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된 사람
대기업 사모님의 갑질이 뉴스에 처음 나왔을 때, 나는 그저 성격이 괴팍한 사람이거니 했다. 모든 사람이 상냥하고 배려심 많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저 그 반대쪽의 사람이려니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영상과 음성으로 그녀의 실체를 접하는 순간, 앵커가 전한 댓글의 내용처럼 그녀는 경찰서가 아닌 정신과에 먼저 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판타지 만화에서나 볼 듯한, 악마에게 침식되어 더 이상 인간이라 부를 수 없을 것 같은 존재라고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녀의 악에 바친 고함을 혹자는 지옥에서 울려 퍼지는 샤우팅이라 했다.)
겉모습은 인간이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정신이 끔찍하게 변형됐을 때, 옛날에는 마귀에 홀렸다고 해서 불에 태워 죽이거나 했고, 요즘에는 뇌에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되는 경우 현대 의학으로 치료를 하곤 한다.
하지만, 과연 저 사모님의 경우 의학적으로 그런 병명이 진단될 수 있을까? 만일 아무 이상 없는 정상이라고 나온다면 저 괴물 같은 모습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저런 것도 평범한 인간의 범주라고 받아들여야 한다면 우리는 괴물들에 둘러싸인 세상을 살아야만 한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깨우치게 된다.
오랜 기간에 걸치지 않더라도 인간이 단기간에 괴물로 변하는 순간이 있다. 바로 과음이다. 나는 착하고 멀쩡하던 사람이 술을 마시고 괴물이 되는 광경을 수없이 봐 왔다. 그 얌전하던 사람이 술을 마시고 기물을 부수고 부모와 어른들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끔찍한 욕설을 내 뱉고, 정말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악마가 빙의한 듯한 모습으로 세상을 저주하는 모습을 봤다. 그것이 바로 알콜이 뇌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부위를 마비시킬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런 일들은 뉴스를 보면 매일 같이 볼 수 있다.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끔찍한 사건들은 모두 술을 먹고 일어나는 일들이다. 살인, 강간, 폭행... 대부분이 그렇다. 누군가 죽었다는 사건의 대부분은 술자리에서 일어난다. 성폭행 뉴스 역시 술자리 이후에 일어난다. 조폭에 의해 실명하고 죽음 직전까지 갔던 사건 역시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음주 후에 일어난 일이었다. 맨 정신에 일어나는 일들은 거의 없다. 음주로 인해 인간성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들은 그렇게 대부분 끔찍하다.
결국 모든 인간의 본성은 악마인 것인가? 그런 악마 같은 본성을 억누를 수 있는 것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것은 아닐까?
그나마 이렇게 음주로 인해서 일어난 일들은 술 핑계를 댈 수도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평소에도 그렇게 악마같이 된 인간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들은 인간의 뇌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데도 그렇게 악마같이 행동을 한다. 오히려 술을 마셔서 수준 낮은 파괴행위를 일삼는 것보다 더욱 고도화된 악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술을 마시고 개가 되는 사람의 습성을 고치는 두 가지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고 한다. (과학적인 방법은 아니고 민간 요법이라고나 할까. 나도 전해들은 거다.) 하나는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방법이다. 술만 마시면 사람을 때리는 놈이 있었는데, 어느 날은 오히려 이놈을 몽둥이로 개 패듯 팼다고 한다. 그러자 다음부터 신기하게도 술을 먹으니 얌전해졌다고 한다. 술 먹고 맞은 기억이 본능에 새겨진 것이 아닌가 싶다.
다른 방법은 술 먹고 개가 된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본인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평소에는 너무나 얌전하고 착한 사람이 술만 먹으면 악마로 돌변하곤 했는데, 그 영상을 본 후에 너무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더 이상 입에 술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이른바 인간뇌가 인간 뇌로써 작동한 결과다.
다시 위의 사모님으로 돌아가 보자. 사모님이 처음에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벗어난 행위를 했을 때 그의 부모님이 살아 있어서 회초리로 훈계를 했다면, 어쩌면 저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자식에게 매를 아끼지 말라는 말이 있다. 물론 이건 애를 잡도록 패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모든 걸 오냐오냐 봐주지 말고 혼낼 때는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저 사모님은 아마 공주님처럼 자라면서 그렇게 훈계를 제대로 받지 못했을 여지가 크다. 그래서 자기 자신도 자식들을 훈계하는 법을 몰랐을 것이다. 그 결과 자식들도 자신과 비슷한 괴물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이번 사태를 통해 사모님이 조금은 변화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두 번째 방법처럼, 자신이 저지른 추태가 뉴스를 통해 세상에 까발려졌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4년 전에 그 망신을 당한 딸이, 또 다시 불법행위를 해서 포토라인에 선다고 하니, 나이 먹은 인간은 역시 변하지 않는구나 싶은 회의감도 든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잃는 경험에서 단순한 감정적 쾌락 이상의 만족감을 얻는다. 삼매경이라 불리는 이 경지는, 올바른 방향으로 된다면 인간이 성취할 위대한 업적을 가능하게도 해 주고 온갖 고귀한 행위를 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방향이 잘못되면 위처럼 괴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자신이란 평소에 남들에게 말하는 ‘나’라는 존재가 아니고 자기 이름을 자기가 불렀을 때 느껴지는 이질감, 그 이질감을 느끼는, 즉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킬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진짜 자신이다. 그러한 진정한 자아만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게 만들어주고 인내와 성찰을 제공해서 드디어 인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나 역시 간혹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선을 넘는 행위를 할 때가 있다. 다행히 그런 행위를 하게 되면,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하고 반성을 하곤 한다. 아직까지 그렇게 반성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괴물이 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조그만 성공을 맛보거나 분에 넘치는 부귀영화를 손에 넣게 되면 드디어 쾌락이라는 감정에 매몰이 되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지 못하며 괴물이 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나 역시 어느 날 그렇게 될 지도 모르기에, 매일 자신을 되돌아보고 매사 조심하는 습관을 꼭 지켜야겠다.
소위 말하는 물리치료군요(...
빵 터지고 갑니다.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입니다 ㅋㅋ 물리치료
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 물리치료받지않아서 다행~이네요
물리와 화학이 누가 세냐 하는 농담도 있죠. ㅋㅋ
뇌개조수술이 극적으로 발달해서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맛이 간 양반들은 제정상? 표준으로 돌리는 세상이 올지도요??
저 사모는...살아온 과정이 있으니 지들이 감히라고 적반하장일거 같다는 생각이....ㅎㅎ
주기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할 필요가 절대절대절대로 있네요. 정말 끔직하네요.
나이가 먹을수록 더 느끼고 있습니다. 언행 조심!!!!
정말 뒤돌아보는 습관은 좋은 것 같아요, 저 또한 잘 들여놓은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영상을 보여주고 충격을 주는 방법이 있었네요.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저 사모님을 치료할 정신과 의사가 있을까요? 정신과 의사에게도 갑질 신공이 나올지도..ㅎㅎㅎ
인간
사람
너무 무섭게 변해가는게...슬픕니다
이런 말이 있죠
'타인은 지옥이다.'
그리고
'사람은 고쳐쓰는거 아니다.'
라는 말도 있다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