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에 관하여(2)

in #kr7 years ago

가치에 관하여(1) - https://steemit.com/kr/@junhoo/4xns1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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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높은 가치가 있다고 보편적으로 믿어지는 것들로부터 몇 가지 특징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금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장점을 살펴보자면.. 첫 번째로 녹는점이 낮아 분리, 가공이 쉽습니다. 그래서 휴대성이 좋습니다.

두 번째로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특징인데.. 매우 반짝반짝 광택이 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고대 시대 여러 문명에서 공통적으로 이것이 무언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상기한 두 이유로 세계적으로 가치 저장과 교환의 수단으로써 처음 금을 사용한 것입니다.
중국인들은 금을 유달리 좋아합니다. 전란과 왕조 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나던 역사를 겪으며 가치가 보편적이며 쉽게 가지고 피난갈 수 있었던 금을 본능적으로 찾는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 금은 반응성이 강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도 손상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내용인데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번째로 자연의 금은 채굴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공급량이 제한적입니다. 그러나 이 이유로 금만으로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어려웠고 고대 국가들은 금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는 은(银)이나 동(铜)과 같은 것들을 함께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의 역사는 금을 대체할 가치의 저장과 교환의 수단을 찾기 위한 인류의 투쟁이었습니다.

은(银)은 상당히 오랜 시대를 풍미한 가치 저장 수단입니다.

그리스 고대 국가 연합은 은광에서 은을 채굴해 병사들에게 군자금으로 지불하면서 군사력을 키워 당시 세계 최강이었던 페르시아 제국을 물리칠 수 있었으며 중세 ~ 근대 시대에는 중국의 수준 높은 도자기와 차, 인도의 향신료를 위해 막대한 양의 은이 동양으로 유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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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부가 모였던 인도의 마두라이)

중세시대 베네치아 상인이자 여행자인 마르코 폴로는 유럽의 부가 모두 이곳 인도의 마두라이라는 도시로 모인다고 동방견문록에 서술한 바 있습니다.

청나라가 '저급했던' 유럽의 물건들을 수입하지 않고 수출만 하여 유럽 내의 은이 바닥나기에 이르자 영국은 아편을 통해 은을 회수하고자 하였고 결국 아편전쟁이 발발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사의 변곡점에서 은(银)은 어마어마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현재 전세계 금의 총량의 가치는 은의 총량보다 400 ~ 500배 가량 높습니다. 그렇다면 왜 시대를 풍미했던 은(银)은 가치가 이리도 떨어진 걸까요?

금은 처음으로 가치가 있다고 믿어진 금속물질이었습니다. 보편적으로 처음 가치가 부여된 오리지날 금속물질이기 때문에 같은 물성을 가진 다른 금속과의 가치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현대에는 지구상의 어떠한 물질의 총량이라도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은의 총 매장량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나 그 양이 상당해 채굴하는 비용에 비해 채산성이 나오지 않아 경제적 평형을 맞추게 된 이유입니다.

유럽 국가들은 신대륙에서 중세 시대 최대 규모의 은광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은광 근방에는 수은광이 존재했었습니다. 은 역시도 반응성이 높지는 않지만 수은과의 반응에 의한 정제 방식의 개발로 채굴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됩니다. 신대륙에서 채굴된 은(银)은 유럽으로, 그 이후 동양으로..

이렇듯 기술의 발전에 의해 기존 가치가 파괴될 수 있는 것입니다. 현대 산업의 꽃인 석유의 경우 셰일 오일 추출기술이 상용화되며 오일 국제 시세가 단기간에 반 이상 폭락한 것이 불과 몇년 전입니다.

또한 현대에는 조폐 기술이 발달하여 종이 지폐가, 인터넷 기술로부터 인터넷 뱅킹이 출현하여 가치의 휴대성 측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국가들이 찍어내는 화폐는 어떤가요?
지금의 세상은 아무런 노력없이 장부상에 숫자만 입력만 하면 되는, 실체가 없는 돈들이 도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진짜 거품이 무엇인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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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 쪼가리가 된 화폐의 좋은 예)

박물관에 갈때면 전시된 화폐를 유심히 봅니다. 중국의 고대 국가인 주나라 시대부터 청나라 말까지 다양한 화폐를 보았습니다. 근대 이후로는 여러 국가 및 단체들이 채권을 찍어내었습니다.

결국 모든 화폐가 휴지 조각이 되어 박물관에 전시가 되는 수순인 것을 보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초 한국은행에서 인턴을 했었던 형이 아마 화폐에 대해 가장 잘 알고있을 한국은행 직원들이 쉬쉬하며 암호화폐 투자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합니다.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의 출현과 이것이 세계 경제의 도미넌스를 조금씩 잠식해가고 있는 유래 없는 광경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가치의 특징을 암호화폐에 적용해보면 답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