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닢키우기

in #kr-cat7 years ago

직접 키운 캣닢 이만큼 자랐어요. 정인턴네 고양이 삼 형제의 반응은?

안녕하세요, 차 인턴입니다. 지난 9월 초부터 정인턴의 고양이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일명 '고양이 마약'이라 불리는 '캣닢' 재배를 시작했었는데요. 척박한 사무실 환경에도 불구하고 씨앗을 심은 지 6일 만에 싹을 틔우며 저 차 인턴의 마음을 설레게 했었죠.

지난 콘텐츠의 마지막 캣닢 근황 사진은 9월 18일이었는데요. 그 이후로 저의 캣닢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그럼 지금부터 초보 도시농부 차 인턴의 캣닢 재배 일지를 확인해보시죠.

캣닢키우기 시리즈 이전 편이 궁금하시다면

9월 18일의 캣닢 @더농부
우선 이전 편의 마지막 근황, 9월 18일 캣닢들이 뽁뽁뽁 싹을 올리던 시기입니다. 이렇게 앙증맞고 귀엽던 아이들이 약 열흘 후...

9월 28일의 캣닢 @더농부
이렇게나 풍성해졌습니다!

10월 5일의 캣닢 @더농부
10월 5일, 또 일주일만에 잎이 더 풍성해졌는데요.

차례로 사진을 놓고 보니 변화가 눈에 더 잘 들어옵니다.

매일 사무실로 출근해 수경재배 키트의 물만 갈아준 게 전부인데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주는 캣닢이 기특하기만 한데요. 물을 갈아주다가 캣닢의 뿌리가 부직포 구멍 아래까지 뻗어있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아마도 이 화분이 많은 캣닢들을 수용하기엔 너무 작은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른 블로거들의 후기를 보니 저 정도의 잎이면 줄기가 점차 굵어져 위로 뻗기 시작하던데... 제 캣닢은 얇은 줄기가 옆으로 누워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도한 분갈이 겸 솎아내기!

아이들이 비좁은 데서 한데 섞여 다같이 자라지 못하는 것보다 건강한 아이들을 옮겨주어 쑥쑥 크게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분갈이 겸 솎아내기를 시도해보았습니다.

0월 11일의 캣닢
건강하고 그나마 줄기가 굵은 아이들을 골라 이번 화분보다 큰 공간으로 이동시켜주었는데요. 이전에 있는 흙도 조금 섞어 분갈이를 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조금 작은 아이들은 일주일이 못가 시들어버렸습니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시도할걸 하는 후회가 막심했던 순간입니다. ㅠㅠ

10월 18일의 캣닢

10월 18일의 캣닢 @더농부
그렇게 살아남은 아이들입니다. 사실 몇 개만 건강하게 크게 키우자,라는 마음으로 시도했던 분갈이 겸 솎아내기였지만 이렇게 소수만이 남아버리니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효과가 있었는지 맨 왼쪽 끝에 있는 아이(일명 맨 왼쪽이)는 지지대 없이도 혼자 꼿꼿하게 서서 큰 잎을 계속 내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약 열흘 후...

10월 29일의 캣닢, 구 맨 왼쪽이 현 맨 오른쪽이는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더농부
구 맨 왼쪽이의 키가 날로 커지다 보니 옆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깻잎과 자꾸만 부딪히더군요. 화분을 돌려 맨 왼쪽이는 맨 오른쪽이가 됐습니다. 그리고 보니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커진 잎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습니다. 이날은 캣닢 첫 수확 날이었습니다.
한다. 첫 수확. 캣닢.

캣닢 첫 수확

아홉 잎...
그렇게 수확한 캣닢은 총 아홉 잎. 조금 상태가 좋지 않았던 세 잎은 제외해야겠습니다. 이전부터 이웃사촌 들깻잎에게 보이던 증상이 몇몇 캣닢 잎들에 그대로 나타나기에 (들깻잎과 닿지 않게) 화분을 돌려주고 물을 조금 더 뜸하게 주었더니 다른 잎들은 건강히 자랐습니다

수확한 캣닢들은 정인턴에게!
봉투에 담아 살포시 정인턴의 책상에 올려놓았습니다. 이 캣닢이 정인턴의 고양이 삼 형제에게 배달될 생각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는데요. 고양이 삼형제가 생 캣닢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딩동. 다음날 정인턴으로부터 온 사진과 동영상!

두근 @더농부
나른한 점심 직후의 업무시간, 저의 심장에 무리를 준 사진과 동영상이었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간 보는 둘째 고양이부터,

공격적으로 탐하는 셋째 고양이.

여유롭게 향을 음미하는 첫째 고양이까지! 모두 캣닢을 즐기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는데요. 영상으로 보면 그 반응이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구르고...

잎에 털을 비비며 냄새를 묻히고...

..!
이족보행의 기적까지...
캣닢키우기 1편에 많은 분들께서 댁의 고양이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속상한 댓글을 달아주셨는데요. 그래서 제 경우에도 반응이 없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도 사족을 못 쓰는 정인턴의 고양이 삼 형제네요. 엄마 마음으로 캣닢을 거의 두 달가량 키웠던 보람이 느껴집니다. 더 많이 수확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고요. 하지만 캣닢은 계속 자라니까요. 옆에서 영상을 함께 보던 손 인턴에게도 캣닢 예약 문의가 들어와, 올해는 계속 캣닢 재배에 몰두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초보 도시농부 차 인턴의 캣닢 재배기, 어떻게 보셨나요? 키우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결국 잎 몇 장을 수확했는데요. 눈에 띄게 행복해하는 고양이들을 보며 다시 정성을 가지고 캣닢들을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겨울이 다가와 15도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면 발아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집 안에서 온도를 신경 써주신다면 캣닢 재배,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햇빛이 적은 사무실에서 키우기 조금 힘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햇빛이 잘드는 곳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식물이니까요. 다이소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캣닢 키트로 우리집 고양이들에게 잠깐의 즐거움을 선사해주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