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어법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존대를 왜 안 하느냐, 왜 반말을 하느냐 따위로 잦은 오해와 다툼이 일어난다. 영어를 쓰는 미국처럼 존대 자체가 없는 사회가 좀더 수평적이고 평등한 문화가 발달할 여지가 높다는 데에 동의한다. 말은 소통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상대나 사회로부터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받기도 하는 증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존대와 하대에 따라 우리의 감정에 기복이 생기는 이유는 말이 가진 이 계급적 표지 때문이다. 경어법이 우리나라처럼 세분화되어 있는 사회에서 동의하지 않은 하대를 받으면서 자존감을 유지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그래서 차라리 우리 나라의 모든 경어법을 ‘존대’ 즉 높임말로 통일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사실 지금 우리 사회의 공적 관계에서 존대는 이미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은 경어법이다. 예를 들면 나이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지만 취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인 동호회 모임 같은 데서는 회원 상호간 자연스럽게 서로 말을 높인다. 대학의 교수도 강의를 할 때 학생들에게 대부분 말을 높인다. 심지어는 기업체의 면접관도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 그 지위상의 위계와 상관없이 높임말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불편하거나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들은 적은 없다. 대통령도 국무위원이나 비서관들에게 (공식적으로는) 말을 놓지 않는다.
말 가지고 마음 상하고 감정이 나빠질 거라면 차라리 우리 모두 존대를 하는 게 가장 손쉬운 대안일 수 있다. 하대로 통일하는 것보다는 그편이 훨씬 낫다. 그러니까 집 밖에서만 말이다. 집 안에서는 예외로 하자. 그러니까 아버지와 아들이, 엄마와 딸이, 할머니와 손주 사이에서는 위치에 따라 존대와 하대를 적당하게 아름답게 사용하자. 그것은 본연의 도리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외 모든 인간관계에서 상호 말을 높이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건강하고 너그러워지지 않을까.
(* 이 포스팅은 몽상을 풀어낸 거니까 진지한 반론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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