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없는 태도가 사회를 좀먹는 방식

in #kr-diary4 hours ago

살다 보면 느끼게 된다. 어떤 자리에서든 묵묵히 자기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책임을 회피하고 최소한만 하려는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을. 문제는 후자가 단순히 “개인의 태도”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영향은 생각보다 넓고 깊게 퍼진다.

책임을 다하는 사람은 결국 더 많은 일을 떠맡게 되고,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같은 위치를 유지한다. 이 구조가 반복되면 조직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지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살아남는 구조. 이것이 쌓이면 결국 조직 전체의 효율과 신뢰가 무너진다.

특히 이런 문제가 더 크게 체감되는 영역이 있다. 바로 공공 영역이다. 공무원이나 공기업과 같이 안정성이 높은 직군에서는 책임감의 차이가 더 두드러지게 보이곤 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일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신뢰의 문제로 이어진다.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무성의함,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회피하려는 태도, “이건 제 담당이 아닙니다”라는 말 뒤에 숨는 모습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게 맞나?”라는 의문을.

더 큰 문제는 구조적인 부분이다. 실수를 하면 강하게 책임을 묻지만, 잘해도 큰 보상이 없는 구조. 이런 환경에서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문제를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 된다. 그 결과, 책임감 있는 행동이 오히려 손해가 되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결국 이 문제는 개인의 도덕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제도, 문화, 평가 방식이 함께 얽혀 있는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시스템 안에 있더라도,
자기 역할을 다하려는 최소한의 태도는 필요하다. 사회는 거창한 변화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에 의해 유지된다.

그래서 더 아쉽다. 그 당연한 기준이 지켜지지 않을 때, 우리가 체감하는 불신과 피로는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저 “자기 일을 제대로 하는 것”.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이 기준이 가장 지켜지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괴테는 이런 말을 남겼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이다.”

어쩌면 문제는 특별히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역할을 가볍게 여기는 ‘평범함’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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