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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언어능력의 한계, 언어의 한계, 사고의 한계

in #kr-philosophy6 years ago (edited)

저도 똑같이 생각합니다. 언어는 인식을 제한하지 않습니다.일련의 실험들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있습니다. 독일어를 쓰면 논리적이 되고 프랑스어를 쓰면 감성이 풍부해진다는 식의 주장이 많았는데, 근거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어 화자는 음악을 잘해야하고 한국어 화자는 예의발라야 하는데 어디 그렇습니까? 언어는 문화의 결과로 나오는 것이지 그 원인이 된다고 보지않습니다. 관련해서 나중에 저도 레퍼런스를 들고 포스팅해볼 계획인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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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언어가 인식을 제한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각각의 언어 사용자들은 그 언어가 주는 "외적인 느낌"을 어쩔수없이 안고 간다고 봅니다.

예로 들어주신, 프랑스어 사용자는 실제 성격이 불 같이 다혈질일 경우라도 그 분노를 표현함에 있어서 intonation 측면에서 '우아함' 이라는 제한을 받습니다. 화자가 원하는만큼 그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는거죠. 그래서 속은 불같은 분노를 갖고 있으나, 겉으로는 "유하고 부드럽고 우아한" 모습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다보면, 그 언어가 주는 "느낌" 을 사용자는 평생 어쩔수 없이 안고가야하지 않을까요?

저 또한 언어가 우리의 사고력 또는 인지능력을 좌지우지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우리의 보여지는 모습 또는 성격 등등에 일정 수준 이상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

음... 실제 프랑스어 화자가 분노를 표현하면서 자신이 우아하게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할는지요. 화자끼리는 충분히 분노의 감정이 교환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들린다는 것은 외부의 시선이지 않습니까. 우리말을 평생 써온 우리들은 우리말이 어떤 느낌으로 들리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피드백이 된다는 말씀인지요. 혹 단순히 외부에 보여지는 모습에만 집중하여 말씀하신 것이라면, 그럴수 있겠다 생각하지만, 결국 그것은 사물의 실제 모습이 아니라 오해된 피상적 모습이니 별 실익이 없는 논의라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하신 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죄송합니다.

역시나 제 글 실력이 좋지 못해서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네요 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같은 언어를 쓰는 사용자끼리는 그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겠지요. 하지만 저는 "각기 다른" 언어간의 차이에 초점을 두고 글을 썼어요. 제가 김리님께 쓴 댓글 이후에 sleeprince 님께 써서 해당 내용을 언급했다고 착각했습니다. 죄송해요, 댓글이 뜬금없는 내용이어서 당황하셨죠? ㅠㅠ

언급해주신 것처럼 언어간의 차이에 대해서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해당 언어의 사용자가 아닌, 제3 자겠지요. 해당 언어 사용자는 그 언어가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감정으로 인해 사용되었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으며, 무엇보다 주관적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런 맥락에서 저는 "외적인 느낌" 과 "보여지는 부분" 이라는 단어를 썼어요. 적어주신 것처럼 평생 우리말만 써온 우리는 외부에서 우리말이 어떻게 들리는지 짐작하기 어려우며, 우리말과 다른 언어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려우니까요 :) 때문에 제가 적은 "느낌" 이라는 표현은 해당 언어의 사용자 스스로는 모르지만 외부의 시선으로 보았을때의 느낌이라는 의미에서 적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점은 sleeprince 님은 사물의 실제 모습을 어떻게 판단하시는지요? 그리고 알맹이가 아닌 피상적 또는 외적인 모습은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우리 모두는 1차적으로는 외적인 모습을 보고 살고 있는데 말이죠. ㅎㅎ 더군다나 해당 이슈처럼 수치화해서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문제일 경우, 우리는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요? :) 저는 사실 수치화해서 분석하는 일을 주로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정성적인 문제나 인문학적인 이슈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습니다. 때문에 님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또 배울 자세가 되어있어요 !

덧, 이건 다른 얘기지만, '언어가 사고를 제한하는가' 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가설" 이 있더라구요. 혹시 나중에 이와 관련해서 포스팅하실 때 해당 가설들에 대해서도 알려주시면 전 수강생 입장에서 감사히 읽겠습니다 :)

제가 말했던 사물의 실제 모습이라고 말한 것은 사실 별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억센 경상도 말씨를 쓰지만 상냥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피상적으로 볼 때는 결코 상냥해 보이지 않지만, 막상 함께 지내보면 그 사람의 행동에서 실제 성격이 상냥함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말해, 단순히 언어에서 느껴지는 외부인의 '이러이러할 것이다"라는 겉핥기식 추단과 실제의 성격 사이에는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고 말한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것들을 실험해 보고 싶다면, 각기 다른 언어 사용자에게 특정 상황을 주고 행동상 혹은 감정상 서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그것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지를 살펴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이것은 무척이나 실험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저처럼 언어가 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회의 문화가 결과로서 각자 언어와 사람의 행태에 영향을 준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실험 설계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대충 설계해서는 상관관계인지 인과관계인지 알기 어려울 테니까요.

저도 전공자가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일 뿐입니다ㅎㅎ제 의견은 설득력 있는 한 책에 설득당해버린 결과일 따름입니다. 그래서 저도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주제는 제 친한 친구 하나와 만날때마다 논쟁하는 주제이기도 해서 관심이 많이 갑니다.

억센 경상도 말씨를 쓰는 상냥한 성격의 사진의 경우에서, '억센 경상도 말씨' 라는 외적 요소도 사람들이 그의 '실제 알맹이' 성격을 파악하는 데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겉으로 보기에도 상냥하고 실제로도 상냥한 A와 겉으론 무서워보이지만 실제론 상냥한 B 를 비교한다고 가정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B 가 상냥한 행동을 보였을 때 B 에게 A 보다 더 큰 호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반전의 묘미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ㅎㅎ 그런 의미에서 저는 외부에서 보는 시선 또는 피상적인 면도 그 나름대로 분석해볼 가치와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해당 이슈에 대해서 실험설계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논란이 몇십년째 정리되지 못한 채, 학자들간의 이견과 가설만 난무하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학계 대다수가 해당 문제는 증명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그와 비슷한 맥락일테구요 :)

저는 이러한 주제를 처음 접해봐서 언뜻 두려워하면서 다가갔는데, 생각하다보니 은근히 재미가 있네요 ! ㅎㅎ sleeprince 님은 관련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런지 저와는 달리 생각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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