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을 거닐며_인조vs소현세자,광해군의 리더십
미세먼지를 피해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싶어 남한산성을 찾았습니다.
답답한 도심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숲으로 트레킹이 가능한 남한산성은
2014년 유네스코에 지정이 된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도 해요.
하늘이 미세먼지로 가득찼음에도 불구하고
숲 속의 공기는
:)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공기도 상쾌하고, 너무나 멋진 곳이지만
이곳에서 펼쳐진 역사는 그리 아름답진 않아요.
2017년 개봉한 '남한산성'영화에서도 보셨다시피 참담한 역사입니다.
조선에 쳐들어온 청나라의 황제 홍타이지에게
인조는 말그대로 끌려나와 무릎을 꿇게 됩니다.
그 추운 엄동설한에 맨발로 끌려나가 남한산성에서 송파까지 걸어갔고
꽝꽝언 한강위에서 머리에 피가 날때까지 절을 했지요.
그런데, 임진왜란처럼 다른 전쟁,난(亂)과 달리
이 당시 청이 쳐들어온 정묘호란,병자호란은 '청탓'을 많이 하지않습니다.
예를들어 임진왜란때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XX놈! 은
어린이들부터 어른까지 다 욕는데,
호란을 일으킨 홍타이지를 XX놈!이라고는 잘 안하실거에요.
오히려 '무능한 인조' '이기적인 신하들'때문이라고 많이들 평가하시는것 같아요.
저 역시 그 생각에 동의를 합니다.
인조당시,그리고 그 전후 정치가 잘 되었어도
어쩌면 일제 식민지배를 받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조선의 백성들이 그렇게 참담하게 살다 나라가
패망하는걸 보지는 않았을꺼같다.
what if 가 참 많은 시기이거든요.
인조는 선조인 광해군을 내몰고 쿠테타로 왕위에 오릅니다.
당시 광해군은 망해가는 명나라에게 충성을 다하는 외교가 아닌
실리외교를 펼쳤습니다.
지난번 임진왜란때 명의 도움을 받은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쟁으로 조선은 이미 피폐해져있고 다시 재건하는데 집중해야한다.
반면 후금(청나라)은 점점 강국이 되어가고 있으니
조선은 후금과 명나라 사이에서 실리를 챙겨야한다.
무조건적으로 후금을 배척하는것은 안된다!
이런 입장으로 명분(명나라의 신하국으로서)보다는 실리,
백성의 목숨을 살리는데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명나라의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후금으로 군사들을 보내야 할때,
군사들이 헛되이 죽지 않도록 광해군은 후금에
'조선의 군사들이 00로 갈것이다. 자의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가는것이고
항복할것이다.'라는 정보를 후금에 미리 흘려버립니다.
이런 광해군의 외교정책에 성리학자 출신인 대부분의 신하들은
반발을 하게되고, 인조와 손을 잡고 쿠테타를 이르키게 됩니다.
이후 쿠테타를 도와준 신하들의 마음을 사기위해
인조는 친명배금(명나라와 친하게 지내고 후금을 배척하자) 정책을 펼치게 되죠.
당시 신하들도 후금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서양 문물을 받아드리고,여러나라와 외교를 잘 하며 후금은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조와 신하들은 대안도 없이 명분만 유지하려 합니다.
그 결과
병자호란
남한산성에서의 치욕적인 굴욕사건
이 속에서 백성들만 죽어나가게 되었죠.
남한산성에서 인조를 굴복시킨 청은 인질로 두 아들-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청으로 데려갑니다.
첫째아들인 소현세자는 청으로 끌려가면서 복수로 이를 갈았을까요?
내 인생은 이제 끝났고 모든걸 잃었구나라는 마음으로 자포자기 했을까요.
하지만 소현세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상황파악을 냉정하게 한 소현세자는
우왕좌왕하는 인조와 신하들과 달리 전쟁을 끝낼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청나라에서 소현세자는 뛰어난 리더쉽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심양으로 볼모로 가게되었는데, 심양관이라는 집 한채 그리고 땅한덩이.
그에게 주어진건 이게 다였습니다.
소현세자는 이 땅을 개간하여 농사를 짓습니다.
그것도 잘~
이 곡물을 수확하여 상거래로 부를 축적하게 됩니다.
그리고 청나라 노예시장에서 사고팔리는 조선 백성들을 사서
조선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청나라의 도르곤(다음왕으로 올라선 인물)의 신의를 얻습니다.
또 청나라가 오랑캐가 아니라 서구 문명에 관심을 갖고,
발전된 문물을 익히는 깨어있는 나라임을 알고
조선도 청나라처럼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였죠.
소현세자는 적개심,복수심에만 불타오르지 않고 볼모로 있는 8년간
비젼을 키웠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청나라 장수 용골대와 도르곤은 소현세자를
존경하였다고 합니다. 인질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도 백성을 생각하고,
조선을 위해 발달한 문물을 배우려는 태도를 보고
성군의 자질이 있다고 인정을 한 것일겁니다.
하지만 8년후 조선으로 귀국한 소현세자의 이런 비젼은
인조,많은 신하들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인조는 이렇게 말했을겁니다.
니가 사람이냐! 아버지가 당한 치욕을 잊었단 말이냐.
오랑캐하고 놀아나다니!!
소현세자는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말합니다.
저도 복수를 꿈꿉니다. 하지만 청나라는 이미 엄청나게 발전하였습니다.
조선도 문물을 받아들이고 배워서 먼저 부강해져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복수입니다.
진정한 복수가 무어란 말입니까?
너죽고 나죽자가 아닌 힘을 키워야 합니다.
이후...
소현세자는 독살을 당하게 됩니다.
(실록을 통해 독살이 유력하다고 전해집니다)
인조는 "내 아들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자 역모로 다스리겠다"라는 의사를 밝히며
청을 배우는자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라는 뜻이였죠.
실리를 외면하고 명분만 앞세운 인조와 신하들...
현실적인 대안은 내놓지 못한채 무능함을 여실히 보여준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역사를 보면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껴져요.
영화에서는 박해일이 인조역을 ... 얼마나무능해보이는지..
왕으로서 부국강병보다는 명분과 자신의 이익이 우선인 사람이지 않았을까요?
그것이 무능으로 나타난것 같아요...이번 선거로 유능하고 멋진 리더들이 많이 뽑혔으면 좋겠네용!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네 역사를 통해 배워서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출장 잘 다녀오세요.:)
역사를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네. 가슴아픈 역사도 잘 배워야 하는 이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