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도...참.

in #kr3 years ago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우리가 이사 오고도 근 1년 가까이 옆집은 비어 있었다. 어쩌다보면 택배 상자가 현관 앞에 놓여 있기도 했지만, 사람이 들고 나거나 밤시간 불이 켜진 것을 못보았다. 그러다 한 두어달 전 사다리차에 이사짐이 올라오고, 빈상자가 현관앞에 쌓이기도 하는데 오며가며 마주치는 사람이 없어 의아했으나, 어느날 부터 분명 거주자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바로 우리가 현관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왈왈 짖으며 참견을 하는 강아지 때문이다.
우리도 저 예쁜 녀석과 13년 7개월 정도 함께 살았다. 꼬맹이 때부터 여러 곳을 함께 다녔고, 또 그만큼 집을 지키게 했던 일도 많은데, 우리가 집을 비우면 다른 누군가 함께 있어도 녀석은 늘상 현관앞에 납작 엎드려서 밖의 소리에 귀를 쫑긋거리고 있다고 했다. 아마 옆집의 강아지도 그러고 있겠지.
그런데 한 이틀 현관문이 열려도 녀석의 짖음이 들리지 않는다. 어디 주인과 함께 휴가라도 간건가? 이웃이라 해도 얼굴도 모르는데 그집 강아지의 안부가 궁금하니 내 오지랖도 참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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