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문학-4

in #korea10 months ago

1970년대 이후의 문학
1960년대의 평론가들에 의해 주도된 참여문학운동은 1970년대에 이르러 범문단적 경향으로 확산되어갔다. 특히 1970년대의 유신체제와 도시산업의 발달 및 남북공동성명의 세 가지 특성은 참여문학에서 두드러진 주제가 되거나 정치적 사건으로 나타났다. 황석영(黃晳暎)의 《객지》, 이문구(李文求)의 《장한몽》, 윤흥길(尹興吉)의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조정래(趙廷來)의 《청산댁(靑山宅)》, 김정한(金廷漢)의 《인간단지》 등이 모두 도시산업화로 인한 후유증을 주로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1960년대에 시인 신동엽(申東曄)의 《껍데기는 가라》, 최인훈(崔仁勳)의 《광장》 등으로 나타난 통일지향적 분단문학은 1970년대에 윤흥길의 《장마》를 비롯해서 박완서(朴婉緖)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문순태(文淳太)의 《잉어의 눈》 등과 함께 분단 이후 한국문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80년대에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리얼리즘 문학이 보다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1980년 광주에서의 참사를 경험한 문인들은 우회적 언어로 광주를 알리고자 하는 한편, 민중이라 불리는 이들이 당하는 고통과 이들이 장차 전개하게 될 저항에 주목하였다. 광주를 다룬 문학작품으로는 황석영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홍희담의 《깃발》, 임철우의 《어떤 넋두리》, 윤정모의 《밤길》 등이 있다. 또한 한국의 민초 혹은 민중의 겪어온 고통과 끈질긴 생명력에 주목하는 대하소설들이 80년대 문단을 장식하였는데, 70년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 이어 황석영의 《장길산》, 김주영의 《객주》,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이 있다. 노동자 문학 역시 이 시기의 특징 중 하나로,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 정화진의 《쇳물처럼》, 안재성의 《파업》 등이 있다.

1990년대는 한국문학에 있어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1980년대의 문제의식을 지속하기보다는 보다 차분한 시선으로 1980년대를 회고하는 후일담 소설이 등장한 데 이어 1990년대 중반부터는 탈리얼리즘을 표방하는 작품들이 등장하였기 때문이다. 김영현의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를 시작으로,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 양귀자의 《숨은 꽃》, 공지영의 《고등어》,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등이 이어졌다. 그러한 가운데 최영미, 공지영, 신경숙, 고선옥 등의 여성작가들이 새로운 문제의식을 선보이며 여성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경마장 가는 길》의 하일지, 《아담이 눈뜰 때》의 장정일, 《영원한 제국》의 이인화 등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분류되는 작가들이 큰 반향을 얻게 되었다.

이후 한국 문학은 리얼리즘과 현실참여에서 더욱 벗어났고, 1990년대의 작가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정서를 찾기 어려운 방향으로 나아갔다. ‘장르화’ 내지 '탈중심화'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정이현의 《낭만적 사랑과 사회》, 김애란의 《달려라 아비》, 김중혁의 《엇박자 D》, 박민규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등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기타
한국문학에서 '발표지'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개화기 문인들은 스스로의 자금으로 책을 발간하는 형식으로 시작되었는데, 《창조》, 《폐허》, 《백조》 등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그 뒤 1920년대 초부터 1930년대까지 《영대(靈臺)》, 《금성(金星)》, 《장미촌(薔薇村)》, 《조선문단》, 《시문학》, 《문예공론》, 《해외문학》 등이 식민지체제 하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리 문학을 키운 공적은 매우 크다. 이와 같은 문예지들은 거의 문인들 자신의 희생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8·15광복 후에는 《문예》 다음으로 1950년대에 《현대문학》이 등장하여 현재까지 한 번도 결간 없이 발간되는 가운데 수많은 신인을 배출시켰는가 하면, 《자유문학》, 《사상계》, 《문학예술》 등 문예지와 종합지의 역할도 컸다. 1970년대부터는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 《세계의 문학》이 한국의 문학계를 이끄는 주요 잡지로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였으며, 1990년대 중반부터 발간된 《문학동네》는 후발주자이지만 《세계의 문학》을 제치고 3대 문예지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문학과 지성》은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폐간된 후 1988년 《문학과 사회》로 이름을 바꾸어 발간해오고 있으며, 《세계의 문학》은 2015년 폐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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