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사태를 실수와 도덕적 해이로 몰고가지 맙시다.

자꾸 실수라는데 생각해보면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음모론입니다.

프로그램, 게다가 돈을 만지는 금융회사 프로그램입니다. 은행 홈페이지를 생각해 보세요. 도데체 얼마나 많은 보안 관련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은행 홈페이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까? 비록 배당관련 프로그램은 거의 쓸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몇 백억 몇 천억을 다루는 증권사 프로그램인데 '원'을 '주'로 입력했다고 해서 단번에 실행 완료 된다고요? 없는 주식이 바로 입고 된다고요? 그랬다가는 해당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젝트 시작 단계에서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래머들 죽어났을 겁니다. 그런데도 그걸 그냥 뒀다고요? 말이 안되죠. 그래서 결론은?

'원래 그렇게 만들었다.' 애초에 없는 주식도 자기네들 마음대로 발행할 수 있도록 그렇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처음부터 나쁜 놈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16명이 들어온 주식을 바로 팔아치웠습니다. 도덕적 해이로 몰고 가고 있죠. 저도 얘네들이 양아치라고 생각했는데..만약에 얘네들이 나쁜 놈들이 아니라면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 늘 그래 왔던 겁니다. 회사에서 처음부터 없는 주식도 마음대로 발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놨으니 직원들도 그걸 알고 늘상 그런 식으로 없는 주식을 받아서 늘상 그런 식으로 매도를 해왔던 겁니다. 시장에 표시 안나게. 아! 이건 나쁜 놈들이네요. 둘, 프로그램 매매. 회사가 없는 주식 발행하면 몇몇 직원 차명으로 자동으로 매도 돌리도록 돼 있는 겁니다. 이유는? 저도 모르겠네요. 공매도와 비슷한 효과? 모르겠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게 공매도 문제입니까? 사실 저도 공매도는 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주식이 대차 주식수 상위권인데 짜증납니다. 그런데 이번 삼성증권 사건은 공매도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법 상 공매도를 칠려면 주식을 먼저 빌린 뒤에 매도를 쳐야 됩니다. 근데 삼성증권은 그냥 배당주 발행하고 그걸 그냥 현물시장에서 실제로 매도하는게 가능하다는걸 보여준 겁니다. 공매도가 말그대로 없는걸 판다는 뜻인데 삼성증권은 실물을 지들끼리 그냥 만들고 그냥 팔아버렸습니다. 유령주식이란 말도 맘에 안 듭니다. 왜 유령입니까? 실제 발행이 됐고 실제 시장에서 팔렸는데 ㅋㅋ 유령이 아니라 위조 내지는 사기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공매도가 문제!라는 인식이 좀 퍼지니까 대차 주식수 1, 2위를 다투는 저의 보유주는 조금 오르긴한데..장기적으로는 걱정입니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얼마나 대충 돌아가고 있는지 보여준 사건입니다. 삼성증권도 사실 실수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경제사범, 형사사건으로 처리돼야 맞다고 봅니다. 반 사기꾼 아닌가요? 없는 유가증권 있다고 지네 마음대로 발행한 뒤에 시장에서 개미들한테 그냥 팔아먹은 겁니다. 폭락하니까 손절친 개미도 있을거고요. 회사가 시스템으로 그걸 가능하게 해 놨습니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처벌 받으면 우리나라 주식시장 엉망! 이라는게 알려지니까 주식시장 자체가 타격을 받고 당연히 주가는 빠질 거에요. 그래도 그렇게 된다면 주식 시장이 올바르게 자리 잡을테고 저도 저점에서 좀 더 줍줍하고..하면 좋겠지만..문제는 그렇게 안될거라는거. 직원의 실수, 도덕적 해이로 몰고 가고 직원 몇 명 징계받고 대충 넘어가겠죠. 그러면 또 제 주식은 공매 쳐 맞고 빌빌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