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lyLee’s Life Magazine 10. ‘어떤 날 8 - 망가진 여행’을 읽고 -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

in #kr-writing7 years ago

LilyLee’s Life Magazine 10.
Books
<어떤 날 8 - 망가진 여행>을 읽고 - 뜻대로 되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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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정 외 6인의 저자가 쓴 <어떤 날 8 - 망가진 여행>을 읽었다.

이 책은 여행 무크지로, 각기 다른 저자들이 작성한 여행 에세이가 실려있는데 8권째인 이번 편의 주제는 '망가진 여행'이다.

첫 번째 저자는 프리모 레비의 무덤을 찾아갔지만 하필 개방하지 않는 월요일이었던 탓에 입구에서 돌아온다. 배탈이 나 종일 화장실만 들락거리다 집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아파서 호텔 방에만 처박혀 있다가 부리나케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다 하여도 여행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차를 놓치기도 하고, 전혀 엉뚱한 곳을 잘못 알고 찾아가기도 하고, 몸이 아프기도 한다. 인생과 꼭 같다. 어느 유명작가는 여행을 간다고 친구들에게 모두 알려놓고 짐을 싸고 배웅을 받고는 기차역까지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누구였는지는 너무 어렸을 때 봐서 잊어버렸다. 여행은 언제나 떠나기 전이 즐거우며, 그걸로 여행의 묘미는 다 느꼈다면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예기치 않은 일을 만나기 때문에 여행은 재밌는 것이 아닐까?

남편과 처음 갔던 파리에서, 아무 계획 없이 그냥 지도 한 장만 들고 돌아다니기로 하고 몽마르트를 찾아가는데 호텔에 있던 영문 지도를 보고 갔더니 몽마르트 공동묘지가 나왔다. 우리는 낄낄거리며 공동묘지에서 사진을 찍고 돌아왔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몽마르트 언덕이 어떻게 생긴 곳인지 모른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좌충우돌을 겪는 여행은 가지 않게 됐다. 이제는 길을 헤매도 구글 맵만 켜면 되니까, 인터넷을 검색하면 되니까. 가끔은 종이지도 한 장 들고 볼펜으로 표시해가며 돌아다녔던, 아날로그 여행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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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욱 들렸다가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저도 유렵 여행, 뉴욕 여행 다 망쳤었어요.
무엇보다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였죠.
너무 큰 기대와 벅찬 비용을 투자하면 탈이 나는 것 같기도 하구요.
릴리님 말씀처럼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했다 하더라도
완벽할 수 없는 게 여행이에요.
오히려 대충 계획없이 떠난 여행이 더 좋을 수도 있구요.

맞아요. 준비나 비용과 여행의 만족도가 꼭 비례하는 것도 아니죠.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걸 갈수록 느껴요 ㅠㅠ 정말 체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ㅎㅎ

맞아요 무언가 기대하면 꼭 실망하게 되더라고요ㅎ
그냥 훌쩍 떠나서, 일어나는 일들을 여행의 일부분이라 생각하면 더 즐겁더라구요!

짱짱맨=날씨인사...

요런느낌이군요...^^ 오늘은 날이 아주좋아요^^

호출 감사합니다.

ㅋㅋㅋ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