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남자가 된날(야설아님)

in #kr9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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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남자가 된날

내가 국민학교 6학년때
(그 때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 라고 불렀다)
지금처럼 농기계가 없던시절
논에 모를 내는데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어린 우리들도 모내기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어른들의 일손을 도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합숙까지 하는 축구부가 있었는데
우리 담임선생님은 이 축구부에 대한
애착이 광적으로 커서
축구부 아이들이 먹을 간식비며
각종 먹거리를 걷곤 했다.

농번기로 한참 바쁜 계절에
축구부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연습을 하고
운동신경이 무딘 나와
몇몇 친구들은 모내기 지원에 나갔다.

논에서 일하기를 서너시간
아주머니 서넛이 광주리에 점심을 이고
논두렁길을 걸어오고 있을 때
그 뒤로 빨간 유니폼을 입은
축구부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먹거리가 펼쳐질 즈음
담임 선생님은 모를 낸 우리들에겐
집으로 가라 하고
축구부 아이들에게
어찌보면 우리의 노동의 댓가인 밥을
먹이려고 했다.

나는 주변에 계신 어른들 앞에서
큰소리로 부당함을 이야기 했다.
어른들은 담임선생님에게 눈치를 줬고
결국 축구부 아이들은 운동장으로 돌아갔다.

내가 처음 남자가 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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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됐다는게 저거였군요 ㅋ
저한테 잠시 음란마귀가 씌였었나봐요 ㅋㅋㅋㅋ
잘보고 갑니다^^

음란마녀..

멋있어요. 콘님의 글은 항상 읽을 때면 장면들이 막 상상됩니다 ㅎㅎ

어린시절부터 당차셨네요 ㅎㅎ

저 소철 아닌데요 ㅋㅋㅋ
우리가 친해서 착각 했나봐요 ㅎㅎㅎ

아이고 ㅠㅠ 매번 글 읽는 두분이다보니 헷갈렸습니다 ㅎㅎ 문체도 비슷하셔서요
댓글 수정했어요 ㅎㅎㅎ

어린나이에 쉽지 않았을텐데 저렇개 얘기하기가
어릴때부터 상남자이시네요 💪

당당한 모습 멋잇습니다 할말하고 살아야하는데 쉽지 않죠~

역시 국딩때부터 멋지셨군요!!!
사실 저도 윗분 댓글 처럼 살짝 다른상상을 하며 왔다갑니가~^^

처음으로 남자가 된 후에도 줄곧 남자로 사셨던 것 같아요. 일전 사장과의 글들을 보면요.

비슷한 시기 남자가 된 많은 남자들은 어느 순간 남자로 살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멋진글 감사합니다.

제가 예상한 이야기랑은 조금 다른 내용이네요. 당당함에 대한 남자였군요... 앞으로 더 정진해서 음란마귀를 없애겠습니다.

제목을 보고 예상한 내용과 다른 내용이군요^^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오 그후의 선생님의 부당한 처사가 없었는지 궁금해지는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