니 오늘 새벽.

이상하게 밤새 가슴이 답답하고 컨디션이 별로였어요. 밤새 뒤척이며 제대로 잠을 못잤구요.
다리에 가끔 쥐가 나는데... 쥐가 오는 신호가 있거든요. 살살 신호가 오더라구요. 이럴때는 다리에 힘 주고 좀 걸어줘야 해서, 새벽에 거실을 걷곤 해요.

암튼 다리에 신호가 오니까... 거실로 나갔다가, 화장실에 먼저 들렸어요.
근데 기운이 다리쪽으로 쭈욱 빠지는것 같은 느낌에 어지러움증이 심하게 시작되더라구요.
똑바로 앉아있을 수 없는 상태에다 눈앞은 뿌옇고, 선명하게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뭐지??저혈당인가?? 전정신경염인가?? "

제가 한 3년쯤 전에 전정신경염으로 응급실 간 적이 있거든요. (포스팅 쓴 적 있어요. 구급차 탔다고. ^^)

정신 없는 와중에 어째야 하나 고민하면서 화장실을 나왔는데
방으로 가다가 너무 어지러워서 남편을 부르며 주저 앉았어요.
(어지러운 와중에도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편은 그 소리를 못듣고 계속 잤다는데, 제가 주저 앉으면서 식탁 의자를 (아일랜드 식탁이라 바 의자라서 쇳덩이에요) 걷어차며 쓰러트렸어요.
의자 쓰러지는 소리에 남편이 깜짝 놀라 뛰쳐 나왔습니다.

"자기야.. 나 저혈당 저혈당.. 설탕줘요 설탕.."
식은땀은 뻘뻘 나고, 어지러워서 고개는 움직일 수 없고, 찬 마루바닥에 쓰러졌으니 다리엔 쥐나고,
아버지 소식을 들은 기억이 있는지라, 남편도 잽싸게 설탕을 챙겨왔어요.
근데 남편도 당황해서 제 입에 설탕 한술 넣으면서 손을 덜덜 떨더라구요.

설탕 먹고, 한참 누워 있었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 어지러움이 좀 가셨답니다. 기운은 여전히 없으니까... 남편은 저를 부축해다 일단 눕히고, 따뜻한 물 먹이고 응급실 갈까 물어봤어요.
전 어지러움증 가셨으니 응급실까진 갈 필요 없을것 같고, 아침에 병원을 가보자고 말했죠. 그러고는 까무룩 잠들었어요.

지금은 어지러움증은 전혀 없고, 기운만 하나도 없어요.
주저앉으면서 오른쪽 엉덩이를 쿵 했는지... 엉덩이가 아프구요.
의자 걷어차면서 다쳤는지 발톱부위가 아프고, 발가락이 살짝 까졌더라구요. 멍이 들거나 한건 아니구요.

이유는 아직 모르겠어요.
계속 어지러운건 아니라 전정신경염은 아닌것 같고(지난번에는 어지럼증이 한 열흘 정도 가더라구요).. 섵탕 먹고 어지러움증이 가셨으니 저혈당이 맞는것 같아요.
일단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하는 날짜가 멀지 않아서, 오늘은 그냥 쉬고, 조만간 병원 가보려구요.

저혈당 쇼크의 원인은 다양한데...
활동량이 너무 많거나,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비되어도 온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식사 잘 못챙겨 먹고 일하다 "아~ 당떨어진다." 이런 말 하잖아요,

저는 어젯밤에 잠을 잘 못자고 계속 뒤척이면서.. 잘 시간에 못자서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비 되었나봐요.
그래도 계속 누워있긴 했는데... ㅠㅠ

우리 스티밋 이웃님들~
다들 영양제도 잘 챙겨 드시고...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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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ears ago 

이름만 들어봤지 실제 증상은 처음 듣네요. 늘 주머니에 사탕, 초콜릿 몇개는 챙겨두셔야 되겠는데요? 병원에서 치료 잘 받으시고 항상 조심하세요.^^

감사해요. 모르고 겪으면 너무 놀랐을거 같아요.
우리 이웃님들께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 적어보았답니다.

집에 사탕은 없는데... 챙겨둬야겠어요. 너무 놀랐거든요.

진짜 위험했네요 ㅠㅠ
병원가셔서 꼭 검진 받아보세요!!!

네.. 검진 잘 챙겨서 받으려구요.
어쨌든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다신 하고싶지 않지만..

저도 참고해야겠어요. 비슷한 증상이면 병원에 가면서 사탕하나 정돈 입에 넣어야겠네요

사탕, 초콜릿, 설탕, 꿀 등이 좋대요.
빨리 흡수되고 당을 쭉 올려주는거요.

당분을 함유한 액체 예를 들어 콜라나 사이다를 구비해야겠네요.

액체가 흡수가 가장 빠르거든요.

아.. 맞다.. 야쿠르트 같은것도 좋다고 했어요.
콜라 사놔야 겠네요. ^^

정말 많이 놀라셨겠어요 ㅠㅠ

완전 깜놀했죠.. ㅠㅠ
저랑 남편이랑 둘 다 직간접 경험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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