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포츠-1

스포츠 종목의 도입
한국이 서구식 스포츠에 처음으로 접한 것은 조선 말기인 1897년(광무 1) 영국 함대가 인천에 입항하여 수병들이 축구 경기를 시범으로 보여준 데서 비롯된다. 그 후 한국 조정의 궁내대참리(宮內對參理)와 어전통역(御前通譯) 등의 벼슬아치 중 외국어학교 출신들이 '대한축구클럽'을 조직하였는데 이것이 한국 축구팀의 효시이다. 이어 서울의 젊은이들 사이에 축구가 유행하여 많은 팀이 생겨나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야구는 1903년(광무 7) 서울 종로에 YMCA를 세운 미국인 선교사 G.L.질렛이 이듬해 봄 YMCA 회원들에게 야구를 가르쳤다. 그리고 1905년에는 관립 한성고등학교(지금의 경기고등학교)의 다카하시(高橋)라는 일본인 교사가 야구팀을 만듦으로써 서울에 두 팀이 생겼다. 그 해에 두 팀이 훈련원(訓鍊院)에서 한국 최초의 야구 경기를 펼쳤는데, 승리는 고등학교 팀에게 돌아간 것으로 되어 있다.

연식정구(軟式庭球) 역시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정확한 도입연도는 기록이 없다. 다만, 고종 황제가 땀을 흘리면서 하는 외국인들의 연식정구 시합을 보고 "그렇게 힘드는 일을 하인들에게 시키지, 왜 직접 하느냐?"고 하문(下問)하여 그들을 어리둥절하게 하였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기록에는 황명원(黃明源)·연학년(延鶴年)·이세정(李世禎) 등이 금강(金剛)클럽을 조직하여 1910년 이래 오랫동안 전국 연식정구계를 주름잡은 것으로 되어 있다.

농구는 11년에 YMCA 뒷마당에서 수많은 사람이 편을 갈라 게임을 하고 연습도 하는 광경을 찍은 사진 한 장과 그 뒷면의 설명이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이로 보아 농구도 YMCA 창립과 더불어 한국에 도입되었음이 확실하다. 1920년에는 YMCA 팀이 일본에 원정하였는데 이것이 한국 농구의 해외 경기의 효시이다.

육상경기는 어려운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포츠라서, 상당히 오래전부터 도입되어 경기대회는 운동회 또는 학교 대운동회 때 달리기 등을 중심으로 거행되었다. 공식 기록으로 남아 있는 본격적 육상경기대회는 1908년(융희 2) 훈련원에서 열린 연합운동회이다.

생활체육
한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취미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한국 정부는 서울에서 개최된 제24회 올림픽경기대회 직후인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를 만들어 다양한 생활체육을 지원하였다. 그리고 2016년 엘리트스포츠단체인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하여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시도하고 있다.

남북관계
끝으로 한국의 스포츠는 남북관계의 개선에도 많은 역할을 하였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의 탈냉전 분위기 속에서 남북한 정부는 체육회담을 연달아 개최했고, 그 결과 1990년 제11회 아시아경기대회 공동응원단을 파견하고 남북한 통일축구대회를 서울과 평양에서 개최하였다. 이듬해인 1991년에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및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 단일팀을 만들어 내보내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1990년대 말에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함께 남북한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3차례에 걸쳐 통일농구대회가 서울과 평양에서 개최되었고, 2002년과 2005년에는 통일축구대회가 개최되었으며, 2000년 시드니에서 개최된 제27회 올림픽경기대회부터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최된 제20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까지는 남북 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하였고, 2002년 부산에서 개최된 제14회 아시아경기대회와 2004년 대구에서 개최된 제22회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북한 선수단이 파견되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중단되었던 남북 체육 교류는 2018년부터 재개되어, 2018년 평창에서 개최된 제23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에서 남북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하였고, 여자 아이스하키에서 단일팀을 결성하였으며, 통일농구대회를 재개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개최된 제18회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여자 농구, 조정경기, 카누경기 종목에서 단일팀을 결성하였다. 이때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급하게 결성되는 과정에서 수년간 훈련에 참여하고도 직전에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선수가 생겨 공정성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