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기] #04. 챕터 구성 짜기
책 전체의 구상이 끝났다면 이제는 세부적인 구성을 잡자
책의 목표를 잡고, 목차도 마련하고, 책이 어느 방향으로 굴러갈지 대략의 기획을 끝냈다면 이제는 세부적인 구성을 잡아야 할 때다. 각각의 챕터에 대해 어떻게 글을 쓸지 구성을 잡는 것이다. 그냥 글을 쓰면 되지, 꼭 챕터의 구성을 짜야 하냐고?
백화점으로 예를 들어보자. 백화점 1층엔 화장품, 2층엔 옷 매장, 3층은 스포츠 매장, 4~5층엔 가전 매장, 6층엔 명품관. 이렇게 큰 틀을 짜는 게 책의 목차를 정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제는 각 층을 어떻게 꾸밀지, 화장실은 어디에 배치하고, 에스컬레이터와 각 매장과의 동선은 어떻게 짜고, 세일 매대는 어디에 설치할지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
소설이나 수필 등의 문학작품은 이런 식의 챕터 구성이 필요없다. 하지만 비소설 분야의 책들은 어느 정도 구성을 잡아놔야 집필하기에도 편하고, 독자 입장에서도 읽기가 수월하다. 물론 이런 구성 기획 없이 그냥 집필을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책의 목표와 목차가 정해졌으니, 그 흐름에 따라 쓰기만 하면 된다. 다만 처음 책을 내려는 초보 작가의 경우는 챕터별 구성까지 짜놓으면 한 권을 집필하는 데 실패할 확률이 훨씬 줄어든다.
챕터 구성의 실례
책마다, 작가마다 챕터를 어떤 식으로 구성할지는 달라진다. 이 글에서는 책을 처음 집필하는 초보 작가들을 위해 어떤 형태의 구성이 있는지 실례를 몇 가지 제공하고자 한다.
나도 예전에 써본 적이 있지만, 영어회화 책들의 경우는 대개 이런 포맷으로 하나의 챕터가 구성된다.
핵심 표현을 소개하는 인트로.
핵심 표현이 들어간 영어 대화. 주로 ABAB 4줄 정도.
대화 해석과 핵심 표현에 대한 설명.
핵심 표현을 응용할 수 있는 예문 서너문장 추가.
더 공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충/심화 학습.
마지막으로 핵심 표현을 한 번 더 확인 정리.
이렇게 포맷을 짜놓으면 그 다음에는 각 목차에 맞게 내용을 채워넣기만 하면 된다.
학습 도서만 이런 구성이 필요한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에 읽었던 이성주 작가의 <사극으로 읽는 한국사>를 보자. 공부를 하기 위한 학습 도서가 아니고, 교양 서적이다. 이 책은 25편의 사극과 영화를 소재로 한국사를 재미나게 풀어쓰고 있는데, 각 챕터의 구성은 똑같다.
드라마 소개: 제목과 간략한 줄거리.
드라마 속 흥미로운 소재를 제목으로 소개.
본문에서는 흥미로운 소재에 얽힌 역사 이야기를 알려줌.
마지막 팁으로 본문 내용과 연관된 재미난 짧은 이야기를 보여줌.
이 구성에 맞춰 처음 두 챕터를 살펴 보면 아래와 같다.
1. 드라마 소개: 기황후
2. 챕터의 제목: 황후도 노비도 되는 파란만장 공녀의 삶
3. 소재에 얽힌 역사 이야기: 공녀에 대한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4. 본문 내용과 연관된 재미난 짧은 이야기: Tip) 객첩(客妾)과 헌첩(獻妾)
1. 드라마 소개: 밤을 걷는 선비
2. 챕터의 제목: 과거 시험에 목숨을 걸어야 했던 양반
3. 소재에 얽힌 역사 이야기: 양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몸부림과 과거 시험에 얽힌 이야기.
4. 본문 내용과 연관된 재미난 짧은 이야기: Tip: 6예(禮)
25개의 챕터가 모두 동일 구성이다. 앞서도 설명했듯이 이렇게 구성을 짜 놓으면 집필도, 독서도 쉬워지는 면이 있다. 다음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출간한 내 전자책 <영어 잘하고 싶니?>에서도 간략하게나마 구성을 짜서 집필했었다.
비유를 들어 재미있게 설명하기 + 동네 누나/언니의 영어에 대한 조언 한 마디(작가의 한 마디)
매 챕터 끝에 "작가의 한 마디"라는 코너를 넣어서 본문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말, 조금 더 설명해주고 싶은 말, 조언해주고 싶은 말을 적어 넣었다.
이런 구성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책들도 차근히 살펴보면 그 안에 대략적으로라도 구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제목을 밝히진 않겠지만 몇 달 전에 읽었던 한 수필집도 이런 구성으로 되어 있었다.
자신의 경험담 + 그 챕터의 주제
지인의 경험담 + 그 챕터의 주제
지인이 들려준 얘기 + 그 챕터의 주제
이 경우에는 각 챕터의 주제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인트로로써 자신이나 지인들의 경험담을 사용했던 것이다.
Paint by Number. 따라하면 완성되는 챕터 하나.
작가에 따라서는 굳이 챕터의 구성을 짜놓지 않아도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쓰다보면 어느새 챕터 하나, 책 한 권이 완성되는 경우도 있다. 반면 반드시 챕터의 구성을 짜놓고 그걸 따라가야 책을 쓸 수 있는 작가들도 있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고 단정지어 얘기하기는 어렵다. 작가의 취향에 따라, 책의 종류에 따라 결정하면 될 일이다. 다만 초보 작가에게는 챕터의 구성을 짜놓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는 건 확실하다.
혼자서 만드는 공예 키트 중에 Paint by Number라는 것들이 있다. 그림에 칸이 나뉘어 있고, 각각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다. 그 번호에 따라 해당하는 색깔을 칠하게 되면 어느새 멋진 한 폭의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은 하얀 캔버스 앞에서 공포에 직면할 것이다.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스케치는 어떻게 하고 색 배합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니까. 하지만 이 방식을 따라하면 똥손이어도, 그림에 '그'자도 모르는 사람이어도 멋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각 숫자에 해당하는 색을 칠해주기만 하면 그림이 완성된다.

그림 전체의 색 배합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번호에 맞는 색으로 칠해주기만 하면 끝!
저작권 및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orphanjones/2374062695
챕터의 구성을 짜는 일은 그것과 비슷하다. 특히 초보 작가의 경우는 책 한 권을 기승전결에 맞춰 집필한다는 게 너무나 큰 짐처럼 느껴질 수 있다. 챕터 한 장이어도 마찬가지다. 당장 한 단락 쓰는 것도 버거운데, 짧게는 3~4 페이지, 길면 십여 페이지가 넘는 챕터를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 이렇게 막막할 때 이미 짜여진 구성에 맞춰 각 코너를 하나씩 적어가다 보면 어느 새 챕터가 하나씩 완성되어 갈 것이다.
앞에서 예를 들었듯이 비단 학습서가 아니더라도, 교양서적이나 에시이집이라 할지라도 대략적으로 챕터를 구성해놓으면 집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글을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렇게 챕터의 구성을 짜는 것도 시도해보시길.
영어때문에 스트레스받으시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멋지게 구성을 짜서 쓴 전자책 <영어 잘하고 싶니?>를 소개합니다! :D
현재 리디북스,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에서는 10% 할인이 진행되고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0^


책만들어는 일이 보통이 아니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그렇게 어렵진 않아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bree1042님 곰돌이가 4일치 모아서 2.0배로 보팅해드리고 가요~! 영차~
고마워용~!
잘 배우고 갑니다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불이님~ 올 한해는 책을 출간하시고 좋은 일이 많으셨을거라 생각됩니다. 내년에도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고맙습니다, 작가님. 작가님도 올해 책 출간하셨죠?
내년에는 더 대박나시길 바라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Paint by number 란 것도 있네요. 딸이 좀 큰 후 같이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네. 완성했을 때 꽤 괜찮은 명작이 되는 시리즈들도 있더라고요. :)
확실히 패턴이 있으면 읽기가 수월한 것 같아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부분을 비유와 유머적 요소로 커버해서 지루하지 않고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글만 쓴다고 책이되는건 아니군요!! 역시~~ 브리님^^
책도 상품이라,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죠. ^^
오오오
한동안 바빠서 스팀잇 못들어왔는데...
책 출간기라는 연재를..ㅎㅎ
와이프 그림동화같은 책 출간해주고 싶었는데 도움좀 받겠습니다!!!ㅎㅎㅎ
아무래도 제가 써온 글들과 그림 동화는 좀 다르겠지만, 제 시리즈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작가의 한 마디" 가 그렇게 들어가게 된 것이군요
사실 좀 궁금했거든요, 책이란거 자체가 작가가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인데, 왜 굳이 작가의 한마디라는것을 넣어서 이야기를 더 넣어주셨는지 ㅎㅎ 이제 좀 알고 갑니다 ㅎ
아, 그러셨군요. ㅎㅎㅎ 본문에 아무리 내용을 넣어도 노파심에 혹은, 안타까움에 뭔가 더 알려주고 싶은 게 생기더라고요. ^^;
그동안 경험으로 배우신 좋은 정보를 공개해주시네요~
2018년 남은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오늘도 디클릭!
씨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