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리처드 도킨스, '조상 이야기'
우리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어서, 과거로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 500만 년 전 지구에 도착한다면,
우리의 조상과 어떤 인사를 나눠야 할까.
아마 우리 인류의 조상은 영장류일 것이며, 그들과 말로 인사를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가까스로 허그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전에 그들에게 털복숭이 손으로 싸다구를 맞을 지도 모른다 ㅠㅠ
그렇다면 2000만 년 전으로 간다면?
우리의 조상은 쥐를 닮아, 도저히 '인간적 관점에서의' 공통점이라고는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눈과 귀와 코가 있고, 폐호흡을 하며, 젖으로 아이를 먹이는 것은 같다.
분명 포유류로서의 공통점은 있는 것이다.
자, 시간을 더 거슬러 5000만 년 전으로 가 보자.
그러면 우리의 조상들은 파충류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처럼 체온이 일정하지 않다. 이 때의 조상님들은 알을 낳는다. 박혁거세가 태어난 것처럼.
우리 조상이 파충류라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그러나 그들도 분명히 다세포 동물이고, 척추 동물로서, 우리 인간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자, 이런 이야기들이 의심스러운가?
인간이 어느 순간에는 파충류였고, 어느 순간에는 어류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 한다.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시작하여,
저 단세포 생물에 이르기까지, 인간 진화의 역사를 더듬어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인간과 다른 생명체와의 연결 고리를,
압도적인 증거를 통해 재확인시켜 준다.
이 책은 풍부한 볼륨의 사진과 구체적 증거들을 담고 있다.
따라서 한 챕터 한 챕터를 읽어나가면서,
이 우주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장엄한 사실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지구 위에 번성한 인간이라는 종이,
수많은 진화적 시행착오를 통하여 살아남은 '진화의 걸작'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며, 전율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