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세계 최고의 빈부격차가 있는 그 곳
DVD나 인터넷이 대중화 되기 이전인 1990년 대까지만 해도 동네마다 위치한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 비디오 테잎을 빌려 영화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당시는 홍콩 영화의 전성기이기도 했고 아무래도 문화적으로 헐리우드 영화보다는 동질감이 있어서 많은 수의 홍콩 영화를 섭렵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날은 홍콩 여배우 "구숙정"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모조리 찾아 봤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멀티 플렉스 극장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천명 이상이 같은 공간에서 에어콘도 없이 영화를 보곤했었습니다.
친한 친구를 따라 똑같은 스타워즈 에피소드를 5번씩이나 봤었는데, 감동의 눈물과 땀으로 범벅진 얼굴을 식히느라 모두들 부채질에 여념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이 불과 엊그제 같은데 저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구숙정의 도시, 홍콩에 여행을 오게 되었습니다.
사진의 이 곳은 첫날과 둘째날을 묵었던 홍콩 디즈니랜드 인근의 숙소입니다. 저희 가족은 시골에 살다보니 아무래도 바람 쐬러 멀리 여행을 가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아이가 둘이다 보니 거의 항상 소파 베드나 엑스트라 베드가 제 차지입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게 이름만 "베드"이지 그냥 돌덩이 위에 천떼기를 깔아놓은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 위에서 숙면을 취하고 나면 다음 날은 밤새 마동석에게 두드려 맞은 것 같은 전신 근육통을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더블 베드 2개를 제공해주는 이런 곳이 있으면 정말 반갑습니다. 생명을 늘려주는 기분입니다.
디즈니 랜드는 우리나라의 에버랜드와 비슷한데 오히려 좀 낙후된 느낌이 있습니다. 놀이기구는 아이들 취향으로 구성되어 있고 평일이라서 기다리는 시간은 5~10분 이내였습니다.
한편, 디즈니랜드 내의 식당에서 파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고약한 맛이 나는데 이는 에버랜드도 만만치 않은 것을 잘 알고들 계실 것입니다.
지난 번 싱가폴에서 우리 가족에서 큰 기쁨을 선사했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비교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싱가폴은 유니버셜 스튜디오 때문에라도 또 가게될 것 같습니다.
Kowloon 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첫번째 저녁식사를 London House라는 곳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자고로 영국 음식은 먹는게 아니라고 했는데 첫째 아이가 꼭 가보고 싶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덕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친한 영국인(잉글리쉬)에게 유명한 영국음식이 뭐가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영국에가면 중국 음식, 미국 음식, 인도 음식 등 매우 다양한 음식이 있다며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저는 립아이를 주문했습니다. 담백한 머쉬룸 소스가 곁들여져 나와서 좋았고, 특히 슬라이스 되어 제공되는 소금이 맛있었습니다.
이 동네 특산물처럼 보이는 용의 등딱지(Dragon's Back) 브랜드 맥주도 마셔봤습니다.
전체적이고 전반적인 느낌은 분위기도 음식도 보통의 프렌차이즈 수준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평가결과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 첫째아이는 "좋은 기억을 선사한 곳. 그러나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곳", 제 와이프의 표현을 빌리면, "고든 램지는 남 뭐라 하기 전에 자기부터 좀 잘했으면 좋겠다"와 같은 극찬들을 쏟아 냈습니다.
오늘 하루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가족들과 여러 곳을 돌아봤는데, 홍콩 섬(Hong Kong Island)에 위치한 118층 건물을 비롯한 높은 건물들과 70층이 넘는 아파트, 그리고 산 중턱에 뜬금없이 위치한 고급빌라들을 지나며 홍콩의 빈부격차에 대한 얘기를 투어 가이드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홍콩은 인구 730만, 일인당 GDP가 $44k에 이르는 경제 부국이지만 최저 시급은 2012년 이후 줄곧 4,780원(34.5 HKD)이며 대졸자의 평균 임급은 약 152만원(11k HKD)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생활물가가 너무나 비싸 자기 같은 평범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먹고 사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얘기를 합니다.
특히 주거비가 많이 드는데, 방 2개 아파트는 월세가 500만원, 방 4개 아파트는 월세가 1500만원 정도이므로 많은 경우는 정부에서 공급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그런데 또 이상한 것은 실업률이 대단히 낮으며 덕분에 구인난이 심하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이 어렵거나 힘든 일을 기피하는 관계로, 고소득 전문직은 주로 해외에서 수급하며 저소득 직종은 중국 본토인들로 수급한다고 합니다.
저의 주거래 은행인 HSBC의 본점도 이 곳에 있습니다. 사진은 그냥 동네에서 대충 보이는 HSBC 지점을 찍은 것이지 본점의 사진은 아닙니다.
HSBC 은행의 프리미어(premiere) 등급 고객은 해외에서 신용카드 결제시 0.1% 수준의 매우 낮은 수수료를 부담합니다. 보통 일정 이상의 자산과 연봉이 가입조건이므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경제가 발전된 국가에서만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요즘은 가상화폐와 연동된 다양한 결제 서비스가 나오고 있으며 점차 그 사용처도 늘어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런 서비스는 금융이 발달한 나라의 사람들보다는 금융 취약 국가 혹은 계층에게 더욱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기존의 비자나 마스터와 같은 카드사들을 경우하여 현금 대비 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은 그 의미가 퇴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거래소 전송하듯이 컨펌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은행이나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도 모바일 환경에서 NFC 등의 방법으로 쉽게 결제 가능한 서비스가 있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수수료 부담도 HSBC 프리미어 수준인 0.1% 정도면 대단한 경쟁력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여행 중 생존 신고 차원의 글로써 늦게나마 소식을 전합니다.
p.s. 지난 글에 추천드렸던 "Corporate Finance" 책은, 저의 경우 ROSS 9판으로 읽어 봤습니다. 이게 벌써 20년 전이라 아마 최근에는 더 좋은 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한글판도 있습니다.
p.s.2. 세상에 !!! 에이프릴의 신곡 파랑새가 엠넷 7위에 올랐습니다 !!!
청순 큐티 뾰송 느낌의 안무 영상도 새로 올라왔습니다. 우리 딸래미랑 연습해보려고 합니다.
@granturismo님 오랜만입니다. 기다렸습니다.
아직 휴가가 안끝나신걸로 아는데 휴가중에도 글을 쓰시다니요 ㅎㅎ
요즘 스티밋이 어뷰징논쟁으로 인해 시끌시끌하네요
@card1001님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맥주를 구할 수 없는 나라에 살다와서인지 오늘은 혼자 맥주 3캔째입니다. ^^
트렌딩에 관련 글이 많이 올라 있어서 저도 읽어봤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니 다양한 의견이 있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지요.
그런데, 서로 감정을 상하지 않는 선에서 협의가 이루어지는 성숙한 모습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가끔은 투자에 대한 것이 아닌 이런 글도 좋은 거 같습니다..
홍콩여행이 온 가족에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랍니다..
엠넷 7위는 기쁜 일이나 워낙 점유율이 안습이라~~~
내달 일본 데뷔를 하던데 선배인 카라와 같은 대박을
기원해봅니다...
여행중이셨군요~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왠지 글이 기다려진다는...^^
아이들 봄방학을 맞아 놀러 나왔습니다. 저는 어딜가나 맥주와 낮잠을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이어서 사실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는 않습니다. ^^
방2개 아파트가 월세 500만원이라니....
일개 회사원은 감당이 안되는 수준이네요.
홍콩 현지인께 물어보니 홍콩 부동산 가격은 실제 트랜잭션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호가만 높아진 것이라고 합니다. 홍콩 현지인들은 호주 캐나다 영국 같은 해외 부동산 취득에 더 관심이 있다면서...
아하,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우 몇일 있어봤지만 물가도 비싸고 시내도 복잡하고 해서 굳이 직업 문제가 아니라면 이 곳에 뿌리는 내리고 사는 것이 어떤 장점이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휴가중인데도 깨알같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추천해주신 도서 찾아봐야겠네요 ㅎ
에이프릴이 매주 방송에 나오더니 파랑새가
점점 순위권으로 올라가네요 ㅎ
소중한 휴가 이어가시길~
그란님! 포스팅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추천해주신 책도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유투버 팔로워 목록도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Data dash 등 그란님은 어떤 유투버를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휴가기간 즐거운 시간 되세요^^
홍콩의 원룸 가격이 10억이라는 기사를봤습니다. 정말 어마무시하네요.ㅎ
산지가 많다보니 접근성 좋은 주거지가 한정되어 있고 돈 많은 사람들이 많아서인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이런 곳에서 태어난 홍콩인들은 무슨 희망으로 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게요. 홍콩에서 태어난 흙수저의 미래는 너무 암울하네요.
휴가 잘 보내고 계시네요.
말 그대로 휴가는 쉬어야 하는데, 다행히도 아주 충실히 보내시는 듯합니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Dragon’s back이 인상적이며, 의미심장합니다. 맛은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