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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Feminism]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사유하지 않음은 인생에서 가장 후회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
여자들이 못생긴 여자를 뒷담화한다는게 제일 개그네요. 깔깔 그들 사회에서 여성의 경쟁력을 외모에 두기 때문에 우리들 사이에서도 오로지 외모만을 대상으로 둘거라고 생각하는 착각..........
여자들이 못생긴 여자를 뒷담화한다는게 제일 개그네요. 깔깔 그들 사회에서 여성의 경쟁력을 외모에 두기 때문에 우리들 사이에서도 오로지 외모만을 대상으로 둘거라고 생각하는 착각..........
피기펫 만세 !
뒷담화를 하는 사람과 안하는 사람이 있지요. 어느 수준의 뒷담화가 오가는지 안하는 사람으로서는 실감 하기가 어렵겠지요. 그러니 개그로 받아들일 수 있는건 좋은 일입니다.
어쩌면 제가 그 뒷담화의 현장에 있어보지도, 대상이 되어보지도 못했기 때문에 여성끼리 대화할때 외모가 비하의 대상이 될거라는 생각을 아예 못해본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외모뒷담화는 경쟁심리에서 기인한걸까요? 미디어가 제시하는 미인상에 가까워지기 위해 비교상대를 자신 내부에 두지 남들에게 두지는 않아요. 그래서 경쟁심리가 생기지 않고요.
생각해보니 뒷담화가 전혀 없을 것 같지는 않네요. 영화의 여러 장면에 나오잖아요. ‘나보다 못생긴 애가 우리학교 킹카를 낚아채다니’ 따위의 대사... 이 역시 외모가 아닌 다른 기준으로 경쟁을 할 생각은 없어보이는 대사로 보입니다.
뒷담화를 하는건 "걔보다 내가 더 잘났다" 라는 우월감을 느끼려는 욕구의 표현이고 더 들어가보면 열등의식이 숨어 있습니다. 외모뒷담화를 하는 사람은 외모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가치관을 가집니다. 따라서 자신보다 외모가 나은 사람에게 열등의식이 있는 반면 외모가 떨어지는 사람을 보며 위안을 삼습니다. 한국사회에 외모지적이 팽배한 것은 그만큼 한국사회 전체가 (남성 여성 모두) 외모에 크게 집착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첨언하자면 우월의식과 열등의식은 동전의 양면같은 것이고 외모뿐만 아니라 돈, 학력, 심지어 애인/배우자 (우리 애인/배우자가 더 잘났다) 에도 다 적용이 가능합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집착에서 자유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설명의 단순함을 위해 "경쟁" 이라는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했는데, "타인이 자신을 욕망해주기를 바라는 욕망" 이라는 말로 대신해 볼수도 있습니다. 화장하고 꾸미는게 자기만족 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을 보고 감탄해 줄 대상 (혹은 나를 보고 욕망해줄 대상) 이 없다면 무의미해집니다. 남녀를 떠나 외모는 타인의 친절함과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힘이고, 특히 여성이 외모를 가꾼다는건 데이팅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는 것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받는 대접이 바뀌는 (친절함, 배려, 웃음, 자신을 향한 욕망의 시선) 결과를 낳지요. 그리고 외모를 가꾸려는 동기는 말그대로 다른 여성과의 경쟁심리에서 발현되기도 합니다. 여초인 과에 가보면 여성이 빡세게 화장을 한 경우가 많지요. 반면 미국 변두리 공대 같은 곳 (지역/문화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극심하게 남초인 환경) 에 가보면 한국 유학생 여성은 1주일에 교회가는 날 빼고는 전부 쌩얼로 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자 유학생은 품귀현상을 겪는 반면 남자 유학생의 공급은 하늘을 찌르는 지라 여성간의 경쟁이 불필요한 환경이거든요.
미디어에서 제시하는 미인상이라고 하면 마치 미디어라는 대타자가 대중에게 "이것이 미인상이다" 라고 세뇌를 시키는 거 같은 뉘앙스가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느정도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하기는 하나 여성의 미인상이라는건 남성에게서 무의식적으로 호감과 욕망를 불러일으키는 상을 말하고, 남성이 어떠한 요소에 긍정적으로 반응할지 부정적으로 반응할지는 이미 유전적/생물학적으로 어느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미인상 또한 큰 틀은 다 정해져 있습니다. 돌려 말하면 째진 눈이 다시 트렌드로 돌아올 확률은 있지만 고도비만이나 극도의 체중미달이 미의 이상향이 되는것은 불가능 하겠지요.
미디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채널 돌리다 보면 여성 몸매 관련한 요가/피트니스 프로그램이 참 많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여성은 얼굴 뿐만 아니라 몸매도 좋아야 한다는 오늘날의 한국 여성 미인상의 시발점을 제공한 사람은 남성이 아니라 2000년대 초중반 한국에 피트니스 붐을 일으킨 몸짱 아줌마 정다연씨 였습니다. 그것도 집에서 밥하고 빨래만 하는 주부가 아니라 아름답고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 되자는 모토로 말이지요.
써주신 긴 댓글 잘 읽었습니다.
종족의 번식 필요성이 사라진 현대사회에서 이성에게 외모 어필을 통해 선택을 받아 세대를 이어갈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외모로만 승부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쟁이 필요없음에도 남성들에 의해 원치않는 경쟁구도에 놓여진 여성들은 마찬가지로 경쟁적 우위에 놓이는 것도 딱히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경쟁의지의 상실은 꾸밈 포기의 행동으로 나타나고 저는 이것이 탈코르셋이라 생각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비교를 통한 개인의 건강한 발전이 아니라 타자에 의한 강제비교를 통해 서열화가 된다는 점입니다. 보통 남성에 의한 외모 줄세우기에 따라 여성들이 적대감, 우월감, 열등감이 갖습니다. 이 논리라면 외모뿐 아니라 학력 성적 재산 에 의해서도 줄세우기를 통해 비교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가 됩니다. 더 나아가면 신체적 우위를 가져서 얻는 장점을 당연하게 여기며 장애인을 경쟁사회에서 패배했다고 여기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여대와 여초과를 전부 다녀본 결과 꾸밈의 동기는 남자에게 잘보이는 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외모를 가꾸는데에는 이성에게 잘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내인적이든 외인적이든 다른 요소가 적용됨을 뜻합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외모 한가지만이 판단기준이 되어서도 안되지요..
제가 철학이나 인문학을 배운 적도 없고 더더욱 논리적으로 말하기를 연습한 적도 없는 까닭에 알아듣기 힘든 대답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대화와 토론에 능하신 님(뭐라고 불러야할지.......??) 께서 제 의견을 백번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댓글이 좀 늦었네요.
왜 사람이 외모를 보느냐의 기원을 파고 들어가보면 영장류 시절부터 익숙한 것을 보면 뇌에서 안전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익숙하지 않은 것 (통계적 아웃라이어) 을 보면 위험의 신호를 보내는 식의 위험감지 메커니즘의 일환으로 발전해왔다는 이론이 있네요.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을 모아 평균을 내 보면 미남 / 미녀가 탄생합니다 (익숙한 것이 곧 미의 기준이 된다는 뜻). 또, 남성이 여성에 비해 이성 외모를 더 보는 까닭은 아무래도 시각적 정보를 바탕으로 더 건강한 후손을 낳을 수 있는 유전자를 선택하는 방향 (젊음, 골반, 건강미) 으로 진화해 왔다고 하는 이론도 있습니다. 실제 현대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의 "사회적 지위" 를 많이 따지는 반면 남성은 "허리-골반 비율" 과 "어려보이는 얼굴 상" 을 중요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아무래도 그걸 반영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오늘날에는 결혼/자손 번식이 더 이상 필수가 아닌데 이런게 왜 중요하냐 라고 물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수만년간 진화를 통해 만들어진 메커니즘 (시각정보를 통한 이성 선택) 은 무의식중에 작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위" 가 사라졌다고 해서 사라지는게 아닙니다. 유전자 레벨에서 그렇게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가령 여성은 배란일에 얼굴이 평소보다 홍조를 띄게 되는데 이 기간에 여성은 평소보다 성욕이 늘어나며 1년 365일 발정기인 남성은 이런 홍조를 띈 여성을 볼때 성욕이 상승합니다. 뇌에서 더 호감을 느끼고 성욕을 느끼도록 뇌가 무의식적으로 심리와 신체에 지시하는 것이지요. 여성의 화장, 특히 볼터치는 이런 홍조를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여성이 화장을 했을 때랑 그렇지 않았을 때랑 이성의 반응이 다른 것이 이러한 이유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반응은 머릿속에서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이쁘군->경쟁력이 있군->유전적으로 나은 자식번식 가능성->오케이 성욕상승" 같이 의식적으로 일어나는게 아니라 그런것에 무관하게 무의식적으로 나옵니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 와서 외모의 중요성이 줄었느냐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외모의 힘은 이성교제/파트너 선택 과 같은 특정 컨텍스트 안에서만 작동하는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라면 그 어떤 종류에도 발휘됩니다.
외모가 이토록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걸 가지고 차별을 하는 것은 물론 용납되어서는 안되겠지요. 유독 한국에서 외모를 중요하게 따지는 문화가 있고, 그걸로 인해 사회 구성원에게 많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온전히 남성탓" 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 논리또한 전혀 타당하지 않구요. 일단 남성/여성은 모두 외모를 보도록 디자인 되어 있습니다. 남성이 좀 더 그러한 경향이 두드러질 뿐이지요. 여성이 주 고객층으로 있는 까페같은 곳에서는 훈남알바를 두면 매출이 늘고 손님 컴플레인은 훅 떨어지는 현상이 종종 보입니다. 또, 남성이 이성 외모에 큰 중요성을 부여한다고 해도 그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남성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무의식에 일어나는 심리/신체적 반응을 의식적으로 억누른다는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외모가지고 차별을 하는 현상이 아예 사라졌다고 할수는 없겠지요 (특히 우리나라로 한정해 볼때). 외모지적질이 일어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성끼리 서로 외모지적질을 하는 일도 다반사인데다가 여성이 남성에게 외모지적을 하는 일도 빈번합니다 (수염좀 깎아요, 코만 좀 고치면 좋을텐데, 등등). 따라서 강조되어야 할 메세지는 "남녀를 떠나 외모로 상대를 평가하지 말고 외모지적질을 그만두자," 가 되어야지 "모든 것은 남성 탓이니 남성이 책임을 져야 한다." 가 아닙니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 업적을 완전히 무시하는 얘기며 (이 세상의 주인은 여전히 남성이라는 전제), 이중잣대와 차별을 합리화하며 (여성은 외모지적해도 면죄부 / 남성은 외모지적 안해도 이미 유죄), 현대 여성이 스스로의 주체의식이 없다는 얘기 (여성이 남성에 의해 세뇌당했다는 주장) 입니다. 수많은 논리적 오류와 무근거 억지 주장을 포함하는 것은 물론, 여성은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이 모든 사회적 현상의 책임에서 자유로운 반면 남성은 남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전부 책임을 져야한다는, 근본적인 평등/정의의 가치와 법치적 사상에도 위배됩니다. 이게 과연 평등을 주장하고 정의를 원하는 사람들이 펼칠만한 주장일까요?
저는 한편으로는 놀라우며 한편으로는 우려가 됩니다. 이토록 모순덩어리고 논리가 결여된 주장을 컬트적으로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과 사회 구성원 절반을 죄악시하며 증오의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남을 미워하는것" 으로 머릿속을 채우고 그걸 바탕으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한다는 것도 그리 건강해 보이지 않습니다.
얘기를 하다보니 이 얘기 저 얘기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무슨 말씀 하시는지 다 이해합니다. 공감도 되구요. 저 또한 줄세우지 않고 서로 친절하고 차별없이 대할 수 있는 세상을 원합니다. 우월감/열등감은 족쇄같은 거라 사실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제일 피곤하지요.
저는 자연과학 계열이라 저도 딱히 인문학/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냥 소싯적에 그런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책은 많이 찾아봤던 기억이 있는데, 내용은 다 까먹었네요 ^^; 아참 이름은 크립토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