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소설> 삶, 신과 죽음에 관하여 [06] 고통의 낙원
"지금 그말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나는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그에게 다시 물었다.
"물론일세 자네는 어차피 죽었었다고 하지 않았나? 원래 한번이 어렵지 두번은 별로 어렵지 않다네 허허"
그가 나에게 권유한 것은 자살이었다.
"분명 나에게 죽음 이후가 아닌 죽음 전에 신을 만날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리고 목사라는 양반이 나와 같은 평범한 신자에게 자살이라니!! 이게 가당키도 한말인가?"
내가 이렇게 쏘아붙이자 그는 나에게 두손을 내밀며 흔들고는 이리 말했다.
"이보게나 친구 오해하지 말게 나는 자네에게 죽음을 권유하는게 아닐세 오히려 그와 반대지 자 한번 생각해보세. 자네는 이미 한번 죽었다고 그랬지"
"그랬지... 그런데 그게 어쨌단 말인가?"
"그럼 죽은 이후의 삶이 현재라는 건데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자네의 말이 사실일 경우일세 애초에 죽고나서 또 죽을 수 있나?"
죽고나서 또 죽는다... 그게 된다면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겠지.
죽음은 삶의 끝을 의미하는 거니깐...
"흠... 자네말도 일리가 있구만 하지만 어떻게 자살하라는 건가? 아니 애초에 자살이 지금 가능키나 한가?"
나의 물음은 2098년에 와서는 당연한 거였다.
인류는 어느덧 과거에 있던 다양한 범죄와 만성적 질환 태생적 한계 즉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어쩔수 없이 가지고 있던 거의 대부분의 한계를 극복했고 그러한 것들 중 인간의 자살이라는 것 또한 극복되게 되었다.
자살... 스스로 목숨을 끊다.
이건 과거 우리 인간에게 의외로 쉽게 접할수 있는 단어이자 골칫거리였다.
흔히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는 말이 존재한다.
과연 그것이 사실이었는지 2077년에 확인되게 되었다.
한 여인이 고층빌딩에서 몸을 내던졌고 그 누구도 대처하기 전에 떨어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2077년 그러니깐 말그대로 축제의 세상이나 마찬가지였던 그 세상 속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존재했던 자살이었다.
자살한 여인을 본 많은 이들이 경악하게 되었고 그 여인의 영혼이 어디로 가는지 영혼탐지기를 통해 이미지화 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영혼은 한참을 자신의 시체를 바라보더니 어디론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 이동을 추적해서 따라가 보자 한 임신한 여인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리고는 그 여인의 영혼이 그 임신한 여인의 배로 즉 태아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여졌다.
당시 그 영혼 탐지기로 탐지한 이미지는 전세계에서 모든 인간이 보고있었고 보지 못했던 인간들도 결국은 어떻게든 알거나 보게 되었다.
그렇게 자살의 비밀이 밝혀졌다.
누군가는 충격에 빠졌고 또 누군가는 고민에 빠졌다.
충격에 빠진 존재는 신을 믿는 존재였고 고민에 빠진 존재는 신을 믿지 않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날 자살은 사라졌다.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그날로부터 그 누구도 자살이라는 것을 하지 못하게 됬다.
그게 고의든 타의든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려우니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그날 수십명에서 수백명에 달하는 즉 전세계 인구의 1%중 1%정도의 매우 소수의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했다.
그 시도 방법은 매우 각양각색이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말 그대로 실패했기 때문이다.
칼로 목을 찌르려던 사람은 손에서 칼이 사라졌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던 사람은 옥상에서 지상으로 안전하게 내려왔다.
전세계에서 각양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 어이없는 상황에 사람들은 당황했다.
신이 있다.
그리고 그 신은 이제 우리에게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아직도 아무도 몰랐다.
단지 그들은 우리에게 개입했다.
바로 자살을 막는 식으로 말이다.
이와 동시에 범죄도 사라졌다.
범죄를 저지르려고 할 때마다 그들은 그 범죄를 위와 같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실패했다.
신의 개입을 확신한 것은 한 영혼 탐지기에 찍힌 남성의 자살시도를 확인하고 나서 부터였다.
남성이 자신의 집 옥상에서 뛰어내리자마자 탐지기에는 남성이 뛰어내리는 그곳에 포탈로 추정되는 것이 생겨났고 곧바로 지상으로 안착됬다.
그 후에도 정말 기상천외한 가지각색의 자살시도가 존재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결국 인류는 자살을 포기했다.
범죄 또한 마찬가지였다.
인간은 어떻게든 범죄를 저지르려 했다.
심지어 범죄의 신 같은 맛이간 신을 믿던 신도들 조차도 범죄를 저지르지 못했다.
즉 범죄의 신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은 것이다.
강도의 신 살인의 신 등 다양한 범죄의 신은 그러한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 자신들의 신도를 다 막아섰다.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 존재는 이도저도 못했고 결국 그냥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포기했다.
아니 포기하지 않았더라도 상관 없었다.
무려 신들이 직접 전담 마크를 해줄테니 말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거라고는 영원히 살던가 80세가 넘고 원하는 나이에 죽던가 둘중 하나였다.
이것은 2087년 그러니깐 신들이 우리에게 직접 나타난지 약 10년 가까이가 지나면서 알게된 사실이었다.
80세가 되면 누구나 죽을 권리가 생긴다.
단... 그것은 자연스러운 죽음이어야 했다.
나와 같이 원할 때 진심으로 원하고 예정했고 결정했으며, 필요에 의할때만 가능했다.
절대 타의나 다른요소에 의해서는 불가능했다.
그렇다 내가 자살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속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나는 자연스러운 죽음을 택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게 자연스러운 죽음일까?
이미 나는 죽음을 한번 경험했고 이제 내가 원하는 죽음은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 실험에 불가했다.
젠장... 무의식에 이미 박혀버렸다.
영혼이 나의 신이 인지했을 것이다.
"음...자네 글렀구만... 글러먹었어..."
그는 나에게 쯧쯧거리면서 통화를 종료하려고 했다.
그러자 나는 황급히 말했다.
"타임머신!! 타임머신은 어딨지?"
그는 내 물음에 이번에는 정말 마치 무슨 길가다가 대뜸 머리를 밖고 엉덩이를 높이 추켜세우다가 방구를 뀐 여인을 처다보듯이 보았다... 그래 완전 이상하고 괴상하고 또라이 같은 미친놈 취급을 하는 것이다.
"자네 진짜 왜 그러는가? 응? 그건 자네도 안된다는 것을 알지 않은가 애초에 가능하다해도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네 그냥 포기하고 2077년을 기다려보게 어차피 하루전으로 가는 것뿐 아닌가?"
"남일이라고 그리 쉽게 말하다니!! 자네는 지금 내 상황이 안되봐서 그러네 나에겐 미래가 없단 말일세!! 죽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하고 이게 뭐란 말인가?"
말 그대로다 나에겐 미래가 없었다.
나에게 시간은 존재했지만 그 시간은 결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자꾸 뒤로만 갈뿐이다.
그렇다면 강제로라도 앞으로 가던가 뒤의 끝을 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난처하군 타임머신이라 그딴게 존재한다고 생각하나? 자네는 너무 소설과 영화를 많이 봤어 아무리 인류가 발전해도 시간은 절대적인 영역일세 크흠..."
그는 짐짓 어울리지도 않는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진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모든걸 알고 있으니 그냥 닥치고 알려주게 내가 타임머신을 직접 보았고 그 실험을 눈 앞에서 똑똑히 본 사람중 한명일세"
그렇다.
이 세상에는 무려 타임머신도 존재했다.
정말이지 인류는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영역을 초월한 것인가?
"크흠 뭐 이미 알고 있다면 뭐라 할 말이 없지만 그러면 말이 더 쉬워지겠군 어차피 아무 소용이 없다는건 자네가 더욱 잘 알지 않는가?"
그렇다.
타임머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초월하는 기계는 만들어 졌다.
하지만 인류는 결코 시간의 절대적 속성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타임머신은 자신이 살아왔던 시간대와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대 사이에서만 작동했다.
심지어 그 시간대에 가서 과거를 바꾸고 돌아오든 미래를 건들고 돌아오더라도 현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왜냐면 과거와 미래가 바뀌는 순간 그 세계는 이 세계와 분리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 타임머신을 만든 존재들은 무려 유일신 하나님이라는 신을 믿는 신도들 이었다.
그들은 과거로 돌아가 선악과를 따기 전에가서 선악과를 따지 못하게 하려 했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실패했다.
물론 이들이 아무런 미련없이 이 타임머신을 포기한건 아니었다.
몇번의 실험에도 전부 똑같은 결과만 나오자 이번에는 아예 타임머신으로 자신의 과거로간 존재가 그 시간대의 존재에게 타임머신을 설명하고 작동시켜서 이 임무를 완수시키려 했다.
즉 인간이 약 80년 지금이야 무한이지만 과거를 기준으로 40~100년 사이를 살았던 과거의 인간에게 그것도 다른 세계가 될게 뻔한 존재들에게 이 의무를 맡긴 것이다.
타임머신을 만들어서 과거로 가고 그 과거에 존재하는 인간에게 또 타임머신을 만들게하고 즉 그러한 행위의 반복을 통해 언젠가는 자신들의 숙원을 이루리라 생각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세상에서 둘도 없는 바보와 이교도 취급을 받고 있는 행위었지만 당시만해도 엄청난 인기와 열의가 존재했다.
어느정도였냐면 2084년부터 2088년까지 약 4년동안 교황청에 타임머신을 대놓고 설치해 놓고는 이 영광스러운 일을 할 존재를 모집하고 나섰었다.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들것이다.
이건 자살이 아닌가?
아니다.
왜냐면 그들은 과거로 가도 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초에 그들은 2077년 이하의 년도로 가지도 못했다.
단지 2077년 신들이 오기 바로 직전에 도착해서 아무나 타임머신을 만드는 방법 및 이론과 같은 설명서와 같이 대충 태운뒤 바로 2076년으로 보내버리는 식으로 이 일을 진행 시켰다.
즉 그들은 그렇게 2077년 신의 존재를 결국 맞딱뜨리고 다시 이 세계에 존속되었다.
후... 솔직히 현재는 이 세상은 상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그저 상식이 있는 척 사는 것이다.
생각해봐라 마음만 먹으면 안죽는다.
질병도 없다.
죽음의 위험도 없다.
그렇다고 정신적 고통도 없다.
범죄도 없다.
또한 마지막으로 신이 실재한다.
즉 지상낙원인 것이다.
80살만 먹으면 원할때 언제든지 죽을 수 있으며 죽음 이후 또한 어떻게 될지 알게 된다.
그러니 이 세상은 저런 사이비 교주였던 놈이 목사라고 설치고 다닐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이 끔찍하고도 망할 세상과 동시에 나의 상황을 떠올려보고는 담배를 피우고 싶어졌다.
이상하다.
나는 정신적 고통을 받지 못할 터인데 왠지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 듯 싶었다.
후... 망할
잘 읽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