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반도체 이야기 – E-UV? PHOTO 공정을 알아 봅시다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capincau입니다.

지난 2월, 삼성전자에서 E-UV FAB을 짓는다고 기공식을 했습니다. 현수막이 거꾸로 펼쳐져서 행사 책임자의 안위를 걱정하던 분들이 많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해프닝이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기공식을 촬영한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엄청난 광고 효과도 얻었을 것 같습니다. 사실 현수막 제작업체의 책임이지 행사 책임자에게 뭐라고 할 일은 아닐 겁니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현수막이 아니니까 주제로 돌아가겠습니다. 기공식에 관한 기사를 찾아보면, 다음의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E-UV 기술이 상용화되면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2. 회로 형성을 위한 공정수가 줄어들어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3.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7나노 공정부터 E-UV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E-UV는 무엇일까요?

학창 시절 물리시간으로 돌아가보면,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켰을 때 무지개 색으로 나뉜다는 것과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인 가시광선이 파장이 가장 긴 빨간색부터 파장이 가장 짧은 보라색에 걸쳐 있다는 것을 배운 기억이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더 영역을 확장해서 빛이 파동이며 전자기파의 일종이라고 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SPECTRUM.jpg
그림 1 – 파장으로 구분한 전자기파의 종류

위의 표에서 극초단파(microwave)와 라디오파를 전파로 통칭할 수 있는데, 중학교 2학년 때 기술선생님께서 이렇게 외우라고 요령을 알려 주셨는데요, 제가 80년 후반에 중학교를 다녔습니다만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암기 효과는 정말 인정할 만합니다. ‘전적’아 ‘가자’, ‘엑스감마’로~(순서가 딱 맞지요?)

E-UV는 위의 스펙트럼에서 붉게 표시된 영역으로, 자외선 영역 중 파장이 가장 짧은 쪽에 있습니다. Extreme Ultra Violet의 줄임말로, 극자외선이라고도 불립니다. E-UV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가 되시지요? 그러면 E-UV를 반도체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 봅시다.

PHOTO 공정이란?

E-UV는 lithography라고도 불리는 PHOTO 공정에 사용합니다. PHOTO 공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positive.jpg
그림 2 – positive PR을 이용한 PHOTO 공정

negative.jpg
그림 3 – negative PR을 이용한 PHOTO 공정

PHOTO 공정은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과 원리가 똑같습니다. Photo Resist(앞으로 PR이라고 쓰겠습니다)라고 하는 감광액을 패터닝할 하부막 위에 도포하고 원하는 부분을 빛에 노출시킨 뒤 현상을 하여 필요한 부분에 감광액이 남아있는 상태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PR은 그 특성에 따라서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빛에 노출된 부분이 제거되면 negative PR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빛에 노출된 부분이 남으면 positive PR이라고 합니다. PR의 용도는 식각(etching)을 할 때 남아 있어야 할 하부막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PHOTO 공정의 핵심은 해상력

PHOTO 공정에서 기술개발의 목표는 더 높은 해상력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렌즈의 해상력이 떨어지면 또렷한 사진을 얻을 수 없습니다. 사진이야 감성으로 즐겨도 되므로 흐릿하게 찍은 사진이 시선을 확 끌어 당기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PHOTO 공정의 해상력은 반도체 제품에 심각한 문제를 만듭니다. 해상력이 낮으면 PHOTO 공정을 진행했을 때 원하지 않는 PR이 노광되어 패터닝이 불량해질 수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집적도를 높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해상력을 이야기하려면 분해능이라는 개념도 가볍게 설명을 곁들여야 하겠습니다. 인접한 두 물체(또는 점)가 있을 때, 분해능(두 물체를 구분할 수 있는 거리)을 d라고 하고 빛의 파장을 λ, 굴절률을 n이라고 했을 때 분해능은 다음의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resolution.jpg

분해능을 크게 한다는 이야기는 두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거리 d를 작게 한다는 뜻이므로, 빛의 파장(λ)을 줄이든지 빛이 지나가는 경로에 위치한 물질의 굴절률(n)을 높여야 합니다. PHOTO 공정에 사용되는 광원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g-LINE(436nm), i-LINE(365nm), KrF(248nm), ArF(193nm), E-UV(13.5nm)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E-UV를 사용하면 광원의 파장이 전 세대인 ArF보다 열 배 이상 작아지게 되므로 보다 미세한 패처닝이 가능하게 됩니다.

참고로 해상력과 분해능을 구분해 보자면, 해상력은 주어진 환경 또는 조건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분해능은 가장 좋은 조건일 때의 해상력을 의미합니다. '분해능은 100nm이나 습도가 높아져서 현재의 해상력은 150nm이다'와 같은 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삼성전자에서 공개한 E-UV FAB의 소식으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지금까지 DRAM과 FLASH를 포함한 메모리 제품에 E-UV를 적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칩 메이커들도 동일한 상황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겠습니다.

마무리

E-UV를 설명하면서 PHOTO 공정의 개념을 설명했습니다. 광원 관점에서만 간단하게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PR의 종류도 엄청나게 많고 PR을 적용하는 방법도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나 PHOTO 공정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반도체를 이해하는데 굳이 몰라도 좋다고 생각하여 그 부분은 건너 뛰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패터닝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번에는 ArF에서 E-UV로 기술의 단계가 넘어가는 동안 PHOTO 공정과 함께 미세 패터닝을 구현하는데 매우 큰 공을 세운 double patterning 기술(DPT)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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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한 에칭으로 갈수록 양자광학이 더욱 중요하겠네요.
이러한 공정을 알기쉽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공학이 점점 예술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관리가 무지 어려워지고 있네요 ㅎㅎ

쓰신글 전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조금만 자주 포스팅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막 생기네요 ^^

^^고맙습니다. 생각보다 글쓰기가 쉽지 않네요. 시간도 문제고요. 조금 더 힘을 내 보겠습니다~

분해능과 해상력은 다른 개념인가요? RES는 작을수록 좋은걸로 알고있는데 본문에서는 해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나와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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