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밋수다] 블록체인으로 그리는 미디어의 미래 세미나 참관기
7월 3일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에서 주최한 "블록체인으로 그리는 미디어의 미래" 세미나가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있었습니다.
2부로 구성된 세미나에서 1부는 카카오 그라운드X의 이종건 이사님이 "그라운드X가 그리는 블록체인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해주셨고요, 관련 기사를 이미 블로터와 지디넷코리아에서 작성해주셨네요^^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80703170240&type=det&re=zdk
http://www.bloter.net/archives/314061
아, 그리고 스티미언이신 신농님께서 이미 참관기를 올리셔서 그 글도 함께 링크합니다^^ (https://steemit.com/kr/@xinnong/44vvdg)
1부에서 발표를 맡아주신 이종건 이사님 발표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카카오 그라운드X는 플랫폼를 혁신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다. 가능한 모든 산업분야에 블록체인을 입히는 것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은 UI/UX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정도가 되겠네요.
이미 기사에도 나와 있듯이 지금 블록체인으로 구상하는 서비스는 특정분야에 지극히 제한적인데, 이는 상상력의 빈곤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지금은 초기 단계라 구상하는 서비스가 애플리케이션이 별것없다는 거죠. 그래서 블록체인을 입힐 수 있는 모든 서비스 분야로 확장시킬 때 상상력의 빈곤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려면, 완전한 탈중앙화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당장은 컨소시엄 혹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일정정도 중앙화된 블록체인이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그보다 블록체인은 조악한 UI/UX의 문제를 개선하는 게 더 우선적인 과제라고 보기도 하고요.
그 외에도 토큰 경제의 본질적 측면, 과연 보상을 금전적으로 해야만 하는가? 와 같은 본질적 가치에 대한 질문의 필요성도 얘기했습니다.
사실 토론자들의 토론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만, 제가 중간중간 업무상 할 일 때문에 토론 내용은 놓친 게 많아 포스팅하기 좀 어렵네요 ㅠㅠ 1부의 토론자만 간단히 소개해드리면, 고란기자님, 이대승 대표님, 이희용 대표님, 그리고 조영신 연구원님 등 블록체인의 고수들이 총출동하셨습니다 ^^
이어진 2부의 주제는 "블록체인 미디어의 사회문화적 의미와 수용자 권익"이었습니다.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께서 "블록체인의 사회성과 기술통치"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해주셨습니다.
강정수 대표님은 미디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그리고 강연자로 업계와 학계를 넘나들며 엄청난 활동력을 보여주고 계신 분이죠. 강정수 대표님의 발표는 언제 들어도 명쾌하고, 또 통찰력이 넘치십니다.
이번 발표에서는 지금까지의 발표와는 다소 다른 성격의 발표를 해주셨습니다. 강정수 대표님은 독일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신 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독일 특유의 철학적 사상적 깊이가 발표 곳곳에 묻어나기도 하죠. ^^
이번에 강정수 대표님이 도발적으로 제시한 키워드는 "거래비용"이었습니다. 제도학파의 전통적 거래비용에서 출발해서 블록체인이 거래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거래비용을 발생시킨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거래비용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기술통치라는 관점에서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2부에서도 블록체인의 고수들이 다 모였습니다 ㅎㅎ
스팀 증인이신 조재우 증인님, 언론재단의 박대민 박사님, 카카오의 김대원 이사님, 그리고 유니오의 탁기영 대표님까지 진정한 고수들이 모두 모이셨죠~ 특히 조재우 증인님께서는 그제 아침에 발생한 스팀 노드 중단 사태 때문에 정신없는 가운데서도 토론에 참석해주셔서 훌륭한 토론해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조만간 따로 감사 인사를 드려야겠어요~)
여튼 2부 발표를 맡아주신 강정수 대표님의 발표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블록체인의 핵심 특징은 중재자를 대체하는 합의 체계이고, 이는 기존의 중개자가 맡았던 시장의 신뢰 형성및 유지와 관련된 거래비용을 대체하는 효과를 갖는다.
그런데 그 거래비용의 감소는 전통적으로 거래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분야에서는 확실히 효과적이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거래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가령, 금융, 의료, 서플라이체인 등에서는 효과적이지만, 다른 분야 특히 미디어 분야와 같이 거래비용 자체가 적게 발생하는 분야는 오히려 새로운 거래비용이 더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의 기술적 진보로 인한 새로운 거래비용과 전통적 중재자의 거래비용 (예를 들어 합의체계에서 발생하는 블록체인의 거래비용과 플랫폼 사업자의 중개 비용) 사이에는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한다.
새로운 기술로 인한 사회적 효용을 얻으려면 새로운 거래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 거래비용이 결코 작지 않다.
이 정도가 될 듯 싶네요. 즉, 블록체인으로 중재자 없는 직거래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정정도 거래비용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고, 그 거래비용은 수정이 불가능한 기술적 코드의 생성으로 연결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그게 정말 사회적으로 유익하냐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는 거죠.
비유하자면 블록체인 기술이 그리는 미래는 이상적인 직접 민주주의적 공동체이고, 그 체제는 분명 좋은 것이지만, 실제로 직접민주주의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매우 비효율적인 절차적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고, 그 합의는 지울 수도 해석의 여지도 없는 강제적 성격을 가질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여기에서 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폴리테이아가 떠올랐네요. 폴리테이아는 공동의 선을 추구하려는 자발적인 의지가 있는 시민을 전제로 하는데, 블록체인은 선의지를 거부하는 기술이잖아요. 그 선의를 대체하는 것이 기술적 합의이고요. 그렇게 본다면 강정수 대표님의 경고가 틀린 말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티밋도 작은 국가 혹은 공동체이고 이 공동체를 운영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실험적인 운영시스템이 있죠. 그런 실험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정수 대표님의 발표와 같은 우려에 대해 계속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는 제가 최근에 쓴 글이 있으니 기회가 되면 올리겠습니다~
KHY
굉장히 좋은 글이네요. 블록체인이 매력적인건 기술적인 요소뿐만아니라 그 안에 다른 사회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있다는 점 같아요. 여느 기술들이 안그러겠냐만 블록체인은 기술 그 자체에 사회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디자인해야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할까요.
대학교에서 미디어관련 수업을 흥미롭게 들은 적이 있는데 이런 세미나가 있다니 신기하네요. 트레이딩 말고도 이런쪽에 관심을 가져야하는데 접할 수 있는 정보가 얼마 없네요 ㅠ
UI를 개선해야한다는 것 매우 공감합니다. 현재 블록체인은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블록체인에 관한 세미나, 정보들 자주 올리면서 공유할게요~ 블록체인은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님의 생각에 저도 백퍼 공감합니다! ^^
저도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거에도 관심이 생기네요
감사~ 좋은 행사 있으면 계속 업댓하겠습니다~^^
블록체인 세미나에 가고 싶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되어 못갔는데ᆢ
김삿갓이 님의 생생한 전문기자 수준의 포스팅을 보고 공부 많이 하고 갑니다.
앞으로 열심히 님께서 올리는 글들을 열심히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련 행사들이 올해들어 제법 있습니다. 저도 꾸준히 올려보겠습니다 ^^
upvote for me please? https://steemit.com/news/@bible.com/2sysip
아앗 관련 자료 찾다가 이게 지난달에 있다는 걸 알았네요.
아쉽습니다