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기] #02. 넌 왜 태어났니? - 책의 목표를 정하자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book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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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왜 태어났니? 책의 탄생설화


신화적 인물이나 영웅들에게만 탄생설화가 있는 줄 알았더니, 책에도 탄생설화가 있었어? 탄생설화란 별게 아니다. 입지전적 인물이 어떻게 태어나게 됐는지를 이야기로 만든 것이다. 그것은 그 인물이 실제로 태어났을 당시의 설화일 수도 있고(태몽에 용이 나왔다거나, 알에서 태어났다거나 하는 이야기), 그 인물이 어떻게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지에 대한 배경일 수도 있다.(좋은 동료를 만났다든가, 타고난 뚝심과 배짱으로 어려운 일을 밀어붙였다든가 하는 이야기.)

그렇다면 책의 탄생설화란 어떤 것일까? 저자가 어떻게 이 책의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어떤 내용을 쓸지 고민했으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집필했는가 하는 것이 책의 탄생설화다. 예를 들면 루이스 캐럴이 실제로 '앨리스'라는 소녀에게 들려주기 위해 쓴 책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됐다거나, 빅토르 위고가 성당 벽에 적힌 '숙명'이라는 낙서를 보고 영감을 얻어 <노틀담의 꼽추>를 집필했다든가 하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꼭 책의 탄생설화를 만들어야 하냐고?

약간 우스개소리처럼 탄생설화라고 쓰긴 했지만, 내가 진짜 말하려고 하는 것은 책을 쓰는 사람은 마치 탄생설화를 만드는 사람처럼 이 책은 왜 태어나야 하는가, 이 책이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명확히 해야한다는 점이었다. 즉, 책의 탄생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이 책의 목표는 무엇인가?


책한테 "넌 왜 태어났니?"라고 물었을 때 책이 한두 문장, 길어야 한 단락으로 설명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다. 아, 1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책은 비문학 책이다. 물론 소설이나 수필 등 문학적인 책들도 목표가 명확한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저 우리를 울리고, 웃기고, 가슴 떨리게 만들면 그것으로 문학의 할일은 다 하는 것이다. 누군가를 가르치고 계몽하려는 목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비문학은 다르다. 비문학 책들은 대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독자들은 그 목표를 이루고 싶어서 책을 선택한다. 그럼 어떤 목표들이 있을까? 지난 시간에는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 내 시선과 가치관이 녹아있는 나만의 목소리"를 찾으라고 했다. 그 핵심이 바로 책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각 책마다 목표는 다양하다.

글쓰기를 잘하는 법
영어회화 실력 늘리기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기
프리젠테이션 잘하는 법
숙소, 물가, 관광지 등 여행지에 대한 정보
책을 출간하는 법


만일 이렇게 책의 목표를 정했다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독자가 "이 책을 읽으니까 나도 글쓰기 실력이 늘 수 있을 것 같아. 영어회화를 더 잘할 수 있어. 프리젠테이션할 때 도움이 될 듯해. 여행갈 때 이 한 권이면 되겠어. 나도 책 출간해봐야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성공이다. 그 책은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할 일은 이거다. 책을 읽은 후에 독자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집필하는 것, 책의 내용 전체가 해당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책의 큰 틀을 잡아주어야 한다. 건물을 지을 때는 뼈대를 세우고 기초공사를 할 텐데, 책을 쓸 때는 어떻게 틀을 잡아줘야 할까? 바로 목차를 정해놓는 것이다.


책의 목차는 책의 설계도다.


아직 책 내용은 한 자도 쓰지 못했는데 목차부터 정한다는 게 이상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목차를 정해놔야 글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어떻게 전개가 되는지 가늠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책을 출간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독자에게 그 내용을 알려주는 게 목표라면 어떻게 틀을 짜면 좋을까? 처음부터 "원고쓰고 출판사에 연락하셈." 이렇게 쓸 수는 없다. 대개는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도입부 + 본격적으로 하고 싶은 말 + 결론"의 순서로 큰 틀을 짜게 된다.

작가에 따라 도입부의 틀을 잡는 법은 매우 다양하다. '출간'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단어부터 파고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신이 출간했던 책에 대해 소개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독립출간이나 자비출간을 했지만 훗날 유명해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실패한 출간기 사례를 들어 주의를 환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본론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글을 쓰고 출판사와 연락하는지, 혼자 출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틀을 짜놓으면 이런 식의 목차가 나올 수 있다. 여기에서는 글의 목표와 틀을 짜는 게 어떻게 목차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대충 크게 여덟개로만 잡았지만, 실제로는 더 세부적이고 긴 목차가 만들어지고, 흐름이 비슷한 몇몇을 묶어서 1부, 2부 이런식으로 나눌 수도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작가에 따라, 책의 목표에 따라 이 목차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1. 작가가 되고 싶니?
  2. 자기 안의 이야기를 찾아라.
  3. 책의 목표 정하기
  4. 원고는 어떻게 구성할까?
  5. 본격적인 집필 시작
  6. 원고 교정하기
  7. 출판사에는 언제, 어떻게 연락하지?
  8. 자비출판도 좋은 선택이다.


이 모든 구성은 원고를 작성하기 전에 완성하는 게 좋다. 본격적인 원고 집필에 들어가기에 앞서 원고에 대한 큰 틀을 잡고 대략적으로라도 목차를 만들어 정리하도록 하자. 그래야 글을 써가면서 집필 방향이 흔들리지 않고, 최초에 정했던 책의 목표를 향해 막힘없이 굴러갈 수 있다.

물론 쓰다 보면 목차의 순서를 바꾸는 일도 잦고, 왕창 들어내거나 대폭 수정해야 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원고 집필에 앞서 목차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설계도도 없이 무작정 집을 지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들어갈 수 없는 방, 운동까지 되는 ATM기기, 아무데도 못가는 계단을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일단 설계도를 잘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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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내려가도 들어갈 수 없는 방, 쭈그려 앉아야 쓸 수 있는 ATM 기기, 아무데도 못 가는 계단. 도무지 왜 태어났는지 알 수 없는 디자인들이다. 목차 아니, 설계도가 없었을까?


그런데 설계도를 작성할 때 중요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 있다. 이 건물을 누가 사용하느냐 하는 거다. 남녀공학인데 여학생 화장실이 없다거나, 장애인 복지센터인데 계단 옆에 경사로도 없고, 엘리베이터에 점자 자판도 없다면 아무리 멋들어진 건물이라도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책은 어떨까? 작가는 자신의 책을 어떤 독자가 읽을지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독자를 위한 설계도를 작성하고,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내 책의 기대 독자층에 대해서 얘기해보겠다.




영어를 조금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전자책 <영어 잘하고 싶니?>를 소개합니다! 네, 제가 지은 책이에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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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 금방 써질거 같은 느낌적 느낌이 옵니다...ㅎㅎ

그쵸? ㅎㅎㅎ 물론 실전에 들어가면 좀 다르긴 합니다만. ㅎㅎㅎ

건물로 비유하니 이해가 쏙쏙 되네요.ㅎㅎ

비유로 설명하는 게 제 특기랍니다. ㅎㅎㅎ

오오 브런치북 은상수상하셨군요? ^^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

오~~ 브런치북... 조회수 0이라 쓰다 만... ㅎㅎㅎ

나하님도 브런치 작가님이셨군요.

작가 까지야... 조회수가 0이었던... ㅎㅎㅎㅎㅎ

잘 읽었습니다~
타겟층, 목표를 정하고 한발짝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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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책의 목표가 흔들리면 이도저도 아닌 책이 돼버려요.

좋은 글입니다. 도움이 많이됩니다.

제 글이 도움이 된다니 정말 기쁩니다! :D

사람과 다르네요.ㅎㅎ
사람은 태어나고 나서 자신의 목차를 설계하는데
책은 목차를 설계하고 태어나는 건가요? ^^

책장이 빈 책(일기장이나 수첩)이라면 그들도 태어난 후 목차를 설계할 수 있겠죠? ^^


@bree1042님 곰돌이가 2일치 모아서 2.0배로 보팅해드리고 가요~! 영차~

고마워요~! :)

쉽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불이님 덕분에 더 용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뽀돌님이 추천해주신 그림동화책 쓰기 세미나 등록했어요 ㅎㅎ)
저도 내년에는 제 이름으로 된 동화책(물론 개인 소장용입니다 ㅋㅋ)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파치아모님의 동화책 응원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