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팀잇을 하지 않았는가
안녕하세요.
스팀잇에 첫 글, 자기소개 포스팅을 쓴 지 3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두 번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기억하실지는 모르겠네요.
("저는 앞날이 불투명한 사진가입니다." - https://steemit.com/kr/@daramzi/5kjavi)
자기소개에 이어 스팀잇에 글과 사진을 꾸준히 연재하고 생각의 정리를 옮기려던 저의 야심찬 시도는, 솔직히 말하자면 망했습니다.
보다시피 3개월 동안 아무것도 쓰지 않았거든요.
첫 글을 쓰고, 예상치 못한 많은 반응 (댓글과 보팅) 을 보며 너무나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고뇌에 빠진 상태로 일주일, 이주일이 지나며 포스팅에 대한 의욕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한 발자국만 떼면 쉬운 일임에도, 부담없이 페이스북, 트위터에 글을 작성하듯 편하게 써도 뭐라 할 사람 없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글쓰기 버튼을 누르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죄책감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힘겨웠던 현실의 기억과 함께 한 동지들, 그리고 그 사진을 팔아 쉽게 돈을 벌었다는 죄책감. 또한 예술가로서의 자존심도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과연 이 돈- 스팀잇의 보상이 나의 예술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일까, 자립할 수 없는 미약한 예술가이기에,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플랫폼으로 눈을 돌린 게 아닐까, 어쩌면 나는 내가 지금껏 욕하고 비난해왔던 수많은 상업적 예술가들과 똑같은 모습이 아닐까 하는... 그런 자존심이 저를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고민해도 정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간만이 무기력하게 흘러갔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버렸습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스팀잇을 시작한 친구입니다. 제가 이곳에 무언가를 쓰기로 마음 먹게 한 친구이기도 하구요. 막역한 사이의 친구이기에 솔직한 얘기들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저는 위에 적은, 스팀잇에 대한 그리고 제 상황에 대한 고민을 그에게 털어놓았습니다.
당연하게도 그는 저를 놀렸습니다. 왜 글을 쓰지 않냐, 그러면 먹튀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농담 조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맞는 말이기에 변명하기 힘들었습니다. 예술가의 고민과 자세라는 게 객관적으로 보면 참으로 우스운 고민이기 때문이죠.
제 고민은, 사실은 쉽게 생각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과거의 나쁜 기억에서 헤어나와 현재진행형의 시간과, 기술과, 사람과 함께하면 자연스레 미래가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에요. 애초에 그러기 위해 스팀잇을 시작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지나간 과거의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현재는 다시 찍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정하고 수정해도 그 근본을 바꿀 수 없으니, 일단은 놓아주고 눈 앞의 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지난 6년 간 제가 작업해온 방식입니다.
눈 앞의 현실에 충실하는 것.
...
스팀잇을 열심히 하리라 다짐합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하나 이상의 글을 쓸 것 같습니다. 키보드에 준 힘도 좀 빼고, 계획했던 것과 부담없는 얘기까지 일단 적겠습니다.
//첫 포스팅에 보팅과 댓글을 달아주신 많은 분들을 포함해, 따뜻하게 맞아주신 kr커뮤니티에 감사를 드립니다.
너무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꼭 돈 때문이 아니더라도 스팀잇에 올림으로써 한 사람이라도 더 사진을 보게 되는 건 의미있는 일 아닐까요
맞는 말입니다. 어떤 사진이냐가 중요할 뿐이죠 이제는.
저는 사진에 관해서는 수전 손택의 입장을 지지합니다. 모든 것들은 조심스러워야하고, 어떠한 방식이든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명하고자 하는 욕구와 삶을 꾸려나가야하는 현실 앞에서, 추상적인 논의가 아니라 구체적인 삶 앞에서, 어떤 것이 정답이다라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면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해
감사합니다. 머릿속에 있는 이론적인/도덕적인 상황과 펼쳐진 현실과의 괴리가 항상 머리를 쥐어싸게 만들어요. 정답을 찾긴 힘들겠지만 그 과정이라도 계속 펴가보려 합니다.
다시 오셨나보군요^^ 반갑습니다.
와 얼마나 임팩트가 있으셨기에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을까요!!^^
앞으로 저두 기대해보겠습니다. 환영합니다!
차근히 나아가시죠.
혜성같이 등장하자마자 소식이 끊겨 궁금했었습니다 ㅎㅎ
비슷한 시기에 스팀잇을 시작했죠? 꾸준히 쓰고 계시네요. 멋집니다
안 그래도 궁금했답니다. 잘 돌아오셨어요. :)
사진이 워낙 좋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 다시금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의 '무엇을 할 것인가?' 가 와 닿네요. 포스팅 기다렸습니다. 반갑습니다!
첫 글을 이제서야 보게 되어 죄송스럽습니다. 환영합니다!
ㅎㅎㅎㅎ 일기처럼 하나둘 적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