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길, 호젓한 산길에서 도롱뇽 알을 만나다
광교산 상광교동 버스종점에서 다슬기화장실을 끼고 광교산로로 오르는 길이 있다.
다슬기화장실을 좌측에 놓고 창성사 앞을 지나면 광교산으로 오르는 길. 이 길은 차량출입을 제한하는 길이기 때문에 조용히 사색을 하면서 걷기 딱 좋은 길이다. 출입을 통제한다는 철책을 지나면 우측에 물웅덩이가 나타난다.
봄이 되어서인가? 나뭇가지는 연두색으로 잎이 돋아났고, 철 늦은 산 벚꽃은 이제야 환한 꽃잎들이 나그네를 반긴다. 이렇게 좋은 길이 지척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자연에게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다. 사람들은 어째 이런 길이 있다고 알려주지 않은 것일까? ‘딱따그르’,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아대는 소리마저 정겹다.
물웅덩이 안에는 벌써 알을 깨고 나온 올챙이들이 편하게 유영을 하고 있고, 아직 태동을 하지 못한 도롱뇽 알들은 하얗게 나올 날을 기다리며 꼼지락거리고 있다. 이 작은 것에서 자연의 이치를 배운다. 매년 철이 되면 알을 깨고 나와 자신의 생을 살아가는 많은 자연의 생명들. 그 안에 우리가 모르고 있던 생명의 움직임을 만난다.
자연에서 자연을 만나다
‘길에서 길을 만난다.’고 했던가? 이곳 광교산로 호젓한 산길에서 ‘자연에서 자연을 만난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시멘트 콘크리트 안에서는 감히 맛볼 수 없는 자연의 이치와 생명의 태동, 그리고 바람과 물소리, 흐드러지게 핀 꽃과 잎, 그 모든 것을 만난다. 이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프랑스 작가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사람은 오로지 가슴으로만 올바로 볼 수 있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단다. 자연을 눈으로만 음미하다보면 자칫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것만이 모두 인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가슴으로 자연을 느낀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온갖 소리와 바람까지도 느낄 수가 있다.
광교산로를 따라 천천히 오른다. 아직은 물소리가 그리 크지 않다. ‘졸졸’소리를 내며 흐르는 물이 한 없이 맑다. 동화 같은 연두 빛 봄을 온몸으로 느껴본다. 세상을 살아가며 ‘진정한 나’에서 멀어져 버린 나를 다시 찾아본다.
봄철 가장 걷기 좋은 광교산로
광교산에는 많은 길이 있다. 하지만 난 이 길이 정말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우선 조용하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잠시 동안의 즐거움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우리 선조들이 왜 이 계절에 돗자리 한 장, 술 한 병 챙겨들고 ‘화류(花柳)놀이’를 떠난 것인지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듯하다.
<아름다운 길을 따라가다>. 이 글을 쓰면서 새롭게 눈을 뜨게 된 우리주변의 작은 길들. 그 안에 진정한 마음과 몸의 힐링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살아가기 위해 사회의 일원으로 치열하게 치러야 하는 일상. 이 잠시 동안의 걸음이 나를 한결 가볍게 만든다. 생텍쥐페리의 가슴으로 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음미하면서, 다음에 또 다른 길을 걸어보아야겠다. 그 길엔 또 다른 자연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말이다.
광교 부자동네아닙니까 집값 후덜덜 하던데...좋은데 사시는군요.
광교사는 사람도 힘들어요. 사느것은 어디나 똑같은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