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rt]시골풍경수채화

in #kr-art7 years ago

안녕하세요~~
@artist-ej 은작가입니다! :D

다들 설 잘 쇠고 오셨나요?
저는 명절하면 시골 할머니집을 떠올려요.
요즘에는 워낙 도시에 사는 분이 많아서
대도시에 아파트에 사는 집이 많지만!
제 머릿 속의 시골집이라고 하면
이런 풍경이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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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할머니집을 보고 그린 건 아니지만
그려놓고 보니 비슷한 따뜻한 느낌에 바로 연상되더라구요.

이를테면 해질녘 밥짓는 연기가 폴폴 올라오고 있는 옛날 한옥집이나 마구잡이로 쌓인 돌담,
슬레트지붕의 흙벽으로 된.. 그런 시골집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 모두 돌아가시고
도로 공사로 인해 추억이 깃든 시골집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지만

제 머릿 속의 명절풍경은 아마 쭉
그 시절에 머물러있을 것 같아요.

충청도 산골 청양 화산리의 한 시골집에..

멀기도 하고 길도 안좋고 네비도 없던 시절 출발하면 기본 7시간을 막히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끝말잇기도 하다 휴게소도 들리고 한참 자다 깨다 반복하다 일어나면 어슴푸레 해 질 무렵이 되곤 했어요.
스물스물 어디에선가 거름냄새, 소똥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이제 도착할 때가 된거지요. 그러면 오랜 시간 눌려 헝크러진 머리를 빗고 옷매무새를 다듬고 나서 도착한 차에서 내려 골목어귀에서 부터 큰 소리로 “할머니~ 할아버지~~ 저희 왔어요!!” 하고 동네가 떠나가라 외치면 버선발로 달려나와 꼬옥 안아주시며 “아이구~ 우리 똥강아지들 왔어? 어여 들어가 고생했어.” 라며 엉덩이를 두드리는 손길이 어찌나 반가운지. 마당을 지나 신발을 벗기도 전에 먼저 와있던 식구들이 마중나와 인사하며 반겨줍니다. 누구와 인사하고 안했는지 기억도 안날만큼 한참을 여기저기 인사를 하면 ‘아~ 드디어 도착했구나!’하며 편안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한숨돌리며 주위를 둘러보면 하나뿐인 티비앞에 줄줄이 누워 스포츠중계를 보는 여러 장정들의 뒷모습과 한쪽에서는 화투판이 벌어져 한창 열을 올리고 있고 부엌에서는 할머니의 지시에 따라 분주하게 음식준비를 하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다 마루를 돌아다니며 심심해하는 동생과 눈빛교환 후 둘이 슬그머니 신발을 신고 마당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큰아버지와 막둥이인 아버지가 16살의 터울이 있는 덕분에 사촌들과 기본으로 띠동갑씩 나이차이가 나는 터라 항상 그 틈에 끼지 못하고 가장 막내인 동생과 둘이서 심심함을 달랠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갈 곳을 잃고 나온 마당에는 언제봤다고 꼬리치며 인사하는 시골개가 격하게 반겨줍니다. 잠시 이름 모를 똥개와 인사하다보면 엄마가 밥먹으라고 부르는 소리에 다시 쪼르르 집으로 들어갑니다. 큰 상을 네개나 펴도 부족한 자리에 한차례 먹고 일어나고 또 먹고 일어나고 할 동안 끝까지 자리에 앉아 열심히 먹고 나면 한 것도 없는데 금새 잘 시간이 되어버렸어요. 시골에서는 10시전에 자야하는 법칙이 있는건지 다음 날이면 일찍 일어나야해서 그런건지 항상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거 같네요. 절절 끓는 온돌바닥에 덮고 있던 무겁고 두꺼운 솜이불은 어느새 발로 차버리면서 정신없이 자다보면 꼭 화장실이 가고 싶어 눈이 떠질 때가 있는데 마당을 지나 멀리 떨어져 있는 푸세식화장실이 왜 그렇게 무섭고 가기싫던지.
그런 마음을 알고 할머니가 미리 방안에 넣어둔 요강을 아주 요긴하게 쓴 기억이 나네요. 이건 진짜 비밀인데 화장실가기 무서워서 마당에 있는 텃밭에 몰래 노상방뇨한적도 있다고 말할 수 없어요!
다시 쿨쿨 자다가 밖이 시끌벅적해져 주위를 둘러보면 이미 음식준비하러 나가버리고 없는 엄마의 부재를 알아차리며 그제서야 아침이 밝아온걸 깨닫게 되지만 이불 밖은 위험하니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이불 속에서 뒹굴거리다 결국 방문을 활짝 열면서 빨리 일어나라는 할머니의 잔소리에 꿈틀거리며 일어나곤 했죠. 나가보면 아궁이에는 펄펄 끓는 가마솥물이 한가득 데워져 있었고 마당에서 쪼그려앉아 세숫대야놓고 찬 물 한바가지 더운 물 한바가지 부어 눈꼽을 떼어내던 명절 아침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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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포스팅하려다 딴길로 빠져
추억이야기만 잔뜩 늘어놓게 되어
마무리를 어찌해야 될지 몰라
그려둔 그림사진찍는 걸 방해하고 있는
귀여운 저희 집냥이를 투척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머릿 속의 명절의 기억,
할머니집에 대한 추억은 어떠한가요?

                   @artist-ej

❤️팔로우&보팅&댓글&리스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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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분위기의 시골은 가본지 오래된거같네요 ㅎㅎ
저희 큰집들은 다 아파트에 사셔서..
그래도 그림을 보니 그곳의 느낌과 감성이 살아나는거 같아 기분이 좋아요.
집냥이도 넘나 귀엽.. (나만 고양이 없어 엉엉 ㅠㅠ)

그래도 어느 곳이든 내 기억 속의 분위기와 냄새, 특유의 느낌이 남아있잖아요!
냥이 너무 귀엽죠!! 아파트뿌셔 지구뿌셔

전 그런 느낌이 어렸을때 살던 아파트 단지에 남아있네요 ㅎㅎㅎ
지금은 재건축으로 사라진 그 동네.. 이쁘고 깔끔하게 바뀌었지만 가끔 가보면 이전의 느낌이 안남아있어서 너무 아쉬워요 ㅠㅠ
아파트 뿌수고 지구 뿌수셔도 되요! 냥이니까요!!

할머니들이 모두 대도시에 사셔서 ^^ 저런 느낌보다는 그곳의 냄새 색깔등이 기억에 남내요

그쵸~ 요샌 거의 도시라.. ㅎㅎㅎ
그래도 그날의 냄새와 분위기는 다 비슷하지않을까 싶네요!

안녕하세요 뉴비 funnydony입니다.
블로그에 좋은글들 많은 것 같아서 팔로우 하고가요
괜찮으시면 맞팔 부탁드릴게요 !
좋은 하루 되세요 :)

도니님!! 반가워요~ 스팀잇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고양이가 주인 노트북에 올라가 방해하는 사진을 많이 봤었는데, 그림 위에도 올라가네요.^^ 주인님아 이거만 하지말고 나랑 놀아줘냥 하는 느낌.

ㅋㅋㅋㅋ 종이가 네모모양이라 그런지 박스속에 들어가는거 좋아하듯 잘올라가더라구요! 치워도 치워도 자꾸만 다시 올라가서 애먹었네요

그림이 참 예쁘네요^^
옛날 시골집의 배경이라..... 냥이도 귀엽네요~~~~

감사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플랑크톤도 춤추게 한답니다 ㅎㅎㅎㅎ

친가 외가 할머니 두분 다 도시에 사셔서 시골 할머니댁은 항상 책에서만 보던거에요. 그래서인지 시골할머니댁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어요. ^^ 부럽네요^^

아! 이런 로망이 있을 수도 있을거란 생각은 못해봤는데 새롭네요!! 백년가까이 된 집이였는데 도로공사로 사라져버려서 지금은 추억으로만 남아있지요~ ㅎㅎㅎ

참 쉽죠? 할 것 같은..
저희 시골집 생각나네요 :)

시골풍경은 언제나 정겹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헤헷

악! 고양이ㅋㅋㅋ 너무 예뻐요ㅋㅋㅋ

애교많은 냥이랍니다~ 하는 짓도 예뻐요 ㅋㅋㅋ

할머니댁에서 친척들과 눈 썰매를 탄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뒷 산이 있어서 비료포대 가지고 올라가서 신~나게 탔던 기억이 ㅋ

우와 그거 진짜 재밌어요 ㅋㅋㅋㅋㅋ 손 빨개지는거도 잊어가며 타는데

맞아요!ㅋㅋㅋ다시는 못타는 소중한 추억..

글도 그림도 참 푸근하네요.^^
덕분에 저도 어릴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좋습니다~^^
좋은 작품 잘 감상하고 가요~~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알고보면 저랑 비슷한 연령대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