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투자자가 차트를 보면 안되는 이유
차트만로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어려운 용어가 많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읽지 않는 것이 좋다.
무조건 오른다는 말은 언제나 사기다.
차트 분석은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
펀드매니저는 애널리스트를 신뢰하지 않는다.
천천히 공부하라.
▲ 사진 출처 : 플래텀(Plutum.kr)
비트코인 열풍이 한차례 파도 처럼 지나가는 모습입니다. 비트코인이 최고점 대비 반토막 났고, 알트코인들은 80~90%까지 하락한 코인까지 있을 정도니까 투자자들의 계좌가 얼마나 가벼워졌을지는 충분히 예상할 만 합니다. 문제는 하락장에 대부분 큰 손해를 본 이들이 12월 이후 들어온 신규 투자자들이란 점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비트코인 급상승 이후 생성된 거품장에 들어와 적게는 60에서 90% 이상 손해를 봤을 것입니다. 벌 사람들이었으면 그 전에 들어왔겠죠.
비트코인 카페들에서 보면, 하소연 중 가장 마음 아픈 이야기들이
“남편 몰래 8,000만원 대출 받아서 알트코인을 샀다. 처음에는 오르더니 1월 이후 폭락해 지금 500만원도 안남았다.”
이런 이야기들이 참 많죠. 또 처음 들어온 분들이 꼭 카페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들이 있어요.
“OO코인 어떻게 될까요? 차트 분석해 주세요.”
그러면 몇몇 사람들은 차트를 그려놓고 나름대로 논리를 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사실 근거 없이 본인의 생각에 오른다. 내린다. 두고봐라.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기본적으로 차트는 신뢰할 만한 투자 도구가 아닙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차트가 아니라 차트를 분석해 놓은 글들이 되겠죠. 그리고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셨다면 남들의 투자 분석을 보지 않길 추천드립니다.
1. 차트만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차트 분석 글을 보면 마치 모든 이치를 꿰뚫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수려한 문장과 어려운 용어로 무장해 수 많은 투자 기법으로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특히 처음 접한 모르는 것이 많은 사람일 수록 이런 언변에 현혹됩니다.
만약 차트가 상승추세선과 하락추세선이 어느 한 지점에 수렴하는 차트의 그림이 있다고 해 봅시다. 거래량이 어떻든 간에 누군가는 4시간 봉, 누군가는 일일 봉을 여타 다양한 시그널 툴을 사용해 주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결론이 다양합니다.
또 다른 경우 전날 비트코인이 하락했다고 합시다. 그것에 대해 엄청난 분석이 나올 것이고, 그로 인해 다음날 예측을 할 것입니다. 지나간 것에 대한 분석은 대체로 비슷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한 예측은 제각각 다 다릅니다.
차트 분석을 참고 할 때는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공부하고, 볼 줄 아는 눈을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 1~2월 유행하던 차트입니다. 지금은 많이 잠잠해졌어요. 이차트에 의하면 우리는 어디에 와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2. 어려운 용어가 많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읽지 않는 편이 좋다.
이 부분은 용어에 대한 낯설음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일부 소수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분석이 아니라면, 쉬운 용어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만약 어려운 용어로 도배되어 있는 글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면 글쓴이의 의도는 두가지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는, 어려운 용어를 사용할 경우 사람들이 더 박식한 사람으로 볼 것으로 여기는 경우.
또 하나는, 남을 설득시킬 생각이 없는 경우.
너무 어려운 용어로 이해가 가지 않는 글들은 너무 힘겹게 분석하지 말고, 넘어가는게 더 좋습니다. 그리 좋지 않은 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무조건 오른다는 말은 언제나 사기다.
다수는 아니지만 간혹 무조건 오른다는 글들을 보곤 합니다. 대다수는 신경 쓰지 않지만, 간혹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분들은 이런 말들도 신뢰하는 경우가 있어요.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든, 아니든. 무조건 오른다. 한번 봐라 하는 글들은 무조건 뛰어넘으세요.
이런 글들 속에서도 진위를 확인하고 싶거든, 문맥을 파악해보세요.
첫 번째는, 글 속에서 ‘근거+주장’이 있다면, 근거를 분리해서 사실 진위를 파악해보세요. 근거가 사실이라면 해당 근거만 참고하세요. 주장은 필요 없어요. 만약 근거도 사실과 거리가 있다면, 버리세요.
두번째는, 근거가 모호하거나 없는 경우는 그냥 버리세요. 근거 없는 주장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과 같아요.
4. 차트 분석은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다.
차트 분석에서 도망갈 구멍이 보인다는 것은 잘 쓴 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의 구조가 (1) 현재까지 차트에 근거해 보니 이러한 상황이다. (2) 앞으로 이런 상황이 전개될 경우, A라는 경우의 수가 생겨날 것이다. (3) 그렇지 않고 반대의 경우, B라는 경우의 수가 생겨날 것이다. (4) 만약,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대비해야 하는데 이 경우 C의 경우로 대비해야 한다.
대부분 이러한 글의 형태입니다. 이런 경우 작자의 생각은 A이지만, 아닐 경우 B,C의 경우도 상정해 놓는 것입니다. 좋은 글은 단정짓지 않습니다. 본인의 생각을 적고, 투자자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겨두죠. 초보 투자자는 아직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힘이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읽고 이것을 내 주관대로 해석할 수 있는 지식의 근육을 키워야 합니다.
▲ 지난 1월 10일~17일의 차트 변화입니다. 이렇게 급격하게 떨어질 지 누가 알 수 있었을까요? (출처 : 코인데스크)
5. 펀드매니저는 애널리스트를 신뢰하지 않는다.
펀드매니저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취합하는데, 애널리스트들의 분석글 또한 상당히 참고를 합니다. 펀드매니저들이 애널리스트들의 글을 참조하는 방식은 대게 이렇습니다.
먼저, 글을 읽고, 그 안에서 ‘사실’과 ‘주장’을 분리
합니다. 그리고 주장을 버리고, 사실만 따로 종합합니다. 사실로만 이루어진 데이터를 가지고, 투자 결정을 자체적으로 내립니다. 우리가 매주, 매일 읽는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를 참고만 해야 하는 이유는 주관적 생각은 누구나 다를 수 있기 때문이겠죠.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 쓴 글이라도
“아 이사람은 이렇게 생각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하세요.
6. 천천히 공부하라.
개인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제 경험으로 설명을 드립니다. 저는 차트 분석에 그리 능통하지 못합니다. 크게 관심이 없고, 위에 설명드린 것 처럼 다른 전문가나 투자자들의 분석글에서 사실만 추출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선은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준비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처음부터 노력 없이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금물 입니다. 하루 하루 조금씩 배워 나가야 합니다.
또 우선 차트보다 거시 경제 공부 부터 해야 합니다. 우리가 투자하는 상품들이 실제로는 실물 경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세상에 어떤 유익을 주는지에 따라 상품의 가치가 변동 됩니다.
거시 경제를 보면 시대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알 수 있고, 자연스럽게 어떤 것이 후에 성장할지 예측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비트코인이 나온지 올해로 9년 째이지만, 차트만 보고, 거시경제를 모르는 사람은 빨라도 1-2년 전에 투자를 시작했을 겁니다. 그것도 상당히 빠른 겁니다. 하지만 전 세계의 동향과 산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투자자라면 그보다 3~5년은 앞서 투자했을 겁니다. 거시 경제를 보는 눈이 차트를 해석하는 것 보다 휠씬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초보 투자자들은 차트부터 보시지 않길 바랍니다. 차트는 수단적이고, 부수적 도구로 사용해야지 그것이 모든 것을 알려준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좋은 관점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