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의 기술 이민/ 국제 결혼의 딜레마

in #kr7 years ago

며칠동안 스팀잇에 글을 올리지 못했다. 아니 안 올렸다.
주저리주저리 쓰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선뜻 내키지 않아 (혹은 아무도 찾아주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오늘 아침 강제적으로 일찍 일어난 탓에 낮잠이나 자야지 하고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는데 옆에서 코고는 소리가 점점 나의 뇌를 더욱 또렷히 하여 나를 다시 컴퓨터 앞에 앉게 하였다. (신랑에게 고맙다고 해야하나...)

나는 곧 브라질을 떠나 유럽을 거쳐 호주로 간다.
한국 브라질 국제커플인 우리는 각자의 모국을 떠나 결국 제3국행을 택했다. 내가 말 안 통하는 타국에서 겪는 느낌을 오롯이 신랑이 한국에서 느낄 텐데 나는 이것이 얼마나 이기적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친구 하나 없는 그곳에서 게다가 이방인들을 반겨 주는 사회가 아닌 단일민족 대한민국에서 평생을 사는 것은 그에게 가혹할 것이다. 아직은 한국이 국제커플에 개방적이거나 혹은 혼혈아에게 따뜻한 나라는 아니라는 생각은 결국 이민으로 결론 지어 졌다. (네이버 국제커플 판을 보면 하루하루 한숨이 나온다)

이번이 브라질에 오기만 4번째... 결혼 후 온 브라질은 처음 와서 느꼈던 그 생경했던 느낌보다는 이제는 내가 여기서 평생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국과 브라질을 비교하며 하루하루 나자신을 더욱 힘들게 했는지도 모른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현지에서 일을 구하려고 해보기도 하고 이 곳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매일매일 고민하기도 했지만 현실의 벽은 컸다.

아직은 우리가 젊고 2세도 없고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있다면 지금 해야 하는 시기라 생각해서 선택한 마지막 결정이지만 우리 둘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낯선 땅에서 맨몸으로 부딪혀야 하기에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이다.

국제결혼의 숙명은 겪어본 이들만 알 것이다. 나는 결혼을 결정하기 까지만 6년이 걸렸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좀 나아지겠거니 했더닌 첩첩산중이다. 더욱이 대책없이 결혼한 우리는 (내심 신랑에게 계획이 있겠지라고 바랬지만 정말 바램이었다...) 그래서 미래가 더 불투명했던 것도 있다.

내 가족, 내 친구, 나의 일, 나의 고국을 등지고 선택한 국제 결혼의 무게는 그 짐을 짊어진 사람이 아니면 다 알 수가 없기에 보통 내색을 잘 안한다. 가끔 주변인들이 "외국인이랑 결혼하면 좋겠다~ 시댁살이도 없고~" 라는 말에 그저 빙그레 웃고 만다.

그래도 이 사람이 내사람이다라고 결혼한 나의 결정에 후회는 없다. 클리쉐이지만 사랑은 가족보다 나라보다 우선하는 가치있는 감정이기에... 우리도 어서 뿌리를 내려 이 끝나지도 않을 지긋지긋한 짐풀고 짐싸기를 끝내고 우리만의 둥지를 찾기를 희망한다. 백화점의 가정용품 코너에서 예쁜 찻잔을 보면 주저없이 구매할 수 있을 그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p.s 스팀잇에 국제커플이나 호주로 기술이민(Mech Engineer) 가신 분 계시면 댓글 부탁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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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호주 이민 갈려고
용접기술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고
하던데 이젠 옛날 이야긴것 같고...
간호사가 대우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듯...그냥 생각이 나서 적어 봅니다
ㅅㅅ
기운 내시길...

감사해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려구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시카님. :-) 글을 읽으니 두 분 결정을 내리기까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어디 예쁜 찻잔뿐이겠습니까! 침대, 냉장고, 이따만큼 크고 엄청 무거운 거 사랑스러운 보금자리에 주저없이 들이실 거예요. 응원합니다!

그런 날이 저에게도 오겠죠?:) 응원 감사드립니다!

저는 15 년 전 쯤 캐나다에 독립 이민 (기술 이민) 으로 가족이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가지고 계신 기술+ 호주에서 1~2 년 추가 기술 교육을 받으시고 직장 일에 매진하게 되길 바랍니다. 경험하지 않은 음식점이나 세탁, 숙박 비즈니스 등 등은 접근하게 되지 않기 또한 바라고 싶습니다. 물론 영어 회화 능력은 필수 중의 필수입니다. 건강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인 안정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당연하지만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댓글 드리겠습니다.

호주로의 이민이 힘들어지면 2차 대안으로 캐나다 알버타로 이민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추운걸 너무너무 싫어해서 ㅠㅠㅠ 신랑이 조선소엔지니어라 그 쪽으로 알아보고 있어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응원합니다~^^
@홍보해

꺄아아아~ 감사합니다 :)

@jessica0108님 안녕하세요. 겨울이 입니다. @floridasnail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존버앤캘리 이번편은 왠지 찡함..^^
https://steemit.com/kr/@mmcartoon-kr/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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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잘 지내고 있는지! 내가 너무 뜸했네 ;ㅁ; 글 올리면 나한테 슬쩍 댓글이라도 남겨주지 ;ㅁ; 나도 요즘 예전처럼 자주하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소식 들어서 좋았는데 말야.

백화점의 가정용품 코너에서 예쁜 찻잔을 보면 주저없이 구매할 수 있을 그 날을 기대하며

ㅠㅠ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것이오. 나에게도 오길 바라고 있지.. 한국 들어오면 무조건 연락해! 송도오면 맛난거 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