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소나기'와 5.18민주항쟁 이야기(각색 소설) #1
원작 - 황순원
각색 - 채성현
(일부 시각에 따라서 편향적으로 비춰질수도 있습니다. 일부 인물은 실존인물이며, 가상의 상황으로 이뤄져있습니다. 이해부탁드립니다.)
#1
1980년 5월 2일. 윤 씨네 아저씨께서 신문기자를 그만두시고 내가 살고 있는 전남 광주로 이사 오시던 날. 나는 그 소녀를 처음 보게 되었다. 여린 입술에 분홍색 스웨터를 입고 있던 작지만 아름다웠던 그 소녀를.
다음날. 다행인 듯 다행 아닌 듯 나는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소녀를 볼 수 있었다. 교무실로 들어가는 소녀의 모습을 복도에서 볼 수 있었고, 우리 담임 선생님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 반으로 전학 올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게 되었다.
그래서 속으로는 너무 기뻤지만 복도에서 티를 내기에는 내 성격이 너무나 소심했다. 몸은 복도에 그대로 둔 체 목만 빼들어 교무실 안을 보고 있던 나를 발견한 학생주임 선생님에 의해 귀가 잡힌 체 끌려가 소녀의 옆에서 벌을 서게 되었다.
거기서 나는 원치 않게 담임 선생님이 소녀에게 말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설희야,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이곳 광주에서 학업을 마치려면 적응하기가 많이 힘들게다. 시골 애들이라서 도시 애들보다는 장난도 많고, 많이 거칠다. 그래서 솔직히 설희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구나.”
이 말을 들은 나는 머릿속에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대답해버리고 말았다. “선생님이요! 제가 잘 적응할 수 있게 옆에 항상 있겠습니다!” 옆에서 벌을 서고 있다는 걸 몰랐던 선생님은 나를 쳐다봤고, 소녀는 나의 말을 듣고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음... 설희야 네 생각은 어떠니?” 선생님이 소녀에게 물었고 소녀는 수줍은 듯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그렇게 그 소녀는 다음날부터 나의 짝꿍이 되었다. 내가 항상 등교해서 교실에 들어갈 때면 소녀는 항상 내 옆자리에 먼저 앉아있었다. 나는 수업 때나 쉬는 시간 때나 소녀를 바라보며 지긋이 웃었고 소녀는 항상 내가 왜 웃는지 물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잡아떼기를 반복했다.
다음날 쉬는 시간에도 내가 지긋이 바라보자 소녀는 말했다. “담임 선생님 말 하나도 틀린 것 없구나. 시골 애들은 다 장난이 많다더니...” 그 말을 들은 나는 소녀에게 말해주었다. “가정 선생님께서 관심 없는 장난은 없다 카던데?”, “ 이 말은 내가 왜 장난치는지 알겟제?” 나는 그 말을 하고 부끄러워 한손에는 연필을 들고 다른 손에는 휴지를 든 체 화장실로 달려가고 말았다.
내가 휴지와 연필을 들고 교실로 돌아와서 소녀 옆에 앉자, 소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나도 덩달아 나의 모습이 우스워 웃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우리가 왜 웃는지 알지 못해 관심을 주지 않았지만, 나는 알았다. 소녀가 나에게 준 긍정의 표시라는 것을.
수업시간이 모두 끝나고 종례 전, 청소시간에 소녀가 갑자기 나의 손을 잡고 보여줄 것이 있다며 뒷산으로 끌고 갔다. 나는 영문도 모른 체 소녀의 손에 이끌리면서도 청소를 해야 선생님께 혼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소녀의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를 보고서 말을 잇지 못했다.
#2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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