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4] 한국의 의회와 입법과정

in #kr7 years ago

 우리나라의 의회의 대표성, 그 중에서도 대표자와 피대표자 간 정치적 연계를 판단하는 여섯 가지 기준을 가져와서 판단을 한다면 우선 정당의 반응성의 측면을 봅니다. 유권자의 선호에 대해서 어느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가의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정당들의 반응성은 상당히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거기간에는 국민들의 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막상 투표가 끝나고 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국민소환제와 같은 제도가 없어서 그런 측면도 있다고 판단됩니다. 

두 번째로 정당의 안정성의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의 17-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변동성의 평균은 22.887365라고 한 논문에 제시되어 있는데 이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불안정성을 의미합니다. 이 말은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정당에 대한 잦은 지지 철회와 지지의 반복은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과 바람직한 정치적 연계의 형성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당이 책임정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어서 유권자들이 잦은 지지 철회와 지지를 반복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의회민주주의의 발달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정당과 유권자 간의 상호작용 측면입니다. 정당은 유권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유권자들이 원하는 점을 파악하고 의회에서 입법을 통해 그것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상호작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의원들은 국민이 원하는 바를 알 수도 없고 이는 의회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게 됩니다. 실제로 17대에서 18대 국회로 갈수록 유권자와의 접촉 빈도는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의회민주주의의 후퇴로 볼 수 있습니다. 

정당의 책임성의 측면에서는 정당이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여 정책수행이 잘 이루어졌는가의 측면을 평가합니다. 우리나라 선거기간에는 각 정당과 후보자들에게서 수많은 공약이 쏟아집니다. 하지만 선거 이후에 의회에서 통과된, 즉 지켜진 공약을 보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당선을 위해서 현실성 없이 공약(空約)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실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기 영합주의적(포퓰리즘) 정책공약이 무수하게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파악했을 때, 우리나라의 의회민주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의회의 역할인 국민이 필요로 하는 부분의 입법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서로의 당에 대해 배타적인 모습과 동일 정당 내에서도 분파 갈등이 이루어지며 의회 본연의 기능인 입법기능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청원 활동이 보장되어있는 것과 달리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도 않고 문서 청원이 이루어진 것에 대한 실질적인 추진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의회의 역할은 다양합니다. 행정부, 사법부와 상호 견제하는 역할도 하고 입법의 기능도 하고 아주 중요한 기능인 예산안 심의 기능도 합니다. 또한, 각종 고위 공무원에 대한 청문회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당장 생활에 필요로 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당장 필요로 하는 것에 가장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입법 기능입니다. 물론 다른 기능들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힘든데 다른 기능이 눈에 들어오기 힘듭니다. 우리나라 국회가 위에 언급된 모든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차치하고서라도 기본적인 입법 기능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탁상행정의 결과물로 보이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단통법)’과 같이 국민들의 법 감정에 반하는 결과물도 많이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국민들이 진짜로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법률들도 계류 중이거나 국회 내에서의 갈등 등을 이유로 폐기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서로 반대만을 위한 반대로 효율적인, 실용적인 의회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민의, 국회에 대한 불신만을 키우게 됩니다. 

의회를 구성하는 의원들 그리고 의원들이 모여 이룬 집단인 정당들은 국민과의 접촉을 늘리고 입법과정에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책임정치를 실현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의정활동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들 또한 의회를 감시하고 선거기간뿐만 아닌 일상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견제를 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회에서도 반성을 하고 자정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민소환제와 같은 제도가 시행이 되어야 국회의원도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참고문헌>

*박영환. 2016. “한국 의회민주주의의 대표성 평가: 정당의 대표 역할을 중심으로.” 『국제정치연구』 제19권 제1호, 245-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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