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제서 : 불안정한 혼돈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호러영화

[포스터 이미지]

   한국 개봉전부터 해외 평이 꽤 괜찮아서 국내개봉을 기다리고 있던 영화. 북미권에선 개봉이 코로나 대유행시기와 겹치는 바람에 조용히 묻힐뻔하다 훌루(Hulu)에서 서비스한 덕분에 본 사람이 많아진듯함. 한국개봉이 미뤄지거나 아예 안될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최근에 개봉을 했다. 하지만 개봉한지 며칠 안됐는데도 상영관 찾기 꽤 힘들었음. 대중적인 영화가 아니기에 예상은했지만 주말에 각잡고 멀리 나가야지만 볼수있다는 점에서 상영관수에 아쉬움을 느꼈다.

인셉션보다 블랙미러에 가까운 영화

   홍보문구에 인셉션을 엄청 언급하던데 이 영화와는 결이 많이 다르고, 그보다 블랙미러 초기 시즌(1-2시즌)과 좀더 비슷 하다고 생각. 근미래산업의 현실적이고 암울한 이미지와 함께 차가운 분위기로 주인공의 불안정한 내면을 표현해내고 있다.

   청불등급 호러영화이기 떄문에 폭력수위는 잔혹해도 역겨울정도는 아니다. 갠적으로 건조하게 타들어가는 분위기의 호러영화를 좋아하는데 포제서가 그런 영화. 주인공의 심리에 같이 몰입하고 긴장감을 느끼면서도 카메라의 건조한 시선이 그들과 적당한 거리감을 줘서 영화가 끝난뒤에 불안감을 깨끗히 털어낼수있음.

주인공 몸을 차지한 진짜 포제서(소유자)는 누구인가

   일단 스토리를 간략히 말해보면.. 주인공 타샤 보스는 타인의 의식을 강탈하는 기술을 이용해 청부살인을 하는 암살자이다. 타인의 몸에 동화될수록 자아에 대한 혼란은 커져가고, 살인의 기억들은 그의 일상에 조금씩 침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중 보스는 콜린 테이트라는 남성의 몸에 들어가 그의 약혼자와 아버지를 죽이라는 임무를 맡게되고, 불안정한 의식이 그를 흔들면서 상황은 점점 복잡해진다.

   초반부터 눈에 띄었던 부분은 카메라가 인물(피사체)을 주로 정중앙이 아닌 측면에 배치하는 점이었다. 특히 보스가 자신의 몸에 있을때 다른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 그녀는 대부분 프레임 가장자리에 있고 텅빈 공간이 중앙을 차지한다. 그런 보스와 대조적으로 의식을 되찾은 콜린을 찍을땐 클로즈업샷이 늘어난점과 그를 중앙에 가까운 위치에 배치한게 눈에 띄었다. 이런 연출때문에 타샤 보스라는 캐릭터는 영화의 주인공인데도 다른 인물보다 더 거리감이 느껴지는 인물이다.

   영화를 보면서 보스가 타인의 몸을 사용하고 다시 자신의 몸으로 되돌아올때마다 그를 이루는 자아의 살점들이 한조각씩 떨어져나가는것 같았다. 관객을 혼돈속으로 밀어넣는 듯한 연출을 통해 어느순간 내가 본 ‘타샤 보스’라는 인물이 진짜로 ‘타샤 보스’인건지 아니면 그가 거처간 수많은 자아의 파편들중 하나인건지 혼란스러웠음.

두 배우가 2인 1역으로 연기한 주인공

   영화의 주인공 타샤 보스는 두 배우가 2인 1역으로 연기한 캐릭터이다. 복잡한 인물임에도 배우 앤드리아 라이즈버러크리스토퍼 애봇이 열연하여 하나의 인물로 연기해냈다. 특히 앤드리아 라이즈버러가 이 영화의 처음과 끝에서 중심을 잘 잡아주었는데, 그가 초반에 영화가 유도하려는 감정의 방향과 무게를 잘 잡아주었기에 중후반부에 크리스토퍼 애봇이 가속도를 내서 달릴수 있었다고 본다.

   앤드리아 라이즈버러는 영화뿐만 아니라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실하게 필모를 쌓아온 잉글랜드출신 배우. 블랙미러 시리즈의 크로커다일 에피소드에서 처음 봤는데 연기를 인상깊게봤던 기억이 난다. (특히 해당 에피소드 마지막씬에서 내뿜었던 그 표정은 아직까지도 잊혀지지않는다. 스스로 걷잡을수없이 저지른 범죄의 결말을 맞닥드리기 전, 비로소야 느끼는 죄책감과 후회, 불안, 회피 그 모든게 배우의 표정안에 들어있었음)

   크리스토퍼 애봇은 외모가 엄청 익숙하고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데 필모는 다 초면이라 당황스러웠다. 유일하게 아는 작품이 제시카 비엘 주연의 드라마 The Sinner인데 데체 언제 출연한거지? 싶을정도로 기억이 안난다. (심지어 꽤 비중있는 역할이었음) 암튼 연기력이 좋으니 좀더 큰작품에서 봤으면 하는 바램.

악명높은 B급 호러감독의 아들, 브랜든 크로낸버그

   포제서의 감독 브랜든 크로낸버그의 아버지는 그로테스크한 호러연출과 높은 수위의 영화로 유명한 데이비드 크로낸버그 감독이다. 다른 리뷰를 보면 영화에서 이런 아버지의 영향이 보인다는 평이 많다. 아직 그의 영화를 본적이 없어 비교는 못하겠지만 대부분 필모에서 B급 포르노적인 성적, 폭력 수위나 옛날사람다운 여캐 사용방식을 보면 굳이 볼 필요는 없어보인다. (그래도 비디오드롬, 더 플라이는 기회되면 볼 의향은 있음. 워낙 b급 컬트물의 고전같은 작이라)

   암튼 포제서가 신인감독으로는 꽤 괜찮고 개성있는 결과물이라 굳이 아버지와 견주지않아도 될듯하다. (자꾸 아버지랑 비교하면 나중에 빡돌아서 수위만 파격적인 싸구려영화 찍을수도 있다)


지난주 일요일은 거의 하루종일 영화관에 눌러앉아 새로산 책도읽고 기대했던 개봉영화도 두편이나 본 알찬 하루였다. 이 영화는 그날 본 두편의 영화중 하나로 기대했던것 만큼이나 내 취향을 저격했던 호러영화였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로 내 기대감을 무너트리다 못해 분노로 가득차게 했던 영화가 있었으니.. 그 영화가 무엇인지는 다음 포스팅을 기대하시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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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영상자료원에서 브랜든 크로넨버그 감독과 인터뷰한 영상이 있어 댓글로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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