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블록체인=머신이코노미’ 공식에 숨은 난제

in #kr6 years ago

사람과 기업 간의 거래, 여기에 기계까지 자연스럽게 거래에 참여하는 것.

블록체인의 가장 야심찬 아이디어 중 하나가 아닐까요?

(인간둥절..)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한 이래 계속 이야기 된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냉장고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갖가지 기기들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의 일부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고, 암호화폐 지갑과 고유한 블록체인 기반 신원까지 부여받게 됩니다. 컴퓨터가 아닌 사물이 노드가 되는거죠! 

이 물리적인 가치의 인터넷이 가져오는 사업 가능성은 방대하고,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방식으로 거래 경제를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서로 길을 비켜주면서 암호화폐로 돈을 지불할 수도 있고, 냉장고가 우유가 다 떨어져 가는 것을 감지하고 식료품점에 돈을 내고 알아서 새 우유를 주문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제 갓 첫걸음을 뗀 기술의 지난한 논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떤 논쟁들이 있는지 천천히 살펴봐요!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소위 기계 경제(machine economy)의 여러 부분을 어떻게 구축할지에 관해 의견 충돌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다음 단계에서는 적어도 시행착오가 무수하게 발생할 전망이다.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 통합 전문 스타트업 스피어리티(Spherity)의 CEO 카스텐 스토커는 코인데스크에 이렇게 말했다.

아직 성숙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들, 그리고 화폐 암호화 방식과 보안 프로세스까지 통합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 시스템을 온전히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사물인터넷 기기와 관련한 어려운 결정들이 많이 남아있고, 어떤 경우에는 이 결정이 앞으로 수십 년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만큼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의 문제 중 하나는 범위가 너무나 넓다는 점이다.스펙트럼의 한쪽 끝에는 자동차 같은 연산 능력과 배터리 수명이 매우 긴 고부가가치 기계가 있는 한편 다른 쪽 끝에는 수많은 저전력 단순 기기들이 있다.그리고 두 경우 모두 설계상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인터넷으로 연결된 기기들과 분산원장을 연동하려는 사람들이 바로 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자동차와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과 블록체인이 결합한 세상에서 자동차의 잠재력과 쓸모는 실로 엄청나지만, 자동차 산업은 그 나름의 사업 및 설계 문제에 직면해 있다.예를 들어 자동차의 “생산 증명서”나 여타 식별 증명을 어디에 위치시킬지에 대한 논의가 있다. BMW나 메르세데스의 지적 재산이 집중된 기어박스에 들어가야 할까? 

아니면 엔진에 들어가야 할까?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하드 드라이브는 어떨까?물리적인 물체에 고유의 블록체인 신원을 부여하는 스타트업 리들 앤 코드(Riddle & Code)의 CEO 알렉산더 코펠(Alexander Koppel)은 자동차 내에서 거래 가능한 부품이자 기능으로써의 배터리에 대한 논의도 있다고 한다. 즉, 배터리가 에너지를 충전하고 저장해서 전력을 사용하고 판매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펠은 이 상황을 시적으로 이렇게 묘사했다.

배터리 회사들은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자동차의 영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편 딜로이트 블록체인 연구소의 수석 컨설턴트 토비아스 브레너는 차 안에 여러 가지 지갑을 탑재하는 것은 엔진과 배터리 간의 소통뿐만 아니라 차 지붕에 있는 태양광 패널 간의 소통을 가능케 할 수도 있는 직관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또한, 차내 오락 시스템 등에도 지갑을 탑재할 수 있다.

브레너는 “이 시스템들 내에 탑재된 여러 지갑이 조금 더 기계 자체를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어떤 엔진이 어떤 동력을 쓰는지와 같이 매우 분명한 시스템이 정착될 것”이라며 “시스템의 투명성과 복잡성 간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리들 앤 코드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과 협력해서 배터리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배터리는 수류탄과 비슷한 폭발성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 해킹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코펠은 “사물에 지갑을 탑재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혁신과 사업 잠재성만큼은 실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단순 기기들에 대한 논의

사물인터넷의 말단에는 저전력에 단순한 연산으로 작동하는 기기들이 있고, 여기서 블록체인과 네트워크를 통합하기 위해서 얼마나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생겨난다.어떤 사물인터넷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러한 물체들이 그저 안전하게 식별 정보를 송신하는 것 정도만 할 수 있으면 충분하며 그 이상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광범위한 무선 프로토콜 게이트웨이와 사물인터넷 기기들을 연결하는 토큰의 탈중앙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헬륨(Helium)의 CEO 아미르 할림은 이러한 기기들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할림은 또 무엇보다 비용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논의가 수백만이나 수천만 단위가 되면, 사람들이 자재 명세서(Bill of Material, BoM)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자재 명세서에 700원 정도만 추가하자고 해도 이것이 엄청난 액수의 비용이 된다.”

할림은 의약이나 식품 공급망을 추적하고 모니터링하는 센서 같은 단순 기기들이 적극적으로 블록체인에 참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기들은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전력도 조금만 쓰고 비용이 저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드웨어 보안 키 형태로 확실한 식별성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취약성, 봇네트 등이 널리 퍼져 재발하는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우리는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생성하고 블록체인에서 노드로 작동하는 기기인 게이트웨이로 복잡성을 이전하고 있다. 기기들을 값싸고 단순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의견이 다른 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는 사물인터넷의 말단에서 대부분 데이터가 발생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들의 목표가 이러한 단순 기기들의 연산 능력을 더 높이는 것이라고 말한다.HPE의 혁신 컨설턴트 크리스찬 리센바흐는 사물인터넷 기기들이 퍼져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수집되고 이 데이터를 모두 분류하려면 연산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작년 HPE의 디스커버(Discover) 행사에서 리센바흐는 팀과 함께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영국 라즈베리파이 재단에서 만든 초소형/초저가 PC)가 탑재된 아이로봇(iRobot) 진공청소기가 방 청소를 해서 번 암호화폐 토큰으로 스마트 플러그를 구매하고 재충전이 필요할 때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을 시연했다. HPE는 이를 제품의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 기업이 제품, 서비스, 지원, 지식, 셀프서비스 등을 하나의 묶음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부른다.리센바흐는 “단순 기기들의 연산 능력을 통해 수집한 모든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하고 이것이 데이터 센터나 블록체인으로 이전될 수 있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이 기기들에 연산 능력을 탑재하지 않고 그대로 두게 되면 결국 우리는 의미 없는 데이터에 힘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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